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 이야기 1 - 드라마 같은 그녀의 삶

2009. 8. 23. 00:33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여인 열전

 

자고로 "영웅은 미인의 관문을 넘기 어렵다(英雄難過美人關)."라고 합니다.

그래서 자주 미인을 이용하여 영웅을 바보로 만드는 일들이 비일비재하지요. 

미인계란 여자의 아름다움을 이용하여 어떤 이득을 취하는 계략을 의미합니다.

대부분 미인계에 동원된 미녀들은 한 남자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른 남자에게 바쳐진 희생양이었으나 서시는 조국의 치욕적인 복수를 위하여

적국에 들어가 목적을 달성함으로 드라마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어

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에게 그녀의 이야기가 오르내립니다.

 

중국의 4대 미인 중 하나인 서시는 나이로 따지면 2.500살 정도는 먹었으니

제일 맏언니입니다.

어렸을 때는 무척 살기가 곤궁해 나무를 해다가 시장에 팔아먹고 살 정도로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그런 그녀가 역사에 기록되고 수많은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유는

그녀의 미모만은 아니고 그녀의 총명함이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물론 기둥서방님이신 범려의 제의를 받긴 했지만, 서시 자신도 무슨 일이든지

하고 싶었고 일을 위하여 여자의 생명과도 같은 지조를 포기하며 목적을 이룬 여성 이기에

그냥 미인이라는 말보다는 오히려 스스로 움직이는 양심이며 행동했던

여성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서시를 다른 말로 침어(沈魚)라고 한다지요?

그녀가 개울가에서 빨래하는데 물고기가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도취해

헤엄치는 것을 잊어버리고 그냥 물속으로 가라앉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군요.

중국의 물고기가 미쳤나 봐요.

 

중국 물고기의 미녀에 대한 기준은 어떤 것입니까?

놀라운 일입니다.

만약에 말입니다.

서시가 바다에서 비키니를 입고 수영을 했다고 합시다.

그럼 바다의 로또라는 밍크 고래를 그냥 끌어올리기만 하면 되는 겁니까? 나 원 참!

물고기도 아름다움에 빠져 헤엄치는 것을 잃어버리는데 하물며 남자에게는

아리따운 미인의 자태를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행운이 아닐까요? 

 

 

기원전 491년 중국 중원의 동남쪽에 있는 오나라와 월나라는 패권을 두고

사생결단을 하며 싸웁니다.

오나라 합려는 월나라 구천과 싸우다가 손에 입은 상처로 말미암아 죽게 됩니다.

그는 죽을 때 아들 부차를 불러 아비의 원수를 갚아달라고 유언을 하고 죽습니다.

부차는 아버지의 유언을 마음에 간직하고 드디어 월나라와 전쟁을 하게 되고

드디어 승리를 합니다.

월나라 구천은 오나라의 부차에게 패하고 오나라로 잡혀와 굴욕적인 노예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며 지내다 3년 만에 드디어 고국인 월나라로 돌아옵니다.

 

구천은 부차의 아버지인 합려의 무덤 옆에서 지내며 부차의 말을 돌보고

마부 노릇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부차가 병에 걸렸을 때 부차의 변까지 맛보며 오직 복수의 날만을 기다리며

3년을 보내고 드디어 오자서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부차의 노여움을 풀고

월나라로 돌아옵니다.

구천의 이런 시련은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 줄 뿐입니다.

 

구천은 오나라에서 당한 수모를 되갚아 주기 위해 쓸개를 걸어놓고 수시로 쓸개를

핥아가며 치욕을 씻을 기회를 엿보며 절치부심하며 지냅니다. 

그는 권모술수에 능한 문종(文種)이라는 신하에게 "오나라 격파 프로젝트"를

올리라고 하고 7가지 계획을 받아 드디어 차근차근 하나씩 실행에 옮겨갑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미인계를 동원하여 호색한인 부차를 농락하기로 했는데

마땅한 여자가 없습니다.

 

 

미인의 고장이라는 월나라에는 미인이야 원래 많지만 재능과 미모를 겸비한

여자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당시 여자들에게는 특별히 교육을 하지 않았기에 아름다운 여자만으로는

부차의 정욕은 만족하게 해 줄 수 있지만, 그의 마음을 사로잡아 나라의 일까지

좌지우지할 정도의 재능까지 갖추고 월나라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까지 생각하고

행동해야만 하기에 어렵습니다.

 

이때 함께 고락을 같이한 범려가 구천에게 무릎을 꿇고 말합니다.

"폐하! 우리가 찾는 그런 여자는 제가 살면서 단 한 명만 보았을 뿐입니다." 

"뭐라고? 그런 여자가 있다고? 어디에 사는 누구인가?"

구천은 눈이 번쩍 뜨입니다.

 

"네 폐하. 바로 소신의 연인인 서시라는 여인이옵니다.

그녀라면 바로 이 일에 가장 적합한 여자입니다."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죠? 젠장 어찌 부하의 연인을 그런 곳으로 보낸답니까?

구천과 문종은 어림 반푼 어치도 없다는 듯 무시하고 맙니다.

그러나 범려는 정색을 하고 말합니다.

그냥 던진 농담이 아니라는 말이겠죠?

 

"옳으신 말씀이오나 서시는 대의를  알고 국가관이 투철한 여인이옵니다. 

나라를 구하는 일이라며 그녀도 반대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나라가 없으면 어찌 개인의 행복이 있겠습니까?"

가만히 들어보니 범려가 지금 농담 따먹기나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세상에 정말 독한 놈입니다.

어찌 사랑하는 연인을 적국에 상납하여 노리개로 삼게 한답니까?

사실 범려는 서시와 서로 사귀기 전에 서시의 미모를 이용해

돈을 벌기도 했으니까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

 

워낙 서시의 뛰어난 미모로 많은 남자가 그녀를 보기 원해

저잣거리에 돈을 받고 그녀를 구경하게도 한 적이 있었으니까요.

정말 범려란 놈은 신기한 놈이지요?

 

내일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