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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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나라 장수 왕전 이야기 1
진나라 시황 때 왕전이라는 장수가 있었습니다. 사실 왕전이라는 장수야말로 중원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보다 우선으로 기록되어야 할 인물입니다. 그는 시황제와 함께 평생을 전쟁터를 누비며 진나라의 천하 통일에 큰 공을 세운 장수지만, 그러나 역사가 어디 그렇습니까? 한 번은 시황제는 왕전과 이신이라는 젊은 장수를 두고 물어봅니다. "과인이 초나라를 치려고 하는데 그대들은 얼마만큼의 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오?" 이신은 "20만 명만 있으면 충분합니다."라고 대답을 합니다. 그러나 왕전은 "적어도 60만 명의 군사는 되어야 가능합니다."라고 대답을 합니다. 똑같은 질문에 젊은 장수와 늙은 장수의 대답은 3배나 차이가 납니다. 시황제가 말합니다. "왕 장군도 이제는 늙은 것 같구려. 그리도 소심해서야.......
2010.08.10 -
안영 이야기
춘추시대 제나라에 관중이 죽은 지 100여 년 후에 안영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시대에 공자가 살았다고 합니다. 제나라의 영공, 정공, 경공 3대에 걸쳐 재상을 지냈으면서도 여우가죽으로 만든 옷 한 벌로 30년을 입을 만큼 검소하였기에 공자도 그를 무척 존경하였다고 합니다. 재상이 되고 나서도 밥상에 두 가지 이상의 고기반찬을 올리지 못하게 했으며, 첩에게는 비단옷을 입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매일 고기반찬을 두 가지는 먹었고 첩은 두고 살았군요. 이렇게 살고도 무척 검소했다고 하는 겁니까? 중국에서는 이 정도면 아주 검소하게 살고 존경을 받는 모양입니다. 월석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현명한 사람이었지만 어쩌다 죄를 짓고 남의 노복이 되었습니다. 하루는 안영이 외출했다가 월석보를 보자 ..
2010.08.02 -
관포지교(菅鮑之交) 이야기
관포지교(管鮑之交)란 옛날 중국의 춘추시대 사람인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의 이야기로 친구 사이의 사귐을 이르는 말로 친구 사이의 지극한 우정을 뜻하고 다정하고 허물없는 교제라고 하는데 알고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관중은 제나라를 중흥시킨 명제상으로 위대한 정치가이며 현자의 전형이라고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젊은 시절 관중은 나쁜 친구였고 포숙아는 이해할 수 없는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젊었을 때 관중은 포숙아라는 친구를 사귀었고 가난했던 그는 포숙아를 곧잘 속였답니다. 그런 관중을 포숙아는 개의치 않고 잘 대해 주었으며 그런 일을 입 밖에도 꺼내지 않았다고 합니다. 포숙아는 아마도 바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 관중과 포숙아는 각각 제나라 후계자가 될 경쟁관계에 있 는 공자인 규와 소백을..
2010.07.28 -
자객 열전 - 형가 8
진나라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는 과정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일이 바로 자객 형가가 황제를 살해하려다 실패한 일일 것입니다. 진시황은 태자 단과 형가와 연관이 되는 자들은 모두 잡아들이자 나머지 졸개는 뿔뿔이 도망을 갑니다. 그러나 형가의 친구 고점리는 그리 도망갈 수 없지요. 만약 역사에서 사라졌다면 그저 그런 친구였다고 평가를 받겠지요. 고점리는 이름을 바꾸고 송자라는 마을에 머슴살이하며 신분을 숨기고 살았지만, 어느 날 주인집 마루에서 손님들이 축을 타는 소리를 듣고 "저 사람은 잘 탈 때도 있지만 오늘은 영 아니네~" 라고 중얼거렸는데 다른 하인이 이 소리를 듣고 주인에게 "저 녀석이 잘난 체를 해요"라고 고자질하는 바람에 주인은 "네가 그렇게 잘 타? 그럼 어디 한 번 축을 타 보거라." 하며 축을..
2010.07.27 -
자객 열전 - 형가 7
이쯤 되면 주위에 있던 진나라의 무리가 앞을 다투며 개떼처럼 달려듭니다. 매에는 장사가 없습니다. 아까는 손발이 쪼그라들어 사색이 되어 벌벌 떨던 인간들이 이렇게 달라집니다. 인간들이란 이렇게 야비합니다. 모두 붉은 완장 찬 녀석들처럼 말입니다. 오늘 형가는 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많이 맞아보기는 처음입니다. 형가는 이렇게 아프다는 말도 하지 못하고 함양궁 전상 위에서 마지막 숨을 크게 들이마셔보고는 채 다 내뱉지도 못하고 서서히 눈을 감습니다. 진시황은 형가의 살해사건을 수습하였지만 오랫동안 기분이 더럽습니다. 정무를 보기 위해 이곳에만 오면 당시의 술래잡기했던 기억이 쉽게 사라지지 않지요. 그리고 형가가 기둥 뒤에 숨어서 얼레리 꼴레리 하며 놀리는 것 같습니다. 아.... 정말 천하의 진시황이 쪽 팔리..
2010.07.24 -
자객 열전 - 형가 6
이제 세기의 암살사건인 진시황 살해사건인 이 드라마틱한 장면도 막을 내려야만 합니다. 비수를 든 형가와 긴 칼을 든 진시황이 자신의 나와바리인 진나라의 함양 궁전에서 기둥을 사이에 두고 싸움을 하게 되면 결과는 뻔합니다. 그러니 공사판에 갑과 을의 처지가 완전히 반대로 바뀐 셈입니다. 을의 처지에서 갑이 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환장하게 좋습니다. 이제 기둥을 사이에 두고 그만 돕시다. 어지러워요. 너무 돌리면 나중에 재연하는 배우도 돌아버리니까요. 진시황도 칼깨나 쓰는 사람입니다. 그가 애비 잘 만나 왕이 되었지만 어디 그게 영정 자신의 문제입니까? 여불위가 어쩌고저쩌고 했지만 그래도 자라면서 무예도 배우고 했잖아요, 그는 긴 칼을 휘둘러 형가의 왼쪽 다리를 칩니다. 슬쩍 빗맞듯이 쳤는데도 왕에게 진상된..
2010.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