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0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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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사흘 동안 세상을 볼 수 있다면...
10시 30분, 28 굽이의 정상을 출발하여 1시간 30분 걸린 12시에 차마 객잔에 도착했다. 아침 일찍 출발한 덕분에 너무 일찍 도착했으나 우리 부부는 더 길을 재촉하지 않고 이곳에서 오후를 즐기고 쉬며 멋진 풍광에 푹 빠져 내일 다시 길을 나서기로 결정했다. 여행이란 떠나기 위해 길을 나서는 것일까? 돌아오기 위해 나서는 걸까? 경주하듯 갈 이유도 없고 때로는 느리게 살아가는 일도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역시 차마 객잔이라 말이 객잔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지키고 있군요. 울 마눌님... 겁먹고 들어가지 못한다. 차마 객잔..... 차마고도에서 빌려온 이름 이리라. 그럼 이곳은 말들이 차를 마시며 쉬는 곳입니까? 트레킹에 지친 우리는 어찌하라고요? 이곳의 유명 음식 메뉴는 오골계 닭백숙이란다. 어디서 ..
2010.02.04 -
차마객잔으로
올라올 때는 힘들게 왔지만 내려갈 때는 즐기며 가겠습니다. 올라올 때는 위만 바라다보고 왔지만 내려갈 때는 아래도 내려다보며 가겠습니다. 올라올 때는 길만 보고 왔지만 내려갈 때는 이름 모를 야생화도 보며 가겠습니다. 산길에서도 인생의 길에서도 그리 가렵니다. 잠시 풍광에 취해 정상에서 머물다 10시 30분에 28 굽이 정상을 떠나 차마 객잔을 향해 걸어갑니다. 사실 첫날의 트레킹이 제일 힘이 들었습니다. 고도적응도 문제였고 위험해 보이는 낭떠러지 옆으로 처음 걷다 보니 무척 긴장을 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다른 사람이 힘들다고 한 곳임에도 그냥 수월하게 올라온 듯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인생의 길에서도 자기 자신이 만들어 놓은 마음의 길을 걸어갑니다. 자갈길을 만들어 놓은 사람은 평생 자갈길을 걷습니다...
2010.02.02 -
후타오샤의 하늘 냄새를 맡다.
"여보! 힘들지?" "아니! 전혀 숨도 차지 않고 다리도 아프지 않아... 당신과 함께 걸어 오히려 행복해..." "그래? 나는 숨이 많이 차. 헉헉~" "뒤에서 따라오며 당신 숨소리를 들으며 겁도 나긴 했어. 여보! 여기서는 야호~라고 한 번 소리쳐도 돼?" "아니야! 우리도 엣지있게 이곳에서는 이렇게 소리쳐보자~~" "어떻게?" "올레~~"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함인가? 아니면 佳人보다 더 체력이 좋아서일까? 불가사의한 일이다. 산이 갑자기 가팔라지며 급경사를 이룬다면 정상이 가깝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인생을 살아오며 佳人은 대부분 정상 바로 아래인 이곳에서 힘이 든다고 포기했습니다. 이게 보통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인생길에서도 마지막 정상을 눈앞에 두었을..
2010.01.30 -
후타오샤 28 굽잇길을 향하여...
11월 5일 / 여행 9일째. 佳人은 가는 길에 장애물이 나타나면 걸림돌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같은 장애물일지라도 도전하는 사람은 디딤돌이라고 생각합니다. 디딤돌로 생각하느냐,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느냐의 선택은 오직 나의 선택입니다. 지금은 걸림돌이라고 생각되는 언덕길.... 딛고 올라서면 디딤돌이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여정에도 장애로 생각되는 수많은 걸림돌이 있습니다. 이제 이런 걸림돌을 디딤돌로 만들어 두 발로 딛고 올라서면 장애가 아니라 반드시 필요하고 튼튼하여 우리 인생을 한층 업 그레이드 시켜주는 초석입니다. 이제 이곳 나시의 아침이 밝아온다. 그러나 해가 비치려면 아직도 어림없는 시간이다. 이곳은 아침해가 늦게 뜬 답니다. 태양이라고 별수 있겠습니까? 이곳까지 올라오는 데 제깟..
2010.01.25 -
나시객잔에서 꾼 나비의 꿈
진정한 친구란 서로 말을 하지 않고 산길을 걸었어도 마치 인생 최고의 이야기를 나눈 듯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많은 말을 하고 걸어왔지만, 아직도 할 말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듣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佳人은 위롱쉐산(玉龍雪山)을 바라보며 나시 객잔에서 셀프로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이 세상 어느 커피보다 몇 배나 더 향기로운 커피를.... 중국은 어디를 가나 뜨거운 물이 무료로 제공된다. 이런 산속에서 조차도... 별 다방 커피가 이리 맛이 좋을까? 콩 다방 커피가 이리 향이 좋을까.... 커피란 어느 곳에서 누구와 마시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다. 그런데 느긋하게 오후에 커피를 마시고 있는 데, 눈앞에 있는 꽃나무에 나비가 팔랑거리며 날아다닌다. 이게 꿈일까? 이 높은 산 중에 나..
2010.01.23 -
마방은 별마저도 사랑했으리라. 2010.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