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전은 자금성의 핵심입니다.

2011. 11. 30. 00:30중국 여행기/베이징(北京)

 

태화문은 단지 태화전으로 들어가는 문에 불과합니다.

자금성의 핵심은 바로 태화전입니다.

태화전은 자금성에서 가장 큰 목조건물이라 하네요.

어디 자금성 뿐이겠어요?

중국 내에서도 가장 큰 목조건물이라고 하네요.

 

 

태화전은 그야말로 자금성의 자존심입니다.

권력의 핵심이고 천자의 상징입니다.

3단의 단을 만들고 그 위에 전각을 얹어놓았습니다.

3단이라 함은 중국의 시각으로 중국의 황제에게만 적용되는 일입니다.

우리나라 경복궁의 근정전은 2단의 단 위에 전각을 얹어놓았습니다.

 

 

중국의 자금성을 흉내를 내 지었다는 베트남의 후에에 있는 황궁에도 태화전이 있습니다.

이곳은 2단도 아니고 1단의 단 위에 전각을 얹어놓았습니다.

 

이곳에서 황제 즉위식이 열리고 황후의 책봉을 비롯해 외국 사신의 접대, 10년마다

황제 생일잔치, 과거 시험의 전시 합격자 발표 등 주요 행사가 열린 곳입니다.

매년 원단과 동지, 황제의 생일에 많은 신하로부터 황제가 하례를 받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태화전도 처음에는 봉천전이라고 하늘을 받든다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는데

아 글쎄~ 건립 이듬해인 1421년 하늘이 벼락을 때려 불이 나 홀랑 타버렸답니다.

봉천전이라고요?

하늘을 받들었는데도 벼락으로 은혜를 돌려줍니까?

벼락 때리는 하늘을 받들어 봐야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이렇게 따지면, 그 사람들은 뻔한 답을 주지요.

정성이 부족해 하늘이 노했다고...

 

 

한 성질 하는 황제도 화가 나 20년이나 그냥 두었다가 다시 재건했는데 이번에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이자성이라는 자가 농민군을 이끌고 황제만 드나드는 오문의

가운데 문으로 들어오며 입에도 담기 어려운 황제 욕만 한 게 아니라 또 불 질러 버렸답니다.

욕을 하면 불을 지르지 말든지...

불을 지르려면 고운 말만 하던지...

왜 욕도 하고 불도 지릅니까? 나 원 참...

하늘 믿지 맙시다.

 

 

늘 배반을 밥 먹듯 일삼는 하늘보다 차라리 한족과 더불어 살아가자는 태화전이라

이름을 바꾸었더니 지금까지 멀쩡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그래요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마음이 아름다운 마음이 아니겠어요?

사람이 하늘이라 했던가요?

민심이 천심입니다.

 

 

온통 붉은색과 황금색으로 치장한 대전의 '井' 자 형 천정에는 잘 생긴 금빛 용

한 마리가 여의주를 물고 용상을 호위하는 처량한 모습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용도 이렇게 대접도 받지 못하고 호위나 서는 용으로 태어나면 인생 조진 겁니다.

중국에서 용으로 살아가는 일은 사자가 개로 살아가는 일과 같습니다.

용보다 더 용을 사랑하는 민족이 중국 사람이라고 하지만, 중국을 다니다 보니

용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용이 아니었네요.

 

 

태화전은 목조 건물로 현재 중국에 있는 가장 큰 건물이라고 합니다.

여러 번 화재도 입었고 벼락을 맞아 불에 타기도 했다니....

태화전은 그야말로 황제 즉위식 등 중요한 행사에만 사용된 중요한 곳입니다.

기와도 올려다보고 지붕 위에 잡상도 바라봅시다.

거북과 학은 장수를 바라는 마음이고 청동 항아리는 화재예방이 아니겠습니까?

 

 

태화전은 높이가 35m에 폭이 64m로 그 크기가 대단합니다.

이런 건물도 벼락을 맞아 불에 타기도 하고 농민 반란으로도 불에 타고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해 불에 타고...

좌우지간, 파란만장한 역사를 보여주는 건물입니다.

 

 

태화전을 비롯해 삼대전은 유일하게 자금성 안에서 3단의 대리석 위에 지어졌다는

것으로 그 이유는 중국에서는 기단이 있는 건물은 오직 황제가 사용하는

잘난 건물이라는 의미라 하네요.

기둥이 1,488개에 1,142개의 배수구가 용머리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비라도 퍼붓는 날이면 이곳에 있는 용의 입에서 모두 물을 토하고 있을 겁니다.

이 모습 또한 멋지게 보이겠지요?

그래서 이런 모습을 천룡 토수(天龍吐水)라 한다는군요.

쉽게 이야기하면 천마리의 하늘의 용이 단체로 물을 토하고 있다는 말이겠지요.

아마도 비 오는 날 이곳에 서서 용의 머리 모양의 장식에서 빗물이 단체로 흘러나오는

모습도 대단한 풍경이겠습니다.

 

 

태화전 오른쪽에는 해시계와 여러 동물상이 놓여 있습니다.

그 의미는 학이나 거북처럼 장수를 의미하는 게 아니겠어요?

 

 

위의 사진은 태화전 앞에 있는 거북 향로입니다.

아마도 태화전에서 공양할 때 향을 피워 신비 마케팅을 했을 겁니다.

베트남에 가면 이 두 동물을 띄어놓지 않고 학이 거북의 등을 밟고 있는 모습으로

만들어 놓았으니 베트남은 원샷으로 끝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지아리앙(嘉量)이라는 기구가 있습니다.

이것은 중국 고대의 측량 단위를 정한 것으로 5개의 단위로 이루어져 있답니다.

그러니 말(斗), 되(升) 합(合) 등의 단위의 기준입니다.

 

 

지붕은 황금색 유리로 기와를 만들어 덮었습니다.

황금색 유리 기와는 오직 황제만 사용한다 합니다만, 곡부의 대성전에 가면 예외도

있고 또 시골구석에 가면 유리 기와를 사용한 곳도 보았습니다.

나중에 보여 드리겠습니다.

 

 

황제가 기거한다고 지붕에 얹은 용머리도 볼만하네요.

그러나 이곳은 중국의 자존심 태화전 앞이니 황제만 사용하는 황금색 유리

기와라고 속아주는 척합시다.

뭐 따로 돈 들어가는 일도 아닌데 쓴 김에 팍 써버리지요.

안 그러면 쟤들 또 삐쳐요.

 

 

처마 위를 보면 황제가 있는 곳이라 잡상을 만들어 올려놓았습니다.

그 잡상의 숫자에 따라 많을수록 그 건물의 중요도가 높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이슬람 성전인 모스크의 미나렛처럼 숫자로 계급을 정하는 겁니다.

태화전은 10 존, 건청궁에는 9 존, 교태전에는 7 존의 잡상이 올려져 있습니다.

화재예방과 서열 표시라 해야 하나요?

젠장... 사람도 서열이 있고 건물에도 서열이 있네요.

 

제일 위의 잡상이 치문이라고 했으며 용왕의 아들로 바닷물을 회오리쳐 비를 내리게

한다고 믿는다는데 제일 아래부터 봉황을 탄 기봉 선인, 용, 봉황, 사자, 천마, 해마, 산예,

압어, 해태, 투우 순으로 되어 있네요.

지금이야 절의 지붕에도 냉큼 올라가는 잡상이지만, 원래 황궁 지붕에서만 올리는

것으로 잡귀를 막아준다는 의미입니다.

 

정말 잡귀만 막으면 천세, 만세 나라가 영원할까요?

그런데 모든 왕조가 멸망하는 것은 잡귀가 아니라 사람 때문입니다.

그것도 황제 자신 때문에 망했지 어디 귀신 때문이겠어요?

세상에 잡귀 때문에 망한 왕조는 하나도 없습니다.

 

 

듣는 귀신 몹시 기분이 나쁘겠어요.

귀신이 이런 말을 들었다면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하고 있네~'라고 하지 않았을까요?

정말 아무 말도 없는 귀신 핑계 대지 말고 우리 스스로 온 힘을 다해야 합니다. 

 

어떤 이는 잡상의 동물이 모두 물과 연관이 있어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 합니다.

그럼 그게 올라가 있다면 화재도 나지 말아야 하는데 지금까지 화재의 연속입니다.

그 또한 허망한 바람이지요.

 

태화전 내부에는 기둥이 72개가 있는데, 중국인이 신성하게 여긴다는 9의 배수로 만들었고

가운데 있는 기둥 6개에는 용이 승천하는 문양이 금박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나머지 기둥은 썩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붉은 옻칠을 했습니다.

 

 

6개의 기둥을 반룡금칠대주(蟠龍金漆大柱)라 하며 그 사이에 황제의 옥좌가 놓여 있습니다.

옥좌는 4.718개의 금 벽돌이 깔린 수미단이라는 대 위에 아홉 마리의 용이 새겨진

옥좌가 그 위에 있습니다.

아홉 마리의 용은 황제를 의미합니다.

반룡의 의미는 아직 승천하지 못하고 땅에 똬리를 틀고 앉아있는 용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베트남에 있는 태화전의 반룡금칠대주가 더 폼이 납니다.

보세요.

더 선명하고 반질거리고 용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지 않습니까?

살다 보니 베트남제가 중국제보다 더 좋고 폼나는 것도 볼 수 있네요.

중국은 입장료만 챙기지 도대체 청소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니다 보니 먼지가 뽀얗게 내려앉은 모습을 늘 보았으니까요.

 

 

우리가 나중에 볼 아홉 마리의 용을 조각한 구룡벽이라고도 있습니다.

태화전 안에는 기둥에도 서까래에도 벽의 장식이나 인테리어에 모두 용을 그려

넣었는데 이 태화전에만 모두 12.654마리의 용이 있다 합니다.

그런 많은 용이 황제 하나를 보필하려고 만들어 놓은 용이었지만, 한 마리의 이무기도 되지 못한

지렁이 급인 이자성에게 홀라당 타버렸다는 현실에 용은 진정 부끄럽게 생각해야 합니다.

 

 

태화전 안에 걸린 편액에는 건극수유(建極綏猷)라는 편액이 걸려 있습니다.

왜 중국사람들은 잘난 척하며 어려운 한자로 씁니까?

그리고 알지도 못하는 의미로 쓰는 겁니까?

 

건극이라는 말은 법도나 원칙을 세운다는 의미라 하는군요.

수유란 편안할 수와 꾀 유라는 의미니 건극수유라는 말은 황제는 법도를 세우고

그 법도는 민초가 편안하게 생각하는 법도여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건륭황제가 썼다고 자랑질했네요. 

 

 

황제의 옥좌는 4.718개의 금 벽돌을 쌓아 만든 수미단 위에 있고 수미단 앞으로

7단의 대리석 계단이 황제의 옥좌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황제가 여기에 앉아 정무를 볼 때 신하들은 안으로 들어올 수 없고 태화전 앞의

거대한 뜰에서 보고서를 읽고 머리를 조아렸답니다.

 

황제가 저 자리에 정좌하면 북이 일제히 울립니다.

그러면 문무 대신들은 품계에 따라 태화전을 받치고 있는 3단의 단폐(丹陛)에 서거나

조금 품계가 낮은 대신은 광장을 가득 메우고 삼고 구배(三叩九拜)를 합니다.

이는 세 번 머리를 땅에 부딪치고 아홉 번 절을 하는 행위로 가끔 충성한다고

머리가 깨지도록 땅에 헤딩하는 덜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러며 소리도 질러야죠.

천자의 아들인 황제의 만수무강을 위해 "천세 천세 천천세~"

백 년도 제대로 살지 못하는 인간에 천 년을 살라고 아부합니다. 

이곳에서 24명의 황제가 폼을 잡으며 보위에 올랐다 하더군요. 

 

 

황제의 옥좌 위 천장에는 두 마리의 용이 커다란 여의주를 두고 희롱하고 있습니다.

이 여의주를 헌원경이라 부른답니다.

그 의미는 황제가 아닌 사람이 옥좌에 앉게 되면 그 여의주가 자동으로 떨어져

옥좌에 앉은 사람을 뻑 소리 나게 보내버린답니다.

그래서 그랬나요?

이자성이 농민군을 이끌고 이곳을 점령하고 난 후 황제 즉위식을 했었다나요?

그런데 이곳에서 하지 않았답니다.

혹시 저 천장 위에 걸린 여의주가 떨어져 맞아 죽을까 봐 그랬나요? 

 

그러나 아직 그 여의주에 맞아 죽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천 년 만 년 그 자리를 지키고 싶어 꾸며낸 이야기라는 것을 황제만 모르나요?

그러면 황상의 자리를 탈취한 사람이 그 자리에 앉아 있으면

정수리가 근질거려 어찌 참았단 말입니까?

 

 

또 그 부근에는 청동으로 만든 금도금의 물 항아리를 볼 수 있습니다.

금으로 도금한 소방용 물동이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의화단 사건 때,

이곳에 난입한 사람에 의해 표면의 금을 벗겨갔다고 하네요.

그래서 지금은 볼품 사납게 남아 있습니다.

자금성 안에는 모두 308개의 항아리가 있었다는데 일본이 66개는 약탈해 갔다고 합니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남의 나라 문화재를 약탈해가는 못된

문화 약탈 대국의 나라임이 틀림없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나라가 망하는 일은 하늘에 있지 않고 황제 자신에게 있지요.

왜 공연히 하늘에다 대고 핑계를 댑니까?

민심은 천심이라 했습니다.

남편 한 사람이 집안을 편안하게 하듯이 황제 한 사람만 잘하면 세상이 아주 편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