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29)
-
트리어 원형극장(Trier Amphitheater)과 포도밭
해가 길게 그림자를 드리운 시각이 되었습니다. 언덕 위에 올라 바라보니 전원 속의 마을이 정겹게 보이네요. 지금 우리는 트리어 시외를 바라보며 언덕에 올라 포도밭 사이를 걷는 중입니다. 황제 목욕탕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니 로마의 상징과도 같은 원형 극장(Trier Amphitheater)이 보이는데 암피(Amphi)라는 말이 그리스어로 사방팔방이라는 의미니 원형이라고 생각되네요. 그러나 극장이라는 말은 우리가 생각하는 극장과는 조금은 차이가 느껴지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원형 극장보다는 오히려 원형 검투장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극장이라는 말은 우리는 공연장을 의미가 강한데 로마 원형 극장은 주로 검투장으로 많이 사용되었을 테니까요. 1세기 후반에 만든 것으로 수용 인원이 2만 명 정도의..
2021.04.26 -
뉘른베르크 사형집행인의 다리(Henker brücke)
어제 인권의 길을 걸어 나와 야콥 광장(Jakobsplatz)으로 왔습니다.이 광장은 제법 넓지만, 구시가지 중심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사람이 많지 않네요.뒤로 보이는 웅장한 돔을 자랑하는 엘리자베스 성당입니다. 가운데 광장을 두고 그 맞은편에는 높은 첨탑을 가진 성 야곱 복음교회가 있습니다.제2차 세계대전 중 크게 파괴되었으나 지금은 말끔히 복원한 모습입니다.까미노를 걸어 별이 빛나는 들판이라는 산티아고 콤포스텔라까지 선교를 위해 걸었던 우리가 말하는 야고보가 아니겠어요? 야콥 광장에 서서 서쪽을 바라보면 둥근 탑이 보이는데 이 탑이 스피틀러 탑(Spittlertor turm)이고 뉘른베르크 4개의 대형 타워 중 하나라고 합니다.성벽의 남서쪽을 보호하기 위한 감시탑의 역할을 했을 역사적인 랜드마크라..
2020.06.18 -
로텐부르크 운테레 슈미트 가세를 따라서
시청사 광장에서 운테레 가세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위의 사진처럼 두 갈래 길이 보입니다. 하나는 그냥 평지로 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아래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공통점은 두 길이 모두 첨탑이 있는 문을 통과해야만 한다는 점이지요. 시청사 광장에서 이곳으로 내려오는 길은 운테레 슈미트 가세(Untere Schmied gasse)는 황금색 간판이 유명하지요. 마치 잘츠부르크의 게트라이트 가세(Getreide gasse)와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 거리 가게 중 일부는 한글로 가게 앞에 설명을 적어 놓아 한국인 여행자를 유혹합니다. 그 끝에 가면 제일 처음 보았던 사진 속의 모습인 플뢴라인(Plönlein)이라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이곳에서 두 갈래의 골목길이 경사가 다르지요. 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
2020.06.05 -
안달루시아 그라나다에서 코르도바로
어두운 밤에 골목길을 걷다가 우연히 보았던 풍경입니다. 하얀색을 칠한 담장에 그린 그림 한 폭. 하얀 벽을 타고 기어오르는 나무에 핀 꽃 그림일까요? 아니면 나무 잎사귀를 그린 그림일까요. 마치 설중매라도 본 듯 아름답게 느꼈습니다. 이곳은 코르도바 유대인 거리의 골목 풍경이었습니다. 이곳에 살았던 유대인은 사실은 이슬람이 지배했을 때 이곳 경제를 좌지우지했던 그런 사람들이죠. 그라나다뿐 아니라 코르도바에 살았던 사람도 마찬가지였지요. 워낙 이재에 밝고 회계나 관리에 철두철미했기에 왕실의 재정관리마저도 이들에게 맡겼다고 하지요. 그러나 이 도시가 가톨릭 왕국에 이양되고 난 후 추방령이 내려져 모두 떠나버렸다고 하며 그 일로 가톨릭 왕국은 한때 암흑기에 접어들기도 했다고 하니 이들의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
2016.01.26 -
레콩키스타의 시작과 완결은 야고보입니다.
이틀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머무르는 동안 비가 계속 오락가락합니다. 숙소를 한인 민박으로 했기에 아침은 한식으로 먹어 한결 입맛이 나네요. 사실, 마눌님과는 달리 개인적으로는 여행 중 현지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입니다. 단기간 여행에서는 한식이 그렇게 필요하지는 않지만, 장기간 여행 중일 때는 이렇게 가끔 한식으로 입맛을 돌리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원래 일정을 계획할 때 산티아고에는 하루만 머물고 떠나려 했지만, 울 마눌님이 힘들어하기에 이틀을 쉬었다 갑니다. 같은 숙소에 머무는 사람들은 대부분 땅끝마을이라는 피스테라로 다시 길을 떠납니다. 물론, 일부는 걷고 또 다른 사람은 버스를 이용해 다녀오기도 합니다. 우리는 리스본에서 땅끝마을이라는 호카 곶을 가려고 계획했기에 이곳은 포기하고 ..
2015.03.03 -
산티아고 카테드랄의 모습
위의 사진은 왼쪽에는 베네딕토 16세의 모습입니다. 독일 출신으로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어 265대 교황으로 계셨던 분이지요. 오른쪽은 우리에게도 친근한 모습으로 각인된 요한 바오로 2세의 모습입니다. 이 두 분의 교황이 이곳 산티아고 성당을 방문했나 봅니다. 오늘도 어제처럼 산티아고 성당 내부와 외부의 모습을 요모조모 구경합니다. 그 이유는 많은 사람이 까미노를 걷는 이유가 바로 이곳 카테드랄을 찾아오기 때문이죠. 그 역사 또한 천 년도 더 넘었다는 것 아니겠어요? 교황도 여러분께서 다녀가셨고 최근엔 요한 바오로 2세도 다녀가셨다고 하니 그만큼 여느 성당과 다르지 않을까요? 산티아고 대성당은 다른 성당에서는 보기 어려운 보따 후메이로라고 부르는 대향로가 있고 이곳에 향을 사르며 보는 미사가 유명하..
2015.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