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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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열전 6 - 가을에 서리가 내리면 풀과 꽃이 스러지고
환관 조고가 지극정성으로 설득하자 호해도 이제 마음이 조금씩 움직입니다. 그렇게 조고가 반공갈에 애원하는 데 제까짓 게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목석이지요. 그러나 사실은 조고가 호해를 황제의 자리에 올리려고 이렇게 집요하게 설득하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호해의 교육을 맡아오며 호해의 성격을 알기에 얼굴마담으로 호해를 앞세워 자신의 영달을 누리기 위함이지요. "황제의 장례도 아직.... 그리고 승상의 동의도?" 네~ 그렇게 나와야지요. 이게 인간의 본심입니다. 사실은 호해도 먼저 나서서 조르고 싶었지만 내놓고 그럴 수는 없었지요. 원래 권력 앞에는 부모 자식도 없고 부부간도 없고 형제는 더군다나 쓸모없는 걸림돌이지요. 현재도 이 법칙은 계속되고 있지요. 바로 어떤 곳에도 호해가 정권을 잡고 형은 망명으로 목..
2010.05.28 -
이사 열전 5 - 기극비란 봉소서(枳 棘 非 鸞 鳳 所 捿)
시황제 35년 10월 드디어 진나라의 운명을 뒤바꿀 시간이 다가옵니다. 황제는 순행을 위하여 중국 동쪽 끝에 있는 회계를 돌아 바닷길로 북쪽 낭야에 도착합니다. 진시황은 늘 순행을 자주 다녔다 합니다. 이 땅이 모두 내 땅임을 확인하고 싶었을 것일까요? 시황제의 순행 모습을 상상한다면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그림의 모습이지 싶습니다. 땅부자가 자기 땅을 돌아보며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듯 시황제도 아마 그런 기분이었을까요? 평소 그는 지방 순행을 즐겨했던 이유가 직접 눈으로 봐야하는 성격이었나 봅니다. 무위지치(無爲之治)... 황제는 덕이 높아 가만히 있어도 천하가 저절로 다스려진다는 말을 이사가 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해 현장에서 옳고 그름을 밝혀 빠떼루와 상을 번갈아 주었나 ..
2010.05.20 -
이사 열전 4 - 병마갱은 갱유(坑儒)의 연장선?
사실 흉노니 동이니 하며 비하하는 것은 중원의 역사관이지 다른 사람에게는 모두 대등한 관계여야 합니다. 인간은 어느민족이나 생김새는 조금 다를지언정 36.5도의 같은 체온의 피가 흐릅니다. 지금까지 흉노니 뭐니하며 만리장성 너머에 살았던 민족을 비하하는 행위는 그런 중화사상에 쩔은 사람에게 교육받았고 식민사관만 신봉하는 사람에게 우리가 배운 역사의 잔재이기에 이제는 그런 생각은 개나 줘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화하이적(華夏夷狄)이라고 중원과 나머지 오랑캐라는 이분법을 이르는 말이지요. 편가르기와 다른만족을 비하하는 그런 표현을 중국은 평등을 외치고 공정을 외치며 아직도 떠들고 있지요. 우물안 개구리와 같은 삶에 빠져 언제까지 허덕이며 살아가렵니까? 담장이란 우선은 나를 보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2010.05.18 -
이사 열전 3 - 분서갱유
이제부터 이사는 그동안 마음 먹었던 생각을 하나씩 현실로 만들어 가는 큰 문으로 들어섭니다. 그동안 배우고 생각했던 일들을 말입니다. 이럴 경우 정말 신이 납니다. 세상이 모두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지니까요. 세상의 중심은 자신이고 모든 게 나로 인해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람은 자리가 이런 일을 할 수 있게 하지요.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승상의 자리가 말입니다. 그런데 꼴 같지도 않은 사람을 보면 자기가 그런 일을 한다고 착각하고 살지요. 진나라는 사실 전국칠웅 중 제일 서쪽에 있는 나라로 중원에서 볼 때 야만인이라고 생각했던 그런 나라였는데 우선 주나라 이후 오래도록 유지되었던 제후라는 제도를 없애고 중앙집권제를 도입합니다. 이제부터 지방에서 폼 잡지 말란 말입니다. 그냥 위의 지도처럼 그..
2010.05.15 -
이사 열전 2 - 화하일통(華夏一統)과 법가(法家)의 세상
당시 중국은 G7인 전국칠웅이라고 일곱 나라가 고만고만하게 서로 자웅을 겨루며 살았다지요? 원래 춘추전국시대의 중국 중원에는 일진이라는 군주국이 하나 있고 그 아래 제후국이라고 여러 나라가 군신의 예를 갖추고 살았던 시기랍니다. 그러나 분명 나라가 다르기에 서로의 간섭은 크게 하지 않는 편으로 자율적성이 보장되어 나라를 다스렸으나 일종의 조공처럼 군주국에 제후국에서 상납하기는 했다네요. 일종의 삥땅이라고 봐도 되겠어요? 동주가 사라지게 된 이유가 바로 군주국인 동주의 유왕이 포사가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자 괵석보의 제안에 따라 여산에서 봉화 놀이하다가 제후국에서 여러 차례 군사를 몰고 지원하러 왔다가 그 이유를 듣고 허탈해하며 돌아가기 수차례... 이렇게 자주 당하다 보면 이솝 우화에서 보듯이 "늑..
2010.05.13 -
이사 열전 1 - 태산불사토양 하해불택세류(泰山不辭土壤 河海不擇細流)
태산불사토양 하해불택세류(泰山不辭土壤 河海不擇細流) 태산은 한 줌의 흙도 사양치 않고 넓은 바다는 작은 물줄기도 모두 품는다는 의미지요. 정말로 멋진 말이죠? 모 항공이 중국 취항을 본격화할 때 광고 카피에 나왔던 말입니다. 그때 광고의 배경화면으로 위의 사진처럼 주전자 주둥이처럼 생겼다는 후커우(壺口:호구) 폭포가 나왔지요. 원래는 "泰山不辭土壤 故 能成其大(태산불사토양 고 능성기대) 河海不擇細流 故 能就其深(하해불택세류 고 능취기심)"으로 기록되어 있었다는데 이 말을 풀이하면 "태산은 작은 흙덩이를 사양하지 않아 거대함을 이루었고 하해는 가는 물줄기를 사양하지 않아 깊음을 이루었다"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이 말은 바로 오늘부터 이야기할 이사(李斯)가 한 말이라는군요? 이사는 광고료나 제대로 받았는지..
2010.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