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후사(12)
-
만두같은 남만정벌 이야기
관우는 오늘도 수염자랑을 하고 싶어 카메라 들이대면 수염부터 만집니다. 신체 중에 가장 자신 있는 게 수염인가 봅니다. 관우의 얼짱 포인트가 수염인가요? 다시 유비 진영 유비는 황충의 의견을 따라 낙성을 공격했다가 혼쭐이 나며 인생 최대의 위기에 직면합니다. 옆에서 보니 정말 그날 유비가 숟가락 놓는지 알았어요. 아무리 전투도 변변히 하지 않은 유장의 군대지만, 그래도 창칼을 든 군사가 아니겠어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유비를 구원하는 한 줄기 빛의 역할은 작가가 장비에게 맡겼네요. 우와~ 장비가 서천으로 가는 길에서 아주 대박이 났어요. 멧돼지 같은 골통 장비가 이렇게 멋지게 그려지는 장면은 장판교에서 혼자 버티고 서서 조자룡을 쫓아오던 조조군을 꼼짝없이 돌려보낸 후 처음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사실,..
2013.10.28 -
장송의 선택
위의 사진은 누구의 모습이라 생각하세요? 소 눈깔처럼 부리부리한 눈, 털목도리 같은 턱수염. 저 자세는 바로 영정 사진 찍는 자세가 아닌가요? 오늘 영정사진 찍는 것처럼 장비가 무게 잡고 있습니다. 청두 무후사에 있는 장비 조상이 지금까지 보았던 장비 모습 중 가장 잘 어울린다 생각합니다. 다시 시간을 조금 앞으로 돌려봅니다. 왔다갔다 바쁩니다. 두서없이 여행하는 덜수 같은 佳人이라 원래 이렇습니다. 바로 이때 이웃이라고 생각한 장로의 한중이 유장이 다스리는 촉으로 진격한다는 소문이 돌고 일차 두 세력은 충돌하며 장로의 어머니인가 누가 죽었다는군요. 그러니 이제부터는 그냥 세력 간의 다툼이 아니라 원수 사이가 되는 겁니다. 장로가 이렇게 유장을 넘보는 이유는 사실, 중원의 조조가 수시로 여기 한중을 껄떡..
2013.10.26 -
꿈과 희망의 땅, 익주...
친구를 버스에 태워 어메이 산으로 보내고 모레 출발할 구채구로 가는 표를 미리 사둡니다. 모레면 15일이기에 구채구로 버스를 타고 들어가면 저녁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15일 날 들어가는 이유를 아시죠? 11월 16일부터 구채구 입장료가 220원이 80원으로 엄청나게 떨어진다는 사실... 중국의 관광지 입장료는 세계적으로도 제일 비싼 곳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중국이 관광지 입장료에서는 세상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겁니다. 구채구까지 가는 시외버스 요금이 무려 147원이나 됩니다. 워낙 많은 사람이 청두의 신남문 터미널을 출발하기에 미리 예매해 두는 게 좋을 듯합니다. 버스는 여행자에 따라 수시로 증차하는 것 같더군요. 출발 때 보면 승객이 많으니 1분 단위로 출발합니다. 청두 외에도 여러 도시에서 구..
2013.10.25 -
청두... 촉한의 시작과 끝
2012년 11월 13일 여행 26일째 오늘은 무후사를 가려고 합니다. 무후사는 삼국지 기행에 상당히 중요한 곳이라 생각합니다. 바로 삼국지의 한 축을 담당했던 촉한의 황제 유비의 무덤과 제갈공명을 모신 사당이 함께 있는 곳이니까요. 함께 여행 중인 친구는 삼국지 기행에 그리 큰 관심이 없기에 의논 끝에 오늘은 어메이 산에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워낙 독실한 불교 신자이기에 무후사보다는 아무래도 어메이 산이 더 좋을 것 같다고 추천했습니다. 아침에 바로 코앞에 있는 신남문 터미널에서 어메이 산으로 가는 버스를 태워 보내고 우리는 시간이 넉넉하기에 천천히 걸어서 시내 구경도 하며 무후사를 찾아가려고 합니다. 청두는 유비에 행운의 땅이고 꿈의 구장입니다. 제대로 연고지조차 없이 남의 운동장을 빌려 눈치나 보며..
2013.10.23 -
천하기재 제갈 량.
무후묘를 나오려는데 자꾸 눈에 밟혀 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공명이 자꾸 조금 더 머물다 가라고 하는 듯합니다. 한국 사람은 이곳을 거의 찾지 않는다고... 이만큼 나오다 다시 돌아보고... 우짜면 좋겠습니까? 그래서 조금 더 경내를 돌아다니며 두리번거리다 가렵니다. 한중이라는 지역은 그 이름은 한수라는 강의 중류에 있는 지역이라고 해 웃기지도 않게 지었지만, 유방이 여기서 힘을 몰래 키워 진창도로 나가며 중원의 항우를 제압하고 강력한 나라를 만들었는데 명수잔도, 암도진창(明修棧道, 暗渡陳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의 의미는 겉으로는 잔도를 보수하는 척하며 적을 안심시킨 후에 몰래 진창도를 통해 북진했다는 말입니다. 순수한 우리 말로는 뒤로 호박씨 까고 자빠졌다는 말이지요. 그때 만든 나라 이름이..
2013.05.18 -
정군산에서 길을 잃다.
그때의 정군산은 별로 볼 게 없었을 겁니다. 그러나 한창 단장 중이라 지금쯤이면 제법 볼 게 많은 듯합니다. 우리가 볼 게 있다고 여기를 찾아온 것은 아니기에 전혀 슬프지 않습니다. 삼국지에 나오는 많은 전투 중 정군산 전투보다 더 크고 대단했던 곳이 더 많지만, 정군산 전투가 주는 의미는 그런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일이지요. 삼국지의 하이라이트라고 하는 북벌을 위한 베이스캠프를 차리기 위해 유비가 조조의 땅이었던 한중을 집어삼키기 위한 전투를 벌였던 곳이 이곳이기에 느낌이 다른 그런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세상의 전투 중 가장 화려했다고 하는 불꽃놀이의 진수를 보여주었던 적벽대전은 또 어떻습니까? 많은 사람이 찾아가는 곳이지만, 강가 석벽에 붉은 글씨로 적벽이라는 글자뿐이 아니겠어요? 그런 것을 생..
2013.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