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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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지는 것
꽃이 핀다, 꽃이 핀다. 꽃이 핀다 좋아 마라. 꽃이 진다. 꽃이 진다. 꽃이 진다 서러 마라. 세월이 흘러가면 우리네 삶도 피었다 지거늘 피었다 지는 것은 세상 모든 것이 아니겠는가? 세상에 피고 지는 게, 어디 꽃뿐이라 하겠는가? 2022년이 저물고 이제 2023년 계묘년이 밝아옵니다. 佳人의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에게 새해 인사를 올립니다. 새해에는 모든 소망 이루소서.
2022.12.30 -
갈대와 억새
예전 가요 속에 이런 가사가 있었지요. "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라고 말입니다. 저는 여기 가사에 나온 으악새가 새의 일종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으악새는 억새를 지칭하는 경기도 방언 중에 하나라고 하네요. 또 다른 지방에서는 왜가리를 으악새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합니다. 가을이면 우리나라 산하를 아름답게 장식하며 우리에게 찾아오는 지천으로 자라는 여러 풀 중 억새와 갈대가 있지요. 정말 우리와는 친근한 풀이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아직도 저는 갈대와 억새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 이유가 생김새와 꽃이 피고 지는 시기가 같기 때문이겠지요. 억새와 갈대는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구분을 쉽게 하지 못하지 싶습니다. 갈대는 주로 습지 및 냇가, 강가에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이며, 색은 옅은 갈..
2022.12.28 -
정지용(鄭芝溶) 생가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빈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베개를 돌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 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
2022.12.26 -
화순 운주사(和順雲住寺)의 가을풍경
전남 화순에 있는 운주사(雲住寺)에도 어김없이 가을이 살포시 내려앉았습니다. 운주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21교구 송광사 말사로 운주사(運舟寺)라고도 하는 또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던 곳이라는데 이런 이름을 지닌 여기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답니다. 신라 말 도선국사(道詵國師)가 풍수지리에 근거해 비보사찰(裨補寺刹)로 세웠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비보사찰이라 함은 돕고 보호한다는 의미로, 강한 곳은 부드럽게 하고 허한 곳은 실하게 함으로써 자연의 흐름에 역행하지 않으면서도 호국과 중생들의 이익을 도모한 도선 스님의 지혜가 담긴 사찰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영암 출신인 도선이 우리나라의 지형을 배로 보고, 선복(船腹)에 해당하는 호남 땅이 영남보다 산이 적어 배가 한쪽으로 기울 것을 염려한 나머지 그 중심 부분에 해..
2022.12.23 -
옥정호(玉井湖) 구절초 테마공원
오늘 구경하는 옥정호 구절초 테마공원은 옛날부터 망경대(望景臺)라 불린 곳으로, 2003년에 처음으로 체육공원으로 조성되었다가 다른 곳과는 다르게 이 지방만의 특색 있는2006년에 구절초 테마공원으로 재탄생되었다고 하네요. 벌써 주차장에서 매표소로 걸어 올라가는 보도에 위의 사진처럼 구절초 꽃무늬를 그려놓았습니다. 여기는 특이하게도 정읍시 산내면 망경대 부근의 야산에 조성한 공원입니다. 도심 가까운 곳이 아니라 조금은 외진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게다가 우리가 찾아왔던 시기는 구절초가 이미 지기 시작한 때라 더욱 썰렁한 분위기입니다. 그저 어느 곳에서 나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했던 체육공원을 2006년 솔숲 일부에 다른 곳과는 차별화를 위해 처음으로 구절초를 심기 시작하며 지금의 구절초..
2022.12.21 -
가을색이 완연한 필암서원(筆巖書院)
가을을 대표하는 색깔 중 하나인 노란색이 유난히 선명하고 아름다운 은행나무입니다. 우리나라 전통적인 태극문양이 그려진 전각 앞에 이제 그 노란 잎사귀를 흩날립니다. 가을은 여느 계절과는 다른 아름다운 멋을 풍기는 계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은행잎이 노랗게 묻는 11월에 한국의 서원 중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9곳 중 오늘은 전라남도 장성군 황룡면에 있는 필암서원(筆巖書院)을 찾았습니다. 우리나라 서원은 한국의 14번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지요. 그동안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서원 9곳 중 5곳을 찾아보았고 이번 필암서원이 여섯 번째이니 모두 보려면 조금 더 다녀야겠습니다. 필암서원은 전라남도에서는 유일하게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서원이지요.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우리나라 서원은 지역적..
2022.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