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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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범 CCTV에 설치된 비상벨
깊은 밤이 지나고 여명이 밝아오는 아침입니다. 얼어붙은 호수가 겨울의 한복판에 있음을 알려줍니다. 새해도 밝아오고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아침 해가 막 떠오르려고 합니다. 요즈음 제가 사는 집 앞에 호숫가를 산책하며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 눈에 띄더군요. 오래전에 설치되었겠지만, 그동안 눈여겨보지 않아 모르고 다녔더군요. 그중 하나가 바로 주민의 안전을 지키는 방범 CCTV가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기둥 아래 손이 쉽게 닿는 위치에 비상벨이 설치되어 있더군요. 이는 아마도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누르라는 뜻으로 설치한 비상벨이지 싶습니다. 정말 주민의 안전을 생각하는 깊은 뜻이 있는 좋은 시설이 분명합니다. 우리나라가 세상의 많은 나라 중에서도 안전한 나라로 따지면, 분명 최상위에 있는 나..
2024.01.24 -
맛이 없으면 돈을 받지 않습니다.
어느 날 중국 음식점에 할아버지와 초등학교 3학년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왔다. 점심시간이 막 자나 간 뒤라 식당에서는 청년 하나가 신문을 뒤적이며 볶음밥을 먹고 있을 뿐이었다. 할아버지와 손자 아이는 자장면 두 그릇을 시켰다. 할아버지의 손은 험한 일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말 그대로 북두갈고리였다. 아이는 자장면을 맛있게 먹었다. 할아버지는 아이의 그릇에 자신의 몫을 덜어 옮겼다. 몇 젓가락 안 되는 자장면을 다 드신 할아버지는 입가에 자장을 묻혀가며 부지런히 먹는 손자를 대견하다는 듯이 바라보고 계셨다. 할아버지와 아이가 나누는 얘기가 들려왔다. 아이는 부모 없이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사는 모양이었다. 손자가 하도 자장면을 먹고 싶어 해서 모처럼 데리고 나온 길인 듯했다. 아이가 자장면을 반쯤 먹었을 때..
2024.01.17 -
원숭이를 아주 쉽게 잡는 방법
원숭이를 아주 쉽게 잡는 방법이 있다 하네요. 먼저 가죽으로 주머니를 만드는데 입구를 아주 좁게 만든답니다. 그러니까 원숭이의 손이 겨우 드나들 수 있게 말입니다. 그다음에 가죽 주머니 속에 원숭이가 좋아하는 과일을 넣어두는 겁니다. 그리고 그 가죽 주머니를 단단한 나뭇가지에 묶어 놓는다 하네요. 그러면 원숭이가 다가와 그 가죽 주머니 속을 들여다보고는 "이게 웬 떡이야~"하며 아주 즐거워하겠지요. 원숭이는 가죽 주머니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는 과일을 움켜쥐고 손을 빼려고 합니다. 그러나 과일을 움켜쥔 손으로는 가죽 주머니에서 손을 뺄 수 없습니다. 나뭇가지에 매어놓은 가죽 주머니... 그리고 그 주머니 속으로 손을 넣고는 꼼짝 못 하는 원숭이 가련한 원숭이는 움켜쥔 과일을 놓으면 쉽게 손이 빠진다는 것을..
2024.01.10 -
용의 해, 갑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4년은 갑진년 (甲辰年) 청룡(靑龍)의 해라고 합니다. 佳人의 세상 사는 이야기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에게 새해 인사 올립니다.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가내 두루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하시는 모든 일들이 비상하는 용의 기운을 받아 크게 번창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위의 사진은 중국 베이징 자금성 안에 있는 구룡벽의 모습입니다. 아홉 마리 용을 새겨 황제의 위엄을 보이기 위해 만든 것으로 세상에 만든 많은 용 중 최고라고 하는 용 조각 조벽입니다. 용의 발톱을 자세히 보면 황제를 상징한다는 다섯 개의 발가락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는 세상의 어느 용 조각도 발가락을 다섯 개는 만들 수 없답니다. 만약, 다섯 개의 발가락을 만들었다면 역모를 꿈꾼다고 대역죄로 다스린..
2024.01.01 -
이제 올 한해도 저물어 갑니다.
2023년은 계묘년(癸卯年)으로 흑묘(黑卯)라고 검은 토끼의 해였습니다. 이제 검은 토끼도 며칠 후면 물러갈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늘 이때 하는 말이 다사다난했던 한 해라고 하는데... 올해는 그나마 우리 모두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팬데믹이 그 위세가 꺾였던 해로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아직 끝난 것은 아니기에 며칠 전 코로나 백신 주사를 다시 맞기는 했습니다. 2024년은 갑진년 (甲辰年) 청룡(靑龍)의 해라고 합니다. 동양에서의 용이란 서양과는 달리 신비스럽고 힘찬 세상의 지배자로 생각하기에 새해에는 힘찬 기상으로 모두 비상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며칠 전 동지 한파로 佳人이 사는 집 주변의 호수가 위의 사진에 보듯이 호수 한가운데까지 모두 꽁꽁 얼어버렸습니다. 호수..
2023.12.29 -
아름다운 이야기 한 토막
그들은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내지 않고 44년을 같이 살았다. 44년간은 그야말로 순탄한 결혼생활이었단다. "우리 결혼하면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요?" 44년 전 청혼하는 그녀에게 즉시 그러자고 대답한 그. 그녀에게 생명의 환한 광채가 느껴졌단다. 그럴 수 있겠지. 그녀가 그레게 청혼했을 때가 겨우 18세였으니.... 새 순이 올라오는 듯한 기운이 그녀 주변에 넘쳤겠지... 함께 스키를 탄다. 활강보다는 크로스컨트리... 그들의 삶도 긴 거리를 달리는 크로스컨트리 스타일이다. 함께 이야기한다. 뭐든... 감추거나 숨기지 않고... 함께 산책을 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함께 식사를 한다. 매일매일... 함께 책을 본다. 잠들기 전 남편은 그녀에게 오딘의 "아이슬란드에서 온 편지"를 읽어 ..
2023.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