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색이 완연한 필암서원(筆巖書院)

가을을 대표하는 색깔 중 하나인 노란색이 유난히 선명하고 아름다운 은행나무입니다.

우리나라 전통적인 태극문양이 그려진 전각 앞에 이제 그 노란 잎사귀를 흩날립니다.

가을은 여느 계절과는 다른 아름다운 멋을 풍기는 계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은행잎이 노랗게 묻는 11월에 한국의 서원 중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9곳 중

오늘은 전라남도 장성군 황룡면에 있는 필암서원(筆巖書院)을 찾았습니다.

우리나라 서원은 한국의 14번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지요.

 

그동안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서원 9곳 중 5곳을 찾아보았고

이번 필암서원이 여섯 번째이니 모두 보려면 조금 더 다녀야겠습니다.

필암서원은 전라남도에서는 유일하게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서원이지요.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우리나라 서원은 지역적으로 전남에 필암서원, 전북에 무성서원,

충남에 돈암서원, 대구 도동서원, 경남 남계서원 그리고 경북에는 4개로

옥산서원, 도산서원, 병산서원과 소수서원이 있지요.

 

이곳 필암서원은 1590년에 설립되었다는데 9개 세계유산 서원 중 소수서원, 남계서원,

옥산서원, 도산서원에 이어 다섯 번째로 오래된 서원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사적 제242호로 설립 당시 하서 김인후(金麟厚)를 기리기 위해 건립했다네요.

김인후 선생의 제자 중 우리도 잘 아는 송강 정철 선생이 있답니다.

 

1590년(선조 23) 김인후의 문인 변성온 등이 주도하여

기산리에 서원을 세웠는데, 이 서원은 정유재란 때 소실되었다가

1624년(인조 4) 복원되었다고 합니다.

 

오늘 찾아온 곳은 현종 3년이었던 1662년 임인년 정월에 현종이 손수 어필로

"필암서원(筆巖書院)"이라는 액자를 사액(賜額)함으로 사액서원이 되었네요.

처음 세웠던 자리는 정유재란 때 소실되어 1672년 지금의 위치로 이전했다고 알려졌습니다.

 

필암(筆巖)이라고 지은 것은 그의 고향 맥동 마을 입구에 '붓처럼 생긴 바위'가 있기 때문이라 하며,

바위에는 병계 윤봉구의 글씨인 『筆巖』이 각자 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곳이 사액서원이 됨으로 호남 유림의 본산이 되었다고 하네요.

 

1786년 양자징(梁子澂)을 추가 배향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서원의 폐해가 날로 심해지자 대원군은 당쟁의 배후기지가 서원이라고 판단해

서원철폐를 단행했으며 다행스럽게도 그때 남은 47개 서원 중 하나입니다.

 

이 서원에 소장된 문서들은 보물 587호로 일괄 지정되어 있는데

총 15 책 65장의 필사본들로 고문서류입니다.

사액서원이 되면 조정에서 서원의 명칭을 부여하고 현판을 내리고

서적과 전답과 노비를 내림으로 서원 운영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갖추게 된다네요.

 

이 자료들은 필암서원의 임원, 원생, 조선 후기 서원의 재정과

위의 사진에 보이는 노비록을 통해 노비 소유는 물론 서원의 운영사항과 지방관청 및 유림사회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겠네요.

 

필암서원은 옛 규모를 잘 간직하고 있을 뿐 아니라 보물로 지정된

고문서(노비보, 원장선생안, 집강안, 원적, 봉심록, 서원성책 등)와 인종이

하서 선생에게 하사했다는 묵죽도, 하서유묵 등 60여 건의 자료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하네요.

 

1868년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전국 서원 중 47개소만 남게 되었는데 그중 미 훼철 서원이며

일제강점기나 6.25 사변 때에도 피해를 면한 서원으로 예전의 모습을 가장 원형에 가깝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겠네요.

 

필암서원은 2019년 7월 6일, 제4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16~17세기에 건립된 다른 8개 서원과 함께 오늘날까지 한국에서

교육과 사회적 관습 형태로 지속되어온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라고 판단했기에

세계유산으로 선정했다고 생각합니다.

 

서원 안에는 여러 개의 건물이 있는데 오늘은 여기까지만, 구경하고

위의 사진에 보이는 서원 안의 모든 건물은 각각의 용도가 있는데

내일 확연루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 하나씩 사진으로 보면서 구경하려고 합니다.

 

필암서원 위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