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여인 열전(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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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 이야기 3 - 부차 드디어 서시에 빠지다.
원래 여인을 맞이할 때는 필부일지라도 길일을 잡아 머리를 올려주는 게 기본 예의인데 부차는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도 못했습니다. 이유야 뻔하지요. 적당히 어전 회의를 마치고 바로 서시의 숙소로 달려갑니다. 이렇게 급한 부차에게 오자서가 붙잡고 이러쿵저러쿵 했으니 눈치라고는 전혀 없는 사람입니다. 꿈같은 하룻밤을 지내자 부차는 완전히 서시의 품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서시의 사랑의 노예가 됩니다. 온갖 교태와 뛰어난 기술과 현란한 몸짓과 노래하는 듯한 교성에 밤은 왜 이렇게 짧기만 합니까? 세상이 모두 잠든 밤... 부차는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 천하를 다스리는 제왕에게는 밤이나 낮이나 백성을 기쁘게 해 줄 의무가 있으니까요. 사람들은 부차를 호색한이라고 합니다만 그것은 부차의 잘못이 아니고 아버지인 합려에..
2009.08.25 -
서시 이야기 2 - 저는 영원한 당신의 여자랍니다.
궁을 나온 범려는 서시에게 찾아가 이야기를 꺼냅니다. 아니? 여자의 일생이 걸린 중대한 이야기를 그러면 사전에 서시와 상의도 하지 않고 범려는 혼자 결정하고 구천에게 보고했다는 말입니까? 만약 여러분이 서시의 입장이라면 뭐라고 말을 할까요? 아마 저라면 이렇게 답을 했을 겁니다. "이 양반이 정신이 있는 게야?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합니까? 아니 자기들끼리 땅따먹기 하며 싸움박질 하다가 오나라에 피박에 광박까지 쓰고 날 보고 부차의 애첩이 되어 어떻게 하라고? 웃기지 마셔요! 이제부터 내 눈에서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네..." 그러나 서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를 하는 도중 이미 서시는 "더는 말하지 마세요. 당신이 나보다도 더 가슴 아프겠지만 나라가 망해가는데 어찌 우리 사랑 타령만 하겠어요? 비록 오..
2009.08.24 -
서시 이야기 1 - 드라마 같은 그녀의 삶
자고로 "영웅은 미인의 관문을 넘기 어렵다(英雄難過美人關)."라고 합니다. 그래서 자주 미인을 이용하여 영웅을 바보로 만드는 일들이 비일비재하지요. 미인계란 여자의 아름다움을 이용하여 어떤 이득을 취하는 계략을 의미합니다. 대부분 미인계에 동원된 미녀들은 한 남자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른 남자에게 바쳐진 희생양이었으나 서시는 조국의 치욕적인 복수를 위하여 적국에 들어가 목적을 달성함으로 드라마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어 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에게 그녀의 이야기가 오르내립니다. 중국의 4대 미인 중 하나인 서시는 나이로 따지면 2.500살 정도는 먹었으니 제일 맏언니입니다. 어렸을 때는 무척 살기가 곤궁해 나무를 해다가 시장에 팔아먹고 살 정도로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그런 그녀가 역사에 기록되고 ..
2009.08.23 -
무자비 - 측천무후
우리나라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하는 중국의 측천무후(則天武后)라는 여걸이 있지요. 그녀는 중국 당나라 제3대 임금인 고종의 황후로 성은 무(武), 본명은 조(照)라고 한답니다. 중국의 유일한 여제(女帝)로서, 약 15년(690∼705) 동안 천하를 호령했다지요. 그녀의 묘는 서안에서 60km 떨어진 건릉(乾陵)에 두 번째 남편인 고종과 합장되어 묻혔답니다. 찢어진 눈에 참 못났다. 내부는 이미 도굴되어 버렸지만, 능으로 들어가는 500m나 되는 참도(參道)에는 고종의 장례식에 참배했다는 주변국 사절과 그들이 보낸 동물을 본뜬 120개의 석상이 줄지어 서 있답니다. 이 참도 제일 안쪽에 무후의 비가 있는데 그 비를 무자비라고 부른답니다. 여기서 무자비란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냉혹하고 모질다는 無慈悲가 아니라..
2009.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