중국 여행기/하남성(河南省)(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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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장랑을 내려갑니다.
조금 일찍 서둘러 길을 나선 덕분에 여유롭게 산책하듯 3km를 걸어 아무도 걷지 않는 절벽장랑을 빠져나와 산 아래로 내려왔네요. 아침부터 비가 내렸지만, 절벽장랑을 걸었기에 비는 맞지 않았고 산 아래에 내려오니 잘 가라는 가랑비만 내립니다. 이제 장랑을 모두 빠져나왔습니다. 짙은 안개가 걷는데 방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신비한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어쩌죠? 궈량촌의 비밀도 알아버렸고 그들이 만든 절벽장랑이라는 길도 두 발로만 걸어 내려왔네요. 궈량촌은 佳人에 감추고 싶어 홍암 절벽을 운무로 덮어버렸을까요? 워낙 짙은 운무로 말미암아 멋진 절벽의 모습은 자세히 볼 수 없었지만, 피어오르는 운무를 직접 느낄 수 있어 그런 모습 또한 보기 좋았습니다. 여러분은 이른 아침 이런 안개 낀 날, 아무도 없는 산길에..
2012.06.02 -
지나간 일이 달빛에 물들면...
이렇게 궈량촌을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을 달리하면 절벽장랑 속을 걸어볼 수 있고 애상인가의 관경대에서 절벽의 장엄한 모습과 인간의 힘을 느낄 수 있답니다. 절벽 위의 궈량촌을 돌아 나오며 멋진 광경을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그냥 올라갈 때는 버스를 타고 올라갔다 내려올 때 걸었습니다. 절벽장랑도 흔히 그냥 올라갔다 내려가기 바빠 이 멋진 광경을 놓치는 분도 계실 겁니다. 여행이란 이렇게 천천히 여유롭게 속도를 늦추면 더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을 수 있습니다. 관경대에 서서 발아래를 내려다보면 누구나 현기증을 일으킬 수 있을 곳입니다. 그야말로 누가 일부러 90도 각도로 칼로 잘라버린 듯한 모습에 짜릿함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마도 처음 절벽장랑을 만들기 위해 밧줄을 타고 이런 절..
2012.06.01 -
우공이산은 절벽장랑입니다.
말로만 우공이산이라 떠들었던 우공 할배! 부끄러운 줄 아셔~ 여기 궈량촌 사람을 보고 무릎 꿇고 절벽만 바라보고 손들고 계셔~ 할배는 흙산이나 파려고 했지만, 여기 궈량촌 사람은 절벽에 바위를 뚫어 길을 낸 사람이에요. 그 창문의 모양도 만든 사람 마음대로입니다. 중국에는 조금 규모가 큰 정원에는 대부분의 회랑을 만들어 놓았고 그 회랑에서 밖을 내다보는 창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그 창문의 모양이 모두 달라 그 회랑을 걸으며 같은 모습의 정원을 바라보아도 창문이 생긴 모양에 따라 다른 느낌이 듭니다. 풍경이란 이렇게 같은 풍경이라도 창문의 모양에 따라 달라집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봅니다. 같은 세상을 자기만의 창을 통해 바라보기에 다툼이 생기나 봅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2012.05.31 -
절벽장랑을 걸어가니 사랑이 따라오네.
11월 2일 여행 23일째 오늘은 뤄양(落陽 : 낙양)으로 가려고 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개 짓는 소리, 닭 우는 소리에 잠을 깹니다. 아무리 절벽 위에 숨어있는 깡촌 마을이지만, 여기도 아침을 깨우는 소리는 우리 시골의 소리 그대로입니다. 우리 세대는 이런 소리를 들으면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라며 들었던 소리라 무척 친근합니다. 그런데 왜 개는 짖고 닭은 우나요? 중국은 개 울고 닭 짖는 소리라 하면 안 되나요? 비록 예정에는 없었던 곳이지만, 그러나 그 사내 덕분에 정말 희귀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나중에 다시 한번 찾아와 며칠 동안 부근의 풍광을 모두 즐기다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전혀 정보도 없이 오다 보니 이곳에 뭐가 좋은지 알지도 못하고 잠시 꿈꾸듯 보았습니다. 이 마을은 다시..
2012.05.30 -
천지에서 시작한 절벽장랑(絶璧長廊)
드디어 1971년 가을, 지금으로부터 얼마 되지 않은 41년 전 어느 가을날이었습니다. 그해 가을은 유난히 단풍이 곱게 물들었던 해였지요. 제일 먼저 마을 서기였던 선밍신(申明信)의 제의로 앞집에 사는 개똥이 뒷집의 덜수 등이 밧줄을 사용해 제일 먼저 절벽의 높이와 거리를 재며 공사내용을 그림으로 그려 관청의 전문가에게 터널 공사에 관한 자문을 구하게 됩니다. 드디어 우공이산의 대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궈량촌 사람들은 기계의 힘이 아니라 옛날부터 중국사람이 했던 순수 사람의 힘만으로 절벽에 굴을 뚫어 길을 내겠다는 말입니다. 마을 사람 모두가 하나가 되어 굴 뚫기에 너도나도 나서기 시작합니다. 집안의 부지깽이까지 말입니다. 덜순이, 덜숙이, 밍월이, 삼숙이까지 나섰을 겁니다. 덜순이는 그동안 산양을..
2012.05.29 -
궈량촌 돌 틈 사이에 숨어있는 이야기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관경대는 한꺼번에 15명 이상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문이 있는 곳입니다. 그 이유는 다리로 연결해 놓은 바깥 부분은 촛대 모양으로 따로 떨어진 절개 부분에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성화 봉송대처럼 생긴... 여기에 올라서면 건너편 절벽장랑을 아주 잘 볼 수 있습니다.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곳에다 관경대를 만들어 놓고 즐기는 민족인가 봅니다. 위험하게 생겼으면 아예 출입을 금지하던가 해야지 만들어 놓고 여러 사람 한꺼번에 올라가지 말라니... 오늘 우리와 함께 올라온 중국 단체 여행객이 아주 요란스럽게 마을을 휩쓸고 다닙니다. 어디 옆에서 한 번 바라볼까요? 절벽과 떨어진 크랙이 보이시죠? 중국이라는 나라는 가끔 지진이 발생하는 나라잖아요. 그런데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인가 모르겠네..
2012.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