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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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릉이었던 이창으로 갑니다.
옛날 관우가 청룡언월도를 사정없이 휘두르던 시절에 이릉(夷陵)이라 불리던 이창(宜昌)은 지금까지 생각대로 살아왔던 유비에게는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치욕적이고 부끄러운 동네일 겁니다. 물론 주유에게도 죽음의 사신이 덮친 곳으로 그리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곳일 겁니다. 이곳의 터가 그런 곳일까요? 2박 3일의 지루했던 장강 유람을 여기 이릉이라는 곳에서 끝을 냅니다. 우리가 탔던 배는 여객선으로 이곳으로 오는 도중 여러 도시를 들리며 승객을 내리고 태웠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여기가 나쁜 기억만 있는 곳은 아니지요. 그렇습니다. 육손... 젊은 서생이라는 육손에는 그야말로 장래가 보장된 약속의 땅이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화려했던 전성기를 이곳에서 맛본 사람일 겁니다. 손안에 든 것이 반드시 내 것이라 할 ..
2014.06.13 -
적벽대전, 100만 대군 동원이 과연 가능한가?
어제 이어 오늘도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계산기부터 두드려가며 시작합니다. 원래 옛날 사람의 식사는 주로 밥으로 해결했으니 아무래도 머슴 밥처럼 밥그릇도 크고 수북이 담았을 것이고 지금이야 다양한 먹거리로 예전처럼 쌀의 소비가 많지 않았지만, 옛날에는 정말 밥을 많이 먹었다 합니다. 그래서 계산기로 두드려 보겠습니다. 왜? 장강이라는 강 위에서 배를 타고 이동하며 지금 보이는 풍경도 자꾸 보니 지겹잖아요. 그래서 이런 놀이를 해보렵니다. 날씨마저 운무로 맑지 못해 그 풍경 또한 온종일 변함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시간이 주어진다면 인류를 위해 무슨 일이 도움될 것인가 고민하시겠지만, 佳人은 태생적으로 그런 일에 둔감할 뿐 아니라 불행하게도 그런 일은 생각해 내지도 못합니다. 하루 1kg이 정량으로 계..
2014.06.11 -
장강은 오늘도 흐릅니다.
2012년 11월 23일 여행 36일째 아침에 눈을 뜨니 배는 여태 장강을 따라 흘러내려 갑니다. 이제 오늘 우리는 이창에 도착할 겁니다. 투어를 하지 않으면 장강 유람은 그리 유쾌하지 못하고 지루합니다. 더군다나 날씨 또한 운무로 맑지 못해 풍경도 꽝입니다. 오늘 도착할 이창이라는 도시는 삼국지가 막바지로 치닫던 시기에는 이릉이라고 불렀고 유비가 관우의 복수를 하겠다고 촉한의 대군을 이끌고 이곳까지 내려왔다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패배를 하며 유비마저도 이릉전투의 후유증을 이기지 못하고 장강이 굽어 보이는 백제성에 머물다 죽었던 전투가 벌어진 곳입니다. 유비에게는 천추의 한을 남기 곳이 이릉일 겁니다. 최고의 복수는 용서라 했습니다. 용서만큼 강력한 응징은 없습니다. 그러나 유비는 이에는 이 눈에는 ..
2014.06.09 -
팔진도 그 해괴한 이야기
적벽대전에서의 승리로 손권의 오나라는 강남 대부분을 차지했고 유비는 이제 삼국지라는 나라의 한 축을 당당하게 담당하고 머지 않아 반듯한 촉나라를 세우는 기틀을 닦게 되었다네요. 고생 끝... 행복 시작인가요?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조조는 적벽대전으로 말미암아 그 세력이 한풀 꺾이며 자중 모드로 들어갑니다. 그래도 국력으로 따져도 아직 맹주임이 틀림없습니다. 조조가 그냥 조조이겠어요? 그래도 조조만한 사람 흔치 않습니다. 아~ 누가 이기고 또 누가 졌더란 말입니까? 모두가 승자고 모두가 패자가 아니겠습니까? 전쟁이란 결국, 모두가 힘든 일이 아니겠어요? 그런데 왜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거죠? 결국, 죽어나는 일은 영웅놀이에 휘둘려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다치고 만신창이가 된 민초만 고달프잖아요. 지들은 지금까지..
2014.06.04 -
삼국지에서 본 고육계(苦肉計)
오늘은 삼국지에 나오는 고육계를 보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장면이지요. 물론, 중국에서는 손자나 많은 병법가가 이미 발표한 이야기를 삼국지에서는 특허료도 내지 않고 멋지게 도입해 사용하고 있지요. 고육계란 글자 그대로 자신의 몸을 희생하여 적의 신임을 얻어내는 계략을 말합니다. 여기에는 반드시 자신의 몸을 희생해 줄 의인이 있어야 합니다. 병법 삼십육계 중 서른 네번째에 속하는 계략이라고 합니다. 어느 날 주유는 진중회의를 열고 있었답니다. 이때 모든 군사와 장수들이 보는 아래 황개는 주유의 전술이 맞지 않다고 불신과 함께 욕설을 내뱉고 주유는 황개에게 하극상이라고 하며 곤장 100대를 치라합니다. 그것을 본 모든 장수는 두 사람 사이에 불화라고 생각하게 한 뒤, 황개가 조조에게 투항할 구실을 만듭니..
2014.06.02 -
조조가 망가져야 삼국지가 삽니다.
드디어 결전의 날, 고육계를 자초한 황개가 이끄는 동오의 선단이 안갯속에서 조용히 미끄러져 조조의 수채로 다가옵니다. 어두운 밤에 더군다나 뿌연 안개 때문에 조조는 앞에 나가 있는 정찰병에게 물어봅니다. 청룡기를 단 배가 보이느냐고요. 드디어 청룡기를 단 배가 제일 앞장서 들어온다는 연락이 도착하자 조조는 속으로 쾌재를 부릅니다. 절반의 성공... 사실 동오만 손에 넣으면 유비 정도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가 씨를 말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천하가 거의 손아귀에 잡히는 듯합니다. 찬하통일이 이제 막 눈앞에 어른거리며 손만 뻗으면 잡힐 것같습니다. 이제 황개가 주유군의 군량미와 군수물자를 모두 싣고 조조군에 귀순한다고 생각하는 순간입니다. 그러면 주유가 무너지고 주유가 무너..
2014.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