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서성(67)
-
치커우(碛口 : 적구)라는 마을을 품은 황허(黃河)
이런 골목길을 걸어가면 옛날이야기가 들릴 것 같습니다. 가던 걸음 잠시 멈추고 가만히 귀 기울여 볼까요? 들리시시죠? 이제 佳人과 어느 정도 함께 하셨으면 골목길을 걸으면 담장 너머로 소리가 들려야 합니다. 아이들이 까르르 웃으며 갑자기 골목길로 뛰어나올 것만 같습니다. 헉! 정말 갑자기 아이가 뛰어나옵니다. 골목길에 뛰어나오는 아이는 명나라 때 살던 아이처럼 생각됩니다. 머리가 총명해지라고 머리카락을 앞에만 남기고 잘랐네요. "얘야! 너 명나라 때 아이지? 그렇지?" 마을은 황하를 굽어보고 그 황하로 흘러들어 가는 추수하(湫水河)라는 강을 끼고 그 언덕에 대부분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황하가 범람하면 마을도 여러 번 물에 잠기며 기슭으로 자꾸 올라가며 마을을 형성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천천..
2012.03.08 -
황하 기슭의 외딴 마을 치커우로 갑니다
10월 22일 여행 12일째 오늘은 황사가 억겁의 세월 동안 켜켜이 내려앉아 그 깊이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도 없는 황토고원에 토굴을 파고 살아간다는 마을로 찾아가 보렵니다. 사람들은 이 마을을 황허 기슭의 첫 동네라 하지만, 이곳도 민초가 모여 애환을 안고 살아갔던 그럼 마을이 아닐까요? 누구나 꿈이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사는 게 아니었나요? 비록 땅굴을 파고 척박한 토굴 속에 마련한 보금자리였지만, 이곳에 살아왔던 사람도 사랑이 있었고 가족이 있었습니다. 다만, 우리와 다른 것은 집의 구조가 다를 뿐이지 우리와 같은 36.5도의 따뜻한 피가 흐르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부부가 이곳을 찾아가는 이유는 그냥 가보고 싶어서일 뿐입니다. 아무 이유도 없습니다. 여행이란 이렇게 아무 이유도 없이 ..
2012.03.06 -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두커니 서서 길을 묻는다.
오늘은 운강석굴의 마지막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지루한 이야기를 들으시느라 무척 힘이 드셨을 것 같습니다. 이제 제20 굴을 지나면 대단한 석굴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곳을 찾은 대부분 사람은 여기까지만 보고 다시 돌아가거나 석굴 앞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공연장으로 갑니다. 물론 그 공연을 보려면 별도로 돈을 내야 합니다. 나머지 석굴 중 그나마 볼만한 게 탑굴동(塔窟洞)이라 부르는 제39 굴이 있습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탑묘굴(塔廟窟)이라고도 부른다네요. 들어가는 출입문이 아치형으로 만들었네요. 출입문 위로는 내부를 밝힐 두 개의 창문도 만들었습니다. 내부 상인방에는 인동초 문양으로 장식해 놓았습니다. 실내로 들어오면 한가운데에 6m 높이의 5층으로 만든 석탑이 우뚝 서 있네요. 삥 둘로 각 면마다 ..
2012.02.29 -
윈강석굴의 대표선수
이제 제20 굴에 왔습니다. 이곳 윈강석굴도 거의 끝나갑니다. 물론 아직 많은 석굴이 남았지만, 예술적 가치가 떨어지는 것뿐이랍니다. 제20 굴은 백불야동(白佛爺洞)이라고 부른다네요. 백불야 동이라고 띄어 읽기 발음을 정확히 하셔야 합니다. 공연히 백불 야동이라 읽으시면 순재 아저씨처럼 됩니다. 이제 이곳만 보면 나머지는 모두 무너지고 세월을 이기지 못한 안타까운 모습으로 남아있는 곳뿐입니다. 이제 이곳도 앞에 세워놓은 기둥이 무너지며 지붕이 사라지고 말았네요. 그러니 벌거벗은 모습이라고 해야 하나요? 요나라 시절에 만든 목조구조물은 전쟁을 피할 수 없었나 봅니다. 아무리 전쟁을 해도 왜 부처가 있는 곳에 불을 지르고 난리를 친답니까? 전쟁이란 이렇게 선한 민초를 야차로 만드나 봅니다. 불력의 힘도 인간..
2012.02.28 -
탁발씨 가문의 영광
이제 18 굴로 갑니다. 제18 굴은 노사나불 입상으로 입삼불동(立三佛洞)이라고 하네요. 18 굴은 효문제의 3대 선조인 세조 태무제인 탁발도를 나타낸 것이라 합니다. 탁발씨 가문은 모두 부처입니다. 집안이 모두 부처 패밀리인가 봐요. 가문의 영광이지요, 뭐~ 담요는 이렇게 탁발씨 문중을 부처로 만들어주고 북위가 불교를 국교로 삼는 딜을 성공했나 봅니다. 부처상의 크기가 대단하지요? 앉아있는 모습도 대단한데 이곳을 서 계십니다. 1500여 년 동안 앉지도 못하고 서 있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 아닐까요? 앞에서 올려다보며 사진 찍는 사람과 비교해보세요. 마치 우리가 지금 걸리버 여행기 속으로 들어온 듯하지 않습니까? 입삼불동이란 제18 굴, 제19 굴, 제20 굴을 합쳐 부르는 말입니다. 그러니 가운데 ..
2012.02.27 -
담요오굴
너무 지루하시죠? 저도 운강석굴 이야기를 이 정도에서 그만둘까도 생각 중입니다. 매일 봐야 석굴이고 그 안에는 부처만 있습니다. 이렇게 보고 다니는데 아직 성불도 못하고 있으니 모두 때려치우고 싶습니다. 득도의 길이 이리도 힘이 드나요? 그런데 살금살금 지나치려 해도 저렇게 석창을 통하여 내다보고 계십니다. 빤히 내다보시는데 어찌 모른 체 외면하고 들리지 않고 지나친단 말입니까? 손까지 들고 아는 체하면 더더욱 모른 체 외면하고 지나칠 수 없습니다. 佳人은 아직 저를 바라보면 그냥 지나칠 용기가 없습니다. 그럼 제15 굴로 들어갑니다. 제15 굴은 그나마 다른 이름이 있습니다. 만불동(萬佛洞)입니다. 千佛의 딱 열 배나 되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인해전술입니다.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만 불이라는 것도 뭐 대단..
2012.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