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낭여행(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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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창해(觀滄海), 조조의 詩
이번 여행은 중국의 제일 동쪽 끝인 진황도(秦皇島 : 친황다오)라는 곳에서 시작했습니다. 지금이야 제일 동쪽 끝이 아니지만, 사실 만리장성을 기준으로 할 때는 여기가 바로 제일 동쪽이 맞지만, 그런데 이번 여행의 테마가 삼국지 기행이라고 해 놓고 삼국지의 삼자도 나오지 않고 진행되고 있네요. 정말 웃기는 佳人입니다. 부형청죄(負荊請罪)라도 청하고 싶지만, 빠떼루로 대신하면 안 되겠습니까? 좌우지간, 이번 여행의 시작은 친황다오부터입니다. 천천히 중국의 동쪽 끝에서 여행을 시작하기에 삼국지에 관한 이야기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삼국지와는 전혀 무관한 곳도 아니랍니다. 관계가 없다면 억지로 삼국지와 줄을 연결해 보렵니다. 지난 런던 올림픽 축구 경기에서 우리나라 올림픽 대표선수였던 ..
2012.12.20 -
숨 가빴던 1644년 어느 봄날
아~ 오삼계! 오징어와 삼겹살과 닭고기의 절묘한 만남으로 맛을 낸 음식이름? 왜 오삼계라는 이름만 들으면 자꾸 음식 생각이 날까요? 佳人이 속이 허해서 그럴까요? 산해관 이야기를 하며 오삼계라는 사람을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1644년 3월 어느 봄날 오삼계는 운명이라는 커다란 시련 앞에 직면했습니다. 그에게는 황제의 길로 나아가는 길이 있었고, 그냥 변방의 그런 평범한 장수로 삶을 마감하는 길도 그의 앞에 놓여있었습니다. 산해관성 안을 기웃거리며 다니다 위의 사진처럼 어느 건물에 붙인 현판 하나가 눈이 보이네요. 아문결부당이자성(我們决不當李自成)이라고 썼군요. 아마도 예전 오삼계와 이자성 그리고 애신각라 다이곤인 도르곤과의 얽힌 이야기가 있는 곳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중원에서 명이 쇠퇴..
2012.12.19 -
천하제일관 문을 열고
천하제일관 앞에 섰다. 그때는 이 관문만 닫으면 세상이 조용했다고 생각했지. 이 문만 닫으면 중원은 안전하게 보호받는다 생각했어. 그러나 이 문이 닫혀 언제 중원이 조용하고 안전했던가? 문을 닫고 나니 이웃과 소통의 문마저 닫혀버렸네. 문은 닫고 나니 내 문도 닫혀 나를 보호하고 안전해지는지 알았는데 나를 세상과 격리시켜 외톨이로 만들었다네. 열어라! 천하제일관의 문을 열어라. 세상과 나를 교통하게 문을 열어라. 마음의 문도 활짝 열어젖혀라~ 멀리 각산산성(角山山城)을 바라봅니다. 바로 저기와 발해만을 이었다 하여 그 이름이 산해관인가요? 그런데 막아놓은 성벽 저 넘어 오삼계와 부하가 말춤을 추고 있나 봐요. 문을 열지 않아 관내는 이렇게 살아가나 보다. 성 안은 고성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곳도 산..
2012.12.18 -
산해관성(山海關城) 천하제일관에 올라...
당시 우리 선조에게 중국으로 들어가는 관문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모두 여기가 중국의 관문이라 했을 겁니다. 물론 중국사람도 그리 대답했을 것이고요. 여기부터 중국의 통제가 이루어졌고 국경으로 생각했을 게 아니겠어요? 여기 문 앞에만 서면 중국에 다 왔다고 생각했을 곳.. 오늘 佳人은 그 문으로 들어갈 생각입니다. 함께 들어갈까요? 우리의 선조이신 실학자 홍대용 님은 1765년 11월 27일 제법 쌀쌀한 초겨울에 압록강을 건너 이곳에 도착하셨습니다. 님은 마음속으로부터 활화산처럼 솟구치는 격정의 감회를 이기지 못해 지금 佳人이 서 있는 천하제일문 앞에서 한 곡조 미친 노래(狂歌)를 지어 이렇게 노래했다 합니다. 간밤에 꿈을 꾸니 요동(遼東) 들판 날아 건너 산해관(山海關) 잠긴 문을 한 손으로 밀치도다 망..
2012.12.17 -
노룡두의 영해성(寧海城)
오늘은 제법 바람이 많이 불어 모자가 날릴 정도지만, 파도는 심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발해만은 내해라 그런 모양입니다. 노룡두와는 달리 여기는 사람도 많이 오지 않네요. 단체로 오신 분은 여기까지는 오지 않나 봅니다. 사실, 이곳은 오히려 멀리서 바라보는 풍경이 더 좋기는 합니다. 파도가 늘 잠잠하기를 바랐나 봅니다. 패방의 글도 잔잔한 파도를 기원하는 복파(伏波)라는 글을 적어놓았습니다. 바닷사람에게 제일 무서운 것은 풍랑일 겁니다. 그래서 여기에 와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는 동양의 포세이돈인 해신과 여신인 천후에게 빌고 또 빌었을 겁니다.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어민에게나 장사하는 사람에게는 제일 빌고 싶은 게 바로 안전한 항해가 아닐까요? 그런데... 왜! 여기다 빌고 우리 서해바다를 건너와 ..
2012.12.14 -
해신묘
노룡두는 산해관에서 동남쪽으로 약5km 정도 떨어진 바닷가에 있네요. 그리고 해신묘라는 곳은 노룡두 바로 아래 있습니다. 아마도 바다를 오가는 사람이 풍랑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달라는 의미로 제사지내던 곳이 아닐까요? 바다 위에도 장성을 쌓으면 좋으련만 중국은 아직 그런 기술은 없나 봐요. 이제 더는 갈 곳이 없어 조형물로 만든 곳이 여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서 이곳에는 노룡두(老龍頭)라는 멋진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노룡두라고 하는 말은 늙은 용 대가리라고 하기보다 거대한 용 대가리라고 해야 맞는 말일 듯합니다. 해신묘로 가는 길에는 가을의 전령사인 코스모스가 가냘픈 허리를 하늘거리며 우리를 반겨주며 우리의 즐겁고 안전한 여정을 기원하며 손을 흔들어주는 듯합니다. 해신묘도 바다를 향해 뱃사람의 안전..
2012.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