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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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행복한 삶이란 가장 평범한 삶이 아닐까요?
벌써 아침 일찍부터 전문대가, 대책란, 그리고 전문을 통과해 천안문 광장을 가로질러 천안문, 단문, 오문, 태화문을 지나 여기까지 앉지도 못하고 내내 걸었더니 조금 피곤하지만, 그래도 난생처음 자금성에 들어왔는데 피곤하다고 주저앉을 수 있나요?잠시 우리 부부는 벤치에 앉아 간식을 먹고 천천히 그리고 앞으로 묵묵히 전진뿐입니다. 자금성에 들어와 오래 산다는 일이 행복한 일일까요?아니면 불행한 일일까요.처음 두근거리는마음으로 이곳을 찾았을 때 화려한 자금성의 삶이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무대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그러나 내부를 들러보니 佳人의 생각에 점차 회의감만 들어갑니다.너무 오래동안 돌아보아 피곤해서일까요? 바라보아 높은 담과 폐쇄된 공간, 그리고 전혀 아름답지 못한 이야기를 생각하다 보니 이..
2011.12.05 -
태화전은 자금성의 핵심입니다.
태화문은 단지 태화전으로 들어가는 문에 불과합니다.자금성의 핵심은 바로 태화전입니다.태화전은 자금성에서 가장 큰 목조건물이라 하네요.어디 자금성 뿐이겠어요?중국 내에서도 가장 큰 목조건물이라고 하네요. 태화전은 그야말로 자금성의 자존심입니다.권력의 핵심이고 천자의 상징입니다.3단의 단을 만들고 그 위에 전각을 얹어놓았습니다.3단이라 함은 중국의 시각으로 중국의 황제에게만 적용되는 일입니다.우리나라 경복궁의 근정전은 2단의 단 위에 전각을 얹어놓았습니다. 중국의 자금성을 흉내를 내 지었다는 베트남의 후에에 있는 황궁에도 태화전이 있습니다.이곳은 2단도 아니고 1단의 단 위에 전각을 얹어놓았습니다. 이곳에서 황제 즉위식이 열리고 황후의 책봉을 비롯해 외국 사신의 접대, 10년마다 황제 생일잔치, 과거 시..
2011.11.30 -
태화문 앞에서 엉뚱한 생각
이제 오문을 지나 그야말로 황궁 안으로 들어왔습니다.우선 눈 앞에 보이는 게 바로 태화문입니다.태화문은 태화전으로 들어가기 위한 문이라는데 왜 이렇게 크게 만들었을까요?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에게 기죽으라고 완전히 보여주기 위한 전시행정의 표본이 아닐까요? 그런데 저 기와 색깔이 황금색이라고 하던데 정말 황금색이 맞습니까?佳人 눈에는 아무래도 개 눈에만 보인다는 그 색깔처럼 보입니다.뭐라고요?옴마야~ 佳人이 개라고요? 처음 자금성을 축조할 때 땅을 7m 깊이로 파고 돌과 벽돌을 채웠답니다.바닥을 견고하게 만들기 위함이 아니고 혹시 밖에서 궁 안으로 땅굴을 파고 들어올까 봐서요.정말 중국사람들은 의심이 많았나 봅니다. 그리고 황궁 밖으로는 52m의 해자 폭에 2m의 넓이의 담장으로도 불안해 숨어든 자가 숨..
2011.11.29 -
오문은 문이 아니라 성채입니다.
천안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곧고 올바르다는 의미의 똰먼(端門 : 단문)이 나옵니다. 그곳을 지나면 우먼(午門 : 오문)이 나옵니다. 오문은 자금성의 남문입니다. 그런데 이게 문이 아니라 위의 사진처럼 엄청난 크기의 성채입니다. 베이징이라는 도성의 남문은 아까 지나온 전문이라는 정양문이 남문입니다. 24방위 가운데 정남방을 가르키는 오(午) 자를 사용했습니다. 또 오문은 전조(前朝 또는 外朝)의 정문에 해당되겠지요. 전조는 오문부터 보화전까지를 말한다 합니다. 그러니 자금성의 정문은 천안문이 아니라 오문이 정문인 셈이군요. 원래 1420년에 지어졌으나 그동안 수차례 화재로 불타버렸고 지금의 오문은 1647년 청의 순치제에 의해 재건된 문으로 하나의 성채처럼 음의 기운이 강한 모습의 '凹'자 형태로 만들..
2011.11.28 -
종묘사직이 끝나버렸나 봅니다.
24명의 황제가 일어나고 스러져간 곳이 이곳이었나요? 높은 담장, 붉은 담벼락 그리고 황금빛 지붕. 첫눈에 대단히 위압적이고 멋지군요? 이 모든 게 중국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색깔과 모습이지요. 만리장성을 쌓고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고 살아서 그랬나요? 세상을 혼자만의 생각으로 우물 안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생각하듯... 중국은 황궁만 담벼락이 높은 게 아니라 일반 가정집의 담장도 엄청 높습니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만리장성부터 마을마다 성으로 둘러 싸여 있고 집집이 높은 담장으로 막혀 있으니 담장의 문화인가 보네요. 중국에서 성(城)이란 단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성벽의 의미 말고도 마을을 의미하는 말이라 했나요? 어느 곳에 가니 개인 집도 성이라는 이름을 붙여놓았더군요. 담장이란 언뜻 보면 외부로부터 나를 지..
2011.11.26 -
화삐아오(华表 : 화표)
천안문으로 들어가는 문 앞을 보시면 양쪽으로 두 개의 같은 모양의 돌기둥이 있고 그 위에 개로 보이는 상상의 동물이 냉큼 올라가 앉아 있네요. 물론 천안문으로 들어가면 안에는 금수교가 있고 역시 양쪽으로 돌로 만든 비석처럼 생긴 돌기둥이 각각 좌우로 두 개 서 있습니다. 아주 말쑥하게 잘 빠진 돌기둥입니다. 그 이름을 화삐아오(华表 : 화표)라고 한다는군요. 그냥 힐끗 보고 지나칠 수 있는 그런 평범하게 보이는 돌기둥입니다. 그러나 찬찬히 살펴보면 이 또한 평범한 돌기둥이 아닙니다. 화표란 원래 대부분 다리나 궁전, 성벽 앞에 세워놓은 일종의 상징적 장식이라는군요. 일종의 건축 양식으로 보이고 중국을 대표하는 상징물 중의 하나로 보아도 무방하다고 하네요. 그 돌은 대리석과 비슷한 한백옥(漢白玉)이라는 석..
2011.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