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2. 08:00ㆍ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오늘은 삼국지에 나오는 고육계를 보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장면이지요.
물론, 중국에서는 손자나 많은 병법가가 이미 발표한 이야기를 삼국지에서는
특허료도 내지 않고 멋지게 도입해 사용하고 있지요.
고육계란 글자 그대로 자신의 몸을 희생하여 적의 신임을 얻어내는 계략을 말합니다.
여기에는 반드시 자신의 몸을 희생해 줄 의인이 있어야 합니다.
병법 삼십육계 중 서른 네번째에 속하는 계략이라고 합니다.
어느 날 주유는 진중회의를 열고 있었답니다.
이때 모든 군사와 장수들이 보는 아래 황개는 주유의 전술이 맞지 않다고 불신과 함께
욕설을 내뱉고 주유는 황개에게 하극상이라고 하며 곤장 100대를 치라합니다.
그것을 본 모든 장수는 두 사람 사이에 불화라고 생각하게 한 뒤,
황개가 조조에게 투항할 구실을 만듭니다.
황개라 하면 이미 동오의 맹장으로 선대부터 동오를 모신 충신입니다.
이 고육계는 엉덩이 살이 터지고 실신에 이른 엄벌이었기에 황개가 조조군에 투항하는
결정적 타당성을 제공했고 결국, 조조까지 속게 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모습이 오뉴월 개 패듯 누런 개 황개를 패는 모습이지 싶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조조도 고육계라고 생각해 믿지 않았지만, 허위로 주유군에 귀순케 한
수하로부터 사실이라는 보고를 받았기에 믿지 않을 수 없게 되었지요.
이렇게 삼국지는 여러 복선을 깔아 머리 나쁜 佳人은 이해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고육계도 주유의 일방적인 계책이 아니라 먼저 조조 측에서
이용한 계책을 오히려 역이용한 것입니다.
조조는 먼저 채모를 반간계에 당해 참수한 적이 있잖아요.
이간계에 당했다고 생각한 조조는 그래서 채모의 조카 채화와 채중을 거짓으로 주유
진영에 투항한 것으로 꾸며 주유군 내부로부터 모든 작전을 염탐하는 일을 맡깁니다.
그러나 주유는 이 일을 미리 알고 오히려 황개를 이용한 고육계를 역이용하는 데 결정적인
성공 요인으로 만든 것이지요.
삼국지의 재미있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음모를 또 다른 음모로 만들어가는 일일 겁니다.
화공을 이용한 조조군 공격에 가까이 다가갈 방법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가 아니겠어요?
이런 일련의 이야기를 보면 마치 바보들의 행진을 보는 듯하지만, 그게 바로 재미지 싶습니다.
이렇게 가까이 갈 방법으로 황개의 고육계를 이용하게 되었지요.
바로 황개는 동오의 삼대를 모두 모신 충신이지만, 나이가 많은 장수로 군사를 책임진
어린 주유와 회의 내용에 불만을 품고 따지는 일로 시작해 하극상에 대한 처벌이 내려집니다.
짜고 치는 것이지만, 사실처럼...
이 일이 자연히 귀순한 채모의 조카 채중과 채화를 통해 조조 진영으로 즉각 알려지고
이어 황개의 참모인 감택은 황개의 투항의사를 적은 편지를 들고 조조를 만나게 됩니다.
내용은 황개가 군수물자를 총괄하는 장수라 식량과 무기를 싣고 투항하겠다는 겁니다.
조조 입장에서는 이 계획이 사실이라면, 적군은 오뉴월 삼베바지와도 같은
그런 허수아비같은 존재가 아니겠어요?
이렇게 음모에 음모가 연속되며 우리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삼국지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손권과 유비가 연합하여 삼국지에 나오는 장면 중 명장면이며 최고의 전투장면을
보여주는 적벽대전이 일어나기 바로 직전입니다.
두 세력을 연합이라 하기도 그렇고 아니라 우기기도 그렇습니다.
북쪽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조조는 이제 눈을 남쪽으로 돌립니다.
서서히 밀고 내려온다는 조조의 백만 대군...
말이 백만이지 실제는 백만 명을 전투에 투입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중국에서는 보통 10배 이상은 뻥을 치기에 그리 알고 가야 하지 않을까요?
원래 수군은 오나라를 겨룰 수 없는 일입니다.
조조는 기마병으로 벌판이나 산악에서는 누구와 겨루어도 지지 않지만,
수전은 해 본 적이 별로 없잖아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의 사진처럼 조조는 오나라의 수군을 이기기 위해
미리 현무지라는 호수를 만들고 그곳에 물을 채워 수군 훈련에 들어갑니다.
그래도 수군에서는 위나라는 사실 오의 상대가 아니지요.
오나라는 걷기만 하면 아이들까지 노를 저을 수 있고 심지어는 발로도 노를 젓기에
말만 타던 위나라는 수군끼리 전투한다면 백전백패는 불문가지입니다.
발로 노 젓는 모습 한번 보고 갈까요?
바로 위의 사진이 발로 노 젓는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저렇게 발로 노를 저으면 손은 당연히 자유로우니 활을 쏠 수 있고 칼도 휘두를 수 있잖아요.
화친하느냐 전쟁을 하느냐의 문제는 이미 끝난 이야기이기에 바로 전투로 넘어갑니다.
조조를 상대할 오나라의 총 대장은 바로 주유입니다.
아무리 수전의 왕자 마린보이라도 조조의 백만대군이라는 말에 쫄았지요.
얼마나 쫄았는지는 이미 우리가 주유의 병을 진단해 공황장애라는 병명을 내렸듯이...
이제 정상적으로 맞닥뜨린다면 승산은 보장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바로 고육계라는 기상천외한 아픈 방법을 생각해 낸 겁니다.
다시 이야기를 처음부터 정리해 봅니다.
주유의 진영에는 채중과 채화라는 형제장수가 있었습니다.
조조가 주유의 이간계라는 계략에 빠져 그들의 형이었던 채모를 참살한 후 크게
후회하고 두 사람을 달래서 오나라에 거짓 투항하게 한 밀정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그 내용을 모른다면 문제가 커지겠지만, 주유는 이미 그 정도의 계략은
알고 있기에 오히려 역이용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오나라 주유의 심복 중에 황개라는 장수가 있었습니다.
황개라고 하니 누런 개를 생각하시며 입맛 다시면 안 됩니다.
직접 사진으로 황개를 보여 드리면 오해가 풀리실 겁니다.
황개 나와라~ 얍!
바로 위의 사진이 황개입니다.
선대부터 오나라의 유명한 장수 집안이지요.
어느 날 주유의 심복인 황개가 주유에 화공을 건의합니다.
이런...
개나 소나 모두 화공을 주장하면 공명의 화공은 크게 신출귀몰한 방법은 아니지 싶습니다.
여기서 개나 소나의 개는 황개를 콕 찍어 이야기 하는 게 아니고 우리말의 일반적인 비유입니다.
사실 주유와 공명도 서로 글로 써서 동시에 보여주기로 했을 때도 불 맛을 보여준다는
화(火)였고 화공이란 이렇게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전술인데 조조가 화공에 당했다고요?
잔머리의 달인인 조조라 오히여 당했을수도 있다고요?
뭐... 조조가 좋다고 했습니다.
일어나지도 않았던 화공에 망가져 독자에게 재미를 줄 수 있다면
얼마든지 망가뜨리라 했으니까요.
주유는 미리 조조의 수채를 혼자 정탐하고 놀랐습니다.
그 수채는 마치 철옹성과도 같아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황으로 보였거든요.
정탐하기 전에는 땅개출신인 조조군이 수채를 만든다면 개판이라 생각하고 왔지만...
그 수채는 바로 형주 출신 수군 제독인 채모의 전법이었으니까요.
바로 위의 사진이 주유 혼자 몰래 찾아가 보면서 걱정스러운 표정을 그린 그림입니다.
주유가 이때 얼마나 충격 받았으면 정탐 후 돌아와 병을 핑계로 자리를 보존하고 누웠겠어요.
그게 꾀병처럼 보인 패닉 디스어더라는 거잖아요.
이제 천하가 다 아는 적벽대전의 오나라 전법은 화공임이 만천하에 밝혀졌는데
똑똑하다는 조조만 모르고 있다니...
작가는 조조를 너무 무식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이는 작가가 얼마나 조조의 숨은 안티 세력인지 우리에게 알려주는 일입니다.
그때 공명이 주유에게 건네 글을 보고 가렵니다.
"조조를 깨뜨리려면
마땅히 화공을 써야 하리
모든 걸 갖추었으되
다만 동풍이 없구나..."
이제 모두 화공만이 살길이라고 하면 조조가 눈치챌 게 아니겠어요?
화공이란 멀리서 공격하기 보다는 가까이 의심 없이 다가가 불시에
불을 질러야 성공확률이 높아지잖아요.
성공의 척도는 얼마나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그래서 주유는 조조에 거짓으로 항복할 심복이 필요했던 참입니다.
조조 수채에 다가갈 사람 말입니다.
문제는 이런 계책을 행동으로 직접 옮겨줄 사람이 필요한 겁니다.
살이 터지고 피가 솟구칠 일에 선뜻 나설 사람이 쉽지는 않지요.
고육계란 쉬운 계책이 절대로 아닙니다.
이때 황개가 선뜻 나섰답니다.
먼저 원했는지 아닌지는 사실 여부는 떠나겠습니다.
주유와 황개의 계책에 따라 연기에 돌입하고...
그러니 작전회의 도중 황개는 "백만대군의 조조와 전쟁을 한다는 일은
바위로 계란 치기가 아니고 계란으로 바위 치기나 다름없습니다.
장군은 자기의 이름 따위를 내세우려고 동오의 젊은이를
사지로 몰아넣으려는 행동은 즉각 중지하고...
이런 싸움을 하느니 차라리 항복하거나 화친을 해야 합...."
황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유의 호통이 떨어집니다.
어떻게 싸우느냐의 회의에 다시 원론으로 돌아가 항복하자는 미친놈이라는 말이지요.
즉시 황개는 밖으로 끌려나와 다짜고짜로 형틀에 묶이고
곧이어 그야말로 오뉴월 개 패듯 팹니다.
황개를 개 패듯 말입니다.
그때 맞은 숫자가 백 대라고 합니다.
바로 위의 사진입니다.
비 오는 날 맞았다면 옷이 말라 먼지가 났을 겁니다.
장송이 조조를 찾아와 건방 떨다 맞은 숫자도 백 대라 했나요?
황개는 개 패듯 패는 형리에게 욕을 하며 비명을 지르고 형리는 더 새개 때려
엉덩이 살이 허물어지고 몇 번이나 까무러쳤는지 모릅니다.
그날 밤 걸레보다 더 많이 헤진 황개의 엉덩이를 보고 그의 심복인 감택이 찾아와
걱정스러운 눈으로 물어봅니다.
황개는 사실을 감택에게 말하자 감택이 오히려 깜짝 놀랍니다.
심복마저 깜짝 속을 고육계를 쓴 것이지요.
황개는 오나라의 승리를 위해 이렇게 완벽하게 심복마저 속였습니다.
황개는 감택에게 투항서를 써서 조조 진영으로 보내고 동시에 거짓투항으로
주유 진영에 있던 채씨 형제의 밀서도 동시에 조조 진영으로 전해집니다.
밀사를 만난 조조는 처음에 바로 눈치를 챕니다.
"이게 바로 고육책이야~"
젠장 조조가 눈치채 버렸으면 황개만 개 패듯 팼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그러나 채씨 형제의 밀서와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한 결과 믿기 시작합니다.
작가가 물론 조조를 바보로 만드는 과정이지요.
아니면 조조가 너무 똑똑해 제 꾀에 넘어갔다고 봐야 하겠지요.
드디어 투항을 약속한 그날 밤,
황개는 투항 선단에 건초와 화약을 가득 싣고 조조의 대선단이 머물고 있는
수채를 향하여 빠른 속도로 전진해 들어갑니다.
이윽고 조조가 아차 하며 알아챈 때에는 이미 조조의 대선단 여기저기에서
황개가 끌고 온 배에서 붙은 불이 옮겨붙기 시작한 때였습니다.
황개가 끌고 온 투항선 앞에는 커다란 못이 여러 개 박혀있어 한번 부딪힌 배는
땔래야 뗄 수 없게 되어 함께 타버렸습니다.
이와 같은 시간에 주유의 전함이 밀어닥침으로 적벽에서는
100리 밖에서도 그 불빛이 보였다 합니다.
이렇게 황개의 고육계로 조조는 멍청한 사람으로 끝난 전투가 되고 맙니다.
내일은 해괴한 팔진도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고육계란 상대를 속이기 위한 계책입니다.
그러나 그에는 큰 희생이 따릅니다.
자기 몸을 희생하며 이런 고육계를 수행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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