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기/베이징(北京)(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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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원 징푸거(景福閣 : 경복각)는 달 구경하는 곳이라 합니다.
지혜해를 나와 동쪽 언덕을 따라 내려갑니다. 지혜해를 다녀왔으니 세상의 모든 지혜는 佳人의 손바닥 안에 있습니다. 세상을 안다는 일이 이렇게 쉽다니... 이번에 우리 부부는 해취원이라는 곳을 찾아갑니다. 그곳에는 원림 속의 또 하나의 원림이 있다고 하네요. 거대한 이화원 안에 그곳과는 다른 정원이 있다니 한번 찾아가 봐야 하지 않겠어요? 원림 속의 원림이라면 뭐가 달라도 다르지 않을까요? 숲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니 오른쪽으로 아까 돌아보았던 암투와 사치와 권력의 상징인 건물이 보이네요. 그곳에서 왼쪽 언덕에 건물 하나가 숲 속에 살짝 보입니다. 일단 올라가 봅니다. 이곳은 이화원에 바글거리던 그 많은 사람이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괴이하고도 신기한 일입니다. 위의 지도를 참고하시면, 오른쪽 아래에 많은..
2012.01.24 -
이화원에는 유리로 만든 패방이 있습니다.
불향각을 보고 다시 뒤로 올라갑니다. 이곳은 이화원에서 가장 높은 곳입니다. 그러기에 이곳에서 이화원을 내려다보는 풍광은 최고의 지점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그런데 불향각 뒤에는 유리로 만든 멋진 패방이 보입니다. 유리로 만든 패방은 처음 보는 모습입니다. 사실 유리라고 하지만, 도자기라고 봐야 하겠네요. 불향각 뒤로 올려다보면 바로 위에 중향계(衆香界)라는 패방이 보입니다. 패방 안에 중향계라는 글자가 남아 있습니다. 티베트 풍으로 만든 것이라 지금까지 보았던 패방과는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좌우지간 특이한 패방임은 틀림없네요. 이화원에서는 가장 높은 곳인 만수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목에 패방을 만들어 놓아 저 문이 활짝 열리며 들어간다는 의미는 아마도 해탈의 경지에 오르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불향각..
2012.01.21 -
불향각에 오릅니다.
삼국지와 서유기의 그림을 보느라 한참 동안 장랑에 머물렀습니다. 중국 최대의 원림이라 소홀함이 없게 만들었습니다. 시간을 내어 천천히 걸어 다니며 여기저기 들여다보면 무척 재미있을 곳입니다. 이곳은 무조건 천천히 즐기며 걸어보아야 할 곳이라 생각됩니다. 이제 가파른 계단을 올라 포샹거(佛香閣 : 불향각)에 도착합니다. 복도를 겸한 계단이 아주 멋지게 만들어졌네요. 지붕에는 여러 동물과 화초로 가득합니다. 황실 정원이라 역시 잘 만들었습니다. 제법 계단이 많습니다. 천천히 풍광을 즐기며 올라가 봅니다. 여행도 이렇게 천천히 즐기며 걸어야 하는 곳이 가끔 있습니다. 바로 이곳이 그런 곳이라 생각되네요. 불향각 아래서 위를 올려다보고 찍으니 영 멀리서 보았던 그곳이 아닌 듯합니다. 그냥 여느 전각과 큰 차이를..
2012.01.20 -
이화원 장랑에는 삼국지와 서유기가 있습니다.
장랑이 길어 오늘도 잠시 더 보고 가렵니다. 장랑을 걷다 보면 회랑 천장 양쪽으로 많은 그림이 있습니다. 그러나 佳人은 무식하기에 그게 무슨 그림인지 알지 못합니다. 삼국지에 나오는 내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른쪽에 세 명은 관우, 장비와 유비가 아닌가요? 아마도 삼고초려하기 위해 공명의 초가를 찾아가는 장면으로 보입니다. 아~ 이것은 알겠어요. 도원 작당이 아니고 도원결의하는 모습인 듯합니다. 이로써 삼국지라는 소설이 제대로 시작되는 계기가 되었지요. 이 장면은 여포와 초선이 동탁 몰래 만나는 장면이 아닌가요? 여포가 초선에게 "오빠 믿지?"라고 하고 초선은 "저는 당신의 여자예요 하루빨리 동탁으로부터 저를 구해주세요. 당신 여포는 세상의 영웅이라고 하는 사내 중의 사내가 아니었나요?"라고 연환지계를..
2012.01.19 -
이화원의 창랑(長廊 : 장랑)과 더허위안(德和園 : 덕화원)
더허위안(德和園 : 덕화원)이라는 건물은 건륭제 때 지은 건물로 천하의 풍류객인 건륭제는 이곳에 신하를 모아놓고 연회를 베풀곤 했다 하네요. 그 후 광서제 때 다시 새롭게 지었답니다. 후에는 주로 서태후가 좋아했던 경극을 위한 공연장으로 사용되었다 합니다. 맨날 먹고 입고 사치만 한 지 알았는데 문화예술에 이런 감각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 덕화원은 내부수리 관계로 문이 잠겼습니다. 21m 높이의 3층 규모의 대희루는 경극 공연이 열렸던 곳이고 건너편에 있는 이락전에서 서태후는 경극을 즐겼다 하네요. 이런 이유로 중국의 경극이라는 예술활동이 서태후 시절에 만개했다 하네요. 중국의 경극이 사랑받는 이유가 서태후도 한몫 크게 한 셈이겠지요? 무대 시설이 당시로는 중국에서 가장 ..
2012.01.18 -
이화원의 러서우탕(樂壽堂 : 낙수당)과 스웨이무쯔진(水木自親 : 수목자친)
의운관(宜芸館) 정전은 광서제의 황후 침궁입니다. 황후는 서태후인 자희 태후와 같은 성이 엽혁나랍씨로 자희의 질녀입니다. 광서 15년 황제의 부인이 된다는 꿈을 안고 오문의 가운데 문으로 당당하게 들어와 그날 황후로 책립 되었지만. 그녀의 삶은 이곳에서 창살 없는 감옥과 같은 생활을 하지 않았을까요? 1908년 하루 사이로 서방인 광서와 서태후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저세상으로 갔습니다. 비록 서방을 마음에 묻었지만, 서태후는 땅에 묻어버렸을 겁니다. 그녀는 그날로 다음 황제인 부의가 황상의 자리에 오르자 황태후가 되며 세상의 뒤안길로 조용히 물러나게 됩니다. 비록 뒤로 물러났지만, 그녀는 제대로 숨도 쉬며 진정한 자유를 얻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의 삶이란 이렇게 어느 누가 죽어야 제대로 살아가는 ..
2012.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