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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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 숙제 이야기
백이와 숙제는 역사로 기록되는 중국 최초의 국가라는 상나라 제후국 가운데 하나인 고죽국 군주의 아들들입니다. 족보가 반듯한 형제들이죠. 백이가 숙제에 대한 이야기는 충절을 의미한다고 어렸을 때 배웠으나 어찌 보면 융통성도 없는 답답하고 고지식한 벽창호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는 백이,숙제 두 아들 중 똘똘하다고 생각한 동생인 숙제를 후사로 삼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숙제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형 백이에게 그 자리를 양보하려고 하자 백이는 아버지의 뜻이라고 "아우 먼저 형님 먼저~" 놀이를 하며 사양하고 도망가 버립니다. 숙제 또한 형이 남긴 숙제를 팽개치고 도망을 가자 백성들은 가운데 아들로 군주로 세웁니다. 백이와 숙제는 당시 서쪽 제후국의 우두머리 격인 주나라의 서백창이 선정을 편다는 말을 듣고 ..
2009.12.28 -
여불위 열전 9 - 여불위의 최후
그러나 이런 비밀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드디어 밀고가 들어옵니다. 세상에 비밀은 하나도 없습니다. 만약, 비밀이 있다면 누구나 알지 못하기에 비밀이 아니죠. 어느 날 노애는 조정 대신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자신의 의견에 반하는 대신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을 하고 맙니다. 남자에게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장소가 술자리지만, 반대로 가장 치명적인 장소도 사실은 술자리입니다. 노애가 중대부 안설(顔泄)과 도박을 하다가 연전연패하여 벌주를 계속해서 마셔 고주망태가 되어 버렸고 술에 취해 내기를 계속하자고 조르는 노애의 청을 안설이 거절하자 분노한 노애가 안설의 멱살을 잡고 손바닥으로 뺨따귀를 올려 부쳤고 안설이 지지 않고 노애의 관 끈을 잡아당겨 끊어 버렸습니다. 노애가 길길이 날뛰며 두 눈을 부릅뜨고 안설을 책망..
2009.10.21 -
여불위 열전 8 - 노애(嫪毐)의 등장과 전성시대
진나라의 시황제 영정이 점차 장성해 감에 따라 그의 어머니인 태후의 음란함도 점점 그 도를 더해갔는데 고기도 먹어본 놈이 더 잘 먹는다고 어쩌겠습니까?사랑 없이는 살 수 없는 조희는 타고난 천성이기에 사실은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실정이겠지요. 여불위가 처음으로 사랑한 애첩이었는데 자초 이인이 칭얼거리며 넘겨달라고 해서 주었다가 자초는 책임도 다하지 못하고 36살의 한창나이로 세상을 등지고 이제 그녀 나이 겨우 30살에 과부로 만들어 버리고...머리에 태후라는 관을 씌우고 자유부인을 만들어 주었었는데 왜 세상은 용납하지 못하는 겁니까? 밤마다 허벅지를 꼬집으며 참고 지내는 세월도 하루 이틀이지요.밤이 긴 동지섣달 겨울에는 왜 그리도 온몸이 더 시려오는지 님들은 모르십니다.이미 산전수전 공중전에 야간전까지 ..
2009.10.19 -
여불위 열전 7 - 일자천금(一字千金)
조나라에서의 사건사고는 모두 끝나고 이제부터는 진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그 이듬해 기원전 251년 56년간이나 오래도록 왕위에 있었던 진나라 소양 왕이 고맙게도 죽고 드디어 안국군이 효문 왕이라고 하여 왕위에 오르게 됩니다. 만약 더 오래도록 선왕이 살았다면 여불위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을 겁니다. 안국군의 부인인 화양 부인은 당연히 왕후의 자리에 오르게 되지요. 진나라로 돌아온 자초는 화양 부인을 만나 "오마니! 제가 돌아왔습니다. 오매불망 오마니와 떨어져 고통과 절망과 슬픔의 나날을 보내다 이제야 오마니를 편히 모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식 된 도리로 오마니를 제가 모셔야 하는데 조나라에서의 제반 여건이...." 하는데? 자초 이인이 입은 옷이 바로 화양 부인의 고향인 초나라 복식입니다. 이 얼..
2009.10.15 -
여불위 열전 6 - 이화접목(移花接木)
어제 이야기는 자초 이인이 여불위의 애첩이었던 조희를 희롱하다 현장에서 딱 걸려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던 이야기까지 했지요? 정말 진나라 공자의 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지금까지 어두컴컴한 골방에서만 지냈던 자초가 아니겠어요? 그래도 꼴에 용의 국물이 조금 흐른 황금 혈통이라고 했는데... 모처럼 위의 사진 속에 보이는 위에량산에 뜬 달처럼 아름다운 조희를 본 순간 순간적으로 참지 못하고 그만 선을 넘고 말았습니다. 그런 자초가 산해진미에 향이 좋은 술까지 마련된 곳에서 천하의 미인 조희를 보는 순간 이성을 잃고 뻑 소리 나게 가버린 사건은 자초만 야단칠 일이 아니겠지요. 혈통만 좋으면 무엇하나요? 인간의 본성은 혈통과는 아무 관계가 없잖아요. 아무리 골방에 처박혀 지냈어도 그래도 피가 끓고 왕성한 욕..
2009.10.12 -
여불위 열전 5 - 조희와 자초의 운명적 만남
진나라 왕궁에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여불위는 자초 이인이 있는 한단으로 돌아옵니다. 여불위는 그동안 비즈니스 경과도 이야기하고 앞으로의 계획도 상의할 겸 자초를 자기 집으로 불러 거하게 연회를 열게 됩니다. 술자리가 무르익자 여불위는 주변의 무희나 연주자를 모두 물리고 그 자리에 자신의 애첩인 조희를 부릅니다. 그런데 두 사람의 사업에 관한 대화에 여불위는 왜 자기가 가장 아끼는 애첩을 불렀을까요? 두 사람의 만남이 바로 중국 역사상 최초의 통일국가가 탄생하는 계기가 됩니다. 그 자리에서 술을 마시다가 자초는 조희를 보고 한눈에 뻑! 소리 나게 반하고 맙니다. 조희라면 한단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미색과 재주를 겸비한 푸로 페셔널이 아닙니까? 그런데 하물며 촌닭보다 더 촌스러운 아마추어 자초 이인이..
2009.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