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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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백(河伯)의 장가 가는 날, 서문표 이야기 2
그러던 중 드디어 하백이 장가간다는 날이 왔다고 연락이 오고 서문표도 하수로 나갔습니다. 삼로를 비롯하여 관리, 장로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구경꾼만 해도 수천 명에 이르렀는데 예전에는 세상을 살며 구경거리가 별로 없었기에 이런 일이 생기면 도시락을 싸들고 이웃 마을에서도 구경 오기도 했겠죠? 만약 제갈공명이 이 장면을 보았다면 어찌했을까요? 또 만두를 만들어 대신 제사 지내라고 했을까요? 그러나 오늘 벌어질 일은 제사가 아니라 하백에게 여자를 시집보내는 일이니까 만두는 필요 없을 듯하고 하백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 닮은 만두는 아니었을 테니까요. 잠시 후 대장 무당이 여러 제자를 이끌고 거들먹거리며 나타납니다. 이 마을 현령인 서문표보다 더 많은 수하를 거느리고 더 화려하게 등장합니다. 서문표가..
2010.04.24 -
업현 고을에서 있었던 일, 서문표 이야기 1
위풍당당!!! 그러나 이곳에서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조조의 모습을 위무웅풍(魏武雄風)이라고 표현하는데 오늘 위의 사진 속의 조조는 정치가의 모습이 아니고 칼을 든 군사가로서의 모습입니다. 예전에 삼국지에 등장했던 지역을 직접 돌아본다고 배낭을 메고 다닐 때의 일이었습니다. 조조가 건안 5년(AD200년) 불리했던 원소와의 전투였던 관도대전을 극적인 승리로 이끌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건안 15년에 동작대를 처음 만들며 차례로 금호대와 빙정대라는 삼대를 만들었다는 업성에 들렀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세 개의 건축물이 바로 조조가 이곳 업성에 세웠다는 삼대입니다. 가운데 동작대를 중심으로 좌청룡 우백호를 거느리듯 빙정대와 금봉대가 보이네요. 업성은 옛날에도 업(邺)이라는 지명으로 불렀던 아주 오래된 마..
2010.04.22 -
소진 장의 합종연횡 이야기-2
그 무렵 소진은 이미 조나라 왕을 설득하여 합종을 약속받았습니다. 그러나 진나라에서 막후공작으로 합종 약속을 깨뜨리지 않을까 걱정을 하여 적당한 인물을 골라 진나라로 보내기로 했고 그는 친구인 장의에게 사람을 보내 다른 사람인 척 불러오게 합니다. 소진은 혹시 동문수학할 때 라이벌인 장의가 진나라에 붙어 자신이 펼친 합종의 맹세를 깰까 봐 겁이 났던 겁니다. 사자는 장의를 만나 "그대는 지난날 소진과 동문수학한 사이가 아니오? 지금 소진은 잘 나가는 킹카인데 어찌 그를 찾아가 앞날에 대하여 대화를 하지 않는단 말이오?" 그 말을 들은 장의는 조나라로 가서 소진에게 만나 달라고 청을 넣습니다. 소진은 일부러 하인에게 며칠 동안 오도가도 못하게 붙들어 놓으라고 합니다. 그리고 며칠 후 장의를 만난 소진은 그..
2010.04.21 -
소진 장의 합종연횡 이야기-1
예전에 삼국지 투어를 한다고 중국의 업성이라는 곳을 찾았다가 위의 사진에 보이는 귀곡자 고리라는 곳을 보게 되어 오늘 이야기는 그와 연관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업성이라는 곳은 전국시대에 활동했던 우리가 이야기하는 귀곡 선생이 태어난 곳이라고 하네요. 물론, 다른 곳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오지요. 그의 문하에는 소진과 장의는 물론, 손빈이나 방연같은 당대에 걸출한 인물이 있었다고 하네요.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소진, 장의 이야기는 진나라 통일의 기초가 되는 합종연횡에 관한 이야기로 진나라가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를 이루는 과정에 꼭 필요한 이야기라 잠시 만나봅니다. 세상을 살며 사람들은 혼자서만 독불장군으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생각과 처지가 같은 사람들은 함께 하기를 바라고 모이기 마련입니..
2010.04.19 -
말 더듬이 한비 - 2
한비가 쓴 세난 편을 보면 현실에서도 매우 적절한 사례들입니다. 그러나 다른 면을 본다면 너무 완벽하게만 결과를 얻으려고 생각이 깊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생각으로 세상을 살면서 사람을 대한다면 너무 피곤하고 힘이 들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자신의 소신도 펴지 못하고 눈치나 살피다 세월 다 지나가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많은 재산을 가진 부자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비가 내려 담장이 무너지자 아들이 말했습니다. "담을 고쳐 다시 쌓지 않으면 도둑을 맞을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웃집 사람도 똑같은 말은 했습니다. 밤이 되어 정말 도둑을 맞자 부자는 자기 아들은 의심하지 않았으나 이웃집 사람은 의심하게 됩니다. 같은 말을 해도 아들은 총명하고 앞일을 예단하는데 이웃은 도둑이 ..
2010.04.10 -
말 더듬이 한비 - 1
중국 전국시대 막바지에 한나라의 귀족 출신인 한비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말을 더듬어 유세에는 서툴렀지만, 저술에는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고 전해집니다. 사람마다 그렇지요? 정상인일지라도 글은 조리 있게 잘 쓰지만, 말은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요. 훗날 진나라의 진시황을 도와 천하를 통일한 이사라는 사람과 함께 순자를 섬겼는데 이사는 늘 자신이 한비보다 못하다고 스스로 인정을 했었지만, 그러나 성공적인 삶은 이사의 몫이었습니다. 어디 세상일이 능력대로 이루어집니까? 한비의 사상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불신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니 스승인 순자의 성악설에 기초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군주의 권력을 절대화하고 엄격한 법 집행을 통해 신하와 백성을 통제하는 것만이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기초라고 ..
2010.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