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송의 선택

2013. 10. 26. 08:00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위의 사진은 누구의 모습이라 생각하세요?

소 눈깔처럼 부리부리한 눈, 털목도리 같은 턱수염.

저 자세는 바로 영정 사진 찍는 자세가 아닌가요?

오늘 영정사진 찍는 것처럼 장비가 무게 잡고 있습니다.

청두 무후사에 있는 장비 조상이 지금까지 보았던 장비 모습 중 가장 잘 어울린다 생각합니다.

 

다시 시간을 조금 앞으로 돌려봅니다.

왔다갔다 바쁩니다.

두서없이 여행하는 덜수 같은 佳人이라 원래 이렇습니다.

 

바로 이때 이웃이라고 생각한 장로의 한중이 유장이 다스리는 촉으로 진격한다는

소문이 돌고 일차 두 세력은 충돌하며 장로의 어머니인가 누가 죽었다는군요.

그러니 이제부터는 그냥 세력 간의 다툼이 아니라 원수 사이가 되는 겁니다.

장로가 이렇게 유장을 넘보는 이유는 사실, 중원의 조조가 수시로 여기 한중을 껄떡거렸고

마침 아비 마등의 원수를 갚겠다고 군사를 이끌고 조조와 세게 붙었던 마초가

장로에 몸을 의탁하고 있었던 것일 겁니다.

그동안 중원에 비해 조용했던 마이너 리그가 갑자기 부산해집니다.

 

장로는 군사를 동원해 유장의 익주를 대대적으로 공격한다는 말이 들리니 유장은 우선

조조에게 도움을 청하려 사람을 보냅니다.

그냥 빈손으로 간다고요?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지요.

진귀한 보물과 가장 중요한 촉의 41주의 조감도를 들고 갑니다.

 

이 조감도는 그야말로 군사지도보다 더 정밀하고 구글 지도보다 더 많은 정보를 보여줍니다.

도로는 물론 특산물과 인구에 집이 몇 채며 어떻게 있는지도 그대로 그렸다 합니다.

지하 핵실험을 하는 벙커 속까지 표시했을 겁니다.

촉의 장송이란 자가 사신으로 위나라에 갔으나 당시 조조가 머물던 허창은 오랜 세월

평화로웠기 때문에 사치스럽고 향락에 졌어있었다 하네요.

 

사실, 이게 다 작가가 조조는 나쁘고 그 수하도 뇌물이나 밝히는 부정한 집단이고 유비는

예의 바르고 의리 있고... 그러니 선악으로 비교하기 위한 만든 일일지 모릅니다.

그동안 촉은 황제가 있는 황궁에 매년 바치는 조공조차 바치고 있지 않다가 장송이란 오만한 자를

사신이라 보내 대뜸 한중의 뒤통수를 때려달라고 하니 조조가 아닌 佳人이라도

부탁을 들어주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한중이란 지역은 조조도 썩 내키지 않는 지역이잖아요.

나중이지만, 오죽 험한 곳이면 계륵이라고 했겠어요.

 

위의 초상화가 장송입니다.

생긴 게 코미디언처럼 웃기게 생겼지만, 장송은 머리가 비상한 사람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시 한번 가만히 들여다보니 웃기는 친구 맞습니다.

장송은 조조와의 면담을 신청해도 도통 연락이 없고 나중에 뇌물을 써야 만날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되니 이미 조조는 타락의 길로 접어들었나요?

 

결국, 뇌물 덕에 면담하게 되고 면담 자리에서 조조는 그간 유장이 황제 앞으로 조공을

바치지 않은 것에 힐책부터 하며 기선제압에 문전박대하다시피 했다네요.

게다가 장송은 잘난 체 좀 하다가 면박을 당하게 됩니다.

사실 조조의 힐책은 당연한 것 아닙니까?

황제가 황제답게 살려면 지역으로 내려보낸 관리가 매년 조공을 올려야

품위유지가 되지 않겠어요?

더군다나 황제는 같은 유씨인 유장을 보냈는데 조공도 없다가 급하니 도와달라고요?

 

이게 바로 장송이 너무 잘났기에 당한 일입니다.

면박을 당하자 장송도 성질이 있어서 가지고 간 금은보화와 지도를 내놓지 않고

도로 보따리에 담아 돌아옵니다.

나중에는 조조의 심기를 건드려 몽둥이 백 대를 맞고 내침을 당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조조가 자랑하는 병법책에 관한 내용입니다.

조조는 병법에도 뛰어난 사람이기에 필생의 자랑으로 지금까지 남아있는 병법을

모두 섭렵하고 손자병법에도 주석까지 달 정도였다고 하네요.

그런 역작을 조조가 자랑하자 장송은 코웃음 치며 우리나라에는 어린아이도

그 정도의 병법은 알고 있다고 합니다.

조조는 열을 받았겠지요?

장송의 태도는 시비하러 왔지 도움을 청하기 위해 온 사람의 자세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조조가 병법책을 건네주며 내일 이야기 하자고 했더니만, 장송은 다음날

조조가 평생을 걸려 썼다는 병법책을 밤사이 잠시 훑어보고 다음날 줄줄 외워 보이더랍니다.

부끄럽지요.

누가?

조조가 말입니다.

 

그래서 조조는 열을 받아 그 병법책을 불살라버렸답니다.

그 분풀이로 장송을 개 패듯 패버렸답니다.

여자는 미인박명이라 했지만, 사내는 잘생긴 것보다 똑똑하면 당하나 봅니다.

양수도 계륵이라는 말 때문에 참수당했잖아요.

똑똑하지도 않고 잘생기지도 못한 佳人이 이리도 행복할 수가...

 

몽둥이 백 대를 때렸다고요?

어떻게 사람을 개 패듯 팼단 말입니까?

예전에 조조가 고육계에 당한 분풀이라도 했단 말입니까?

위의 사진이 지금 개 패듯 패는 모습이지요.

 

조조도 말입니다.

오군과의 적벽대전을 앞두고 누런 개라는 황개의 고육계에 당해

적벽대전에서 개망신당했잖아요.

저러다 사람 잡겠습니다.

 

누구를?

누런 개라는 황개말입니다.

아! 죄송합니다.

황개는 누런 개가 아니라 오나라 장수였습니다.

 

사람 패는 데는 장비도 둘째가라면 섭섭해하지요.

독우부터 패기 시작해 마지막 죽을 때도 수하장수를 패는 바람에 죽게 되었지요.

그러나 장송을 패는 것은 고육계가 아니라 순전히 감정적인 매였습니다.

 

그 이유가 조조는 심혈을 기울여 만든 맹덕신서라는 병법책은 장송은 우리 동네에서는 아이도

아는 이야기라고 하는 바람에 극도의 흥분상태에서 내린 처벌이었을 겁니다.

그렇게 심혈을 기울여 만든 책을 장송이 한마디 했다고 팽하고 삐쳐서 태워버렸다 했나요?

 

매를 맞고 속 좋은 사람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게 바로 그 아래 형주에 밍기적거리며 버티기에 들어간 유비 생각이 나고

바로 아픈 것도 잊어버리고 유비에게로 길을 떠납니다.

유비라면 유장과는 종친 관계로 오히려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이는 익주를 떠날 때 법정과 상의한 일로 차선책이었지요.

 

그러나 공명은 이미 이런 일을 알고 멀리까지 나와 극진하게 장송을 모십니다.

아니.. 조조에게 내침을 당하고 형주로 온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한쪽에서 매를 맞고 또 다른 곳에서는 이런 칙사대접을 받으니 장송의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이런 지도자라면 미래가 암울한 유장이 다스리는 익주보다는 사람대접 하는 유비가 다스리는 게

훨씬 낮겠다는 마음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일 겁니다.

극진한 접대에 장송은 뻑~ 소리 나게 가며 유비에게 촉으로 들어오기를 간청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작가의 손놀림에 당한 겁니다.

유비는 서천을 먹기 위해 비열하리만치 준비하고 있었고 조조는 당시 상황에 맞게

야단친 것을 작가는 마치 유비는 선이고 조조는 악이라고 생각하게 글을 써내려 갔잖아요.

사실, 유비가 더 나쁜 사람이 아니겠어요?

발톱을 숨기고 교언영색을 하는 표리부동한 사람 말입니다.

 

장송이 서천으로 군사를 이끌고 들어와 도와주는 척하며

서천을 관리해달라고 부탁하자 물론, 유비는 또 뺍니다.

왜?

그래야 역시 유비라고 더 소문이 나니까.

유비가 뺐다고 해 먹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나중에 다 먹으면서 늘 뺍니다.

점수도 따고 실속도 챙기는 아주 음흉하고 고약한 사내였나 봅니다.

 

안 된다고 하자 오히려 촉의 사신인 장송이 더 몸이 달아 애원합니다.

"천하는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라 백성 모두의 천하이옵니다.

그래서 덕을 갖춘 유황숙과도 같은 사람이 다스려야 하옵니다."라고 애원하지요.

사실 작가가 조금 오버했다고 봐도 되겠네요.

 

처음 만난 사람이 접대했다고 이렇게 주군을 배신하는 장송은 인간도 아니지요.

이 이야기는 사실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천하의 백성이 유비의 성품을 어찌 알았으며 유비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도

작가가 꾸민 이야기가 아니겠어요?

천하를 대상으로 대권후보에 관한 여론조사 한 것도 아니잖아요.

나관중은 웃기는 사람인가 봐요~

사실 유비를 따르는 인재나 민초의 숫자가 가장 적었습니다.

 

우짜면 좋겠습니까?

오히려 사신이 제 발로 걸어와 촉을 바치겠다고 합니다.

형주의 군사를 이끌고 촉으로 들어와 나라를 세우며 어떻겠냐고 국가 특급 비밀에 속하는

촉 41주의 조감도까지 바칩니다.

천하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들여다보는 공명에는 이 조감도는 현미경으로 보는 일이기도 하지요.

 

물론, 촉의 내부에서는 찬반 양쪽으로 나뉘어 끝장토론이 벌어졌지만, 늘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TV에서도 결론 없는 토론을 왜 100분 토론이니 끝장토론이니 하며 시간만 끕니까?

명쾌한 결론이 나는 것을 보셨어요?

 

결국, 그 유비는 그가 셋집에 살았지만 늘 주인 행세하며 살았던 형주와 인근 성은

공명, 관우, 장비, 조자룡에게 맡기고 방통을 군사로 삼아 5만의 정예병을 이끌고 황충과 함께

촉으로 향함으로 유비의 원대한 천하 통일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을 떼게 되었지요.

이게 촉으로는 여우 피하려다 호랑이 끌어들인 꼴이지요.

 

여기서 유비가 수하 장수 중 이름이 널리 알려진 관우, 장비, 조자룡을 공명과 함께 남기며

유장을 안심시키는 전략은 전문가적인 전략이라 봐야 합니다.

그러나 황충과 위연이 이끌고 올라간 5만의 정예병은 오래도록 전쟁판에서 닳고 닳은

전문 싸움꾼들이 아니겠어요?

오나라와 다투며 수전을 배웠고 조조에게는 산전에 평야전은 물론,

공성전까지 섭렵했던 병사가 아닌가요?

그리고 천하기재인 리틀 공명이라는 방통까지...

 

이때 유비가 말을 타고 떠나며 佳人에 뭐라 했는지 아세요?

"이런 게~ 유비 스타일~"

맞아요.

이런 식으로 우유부단하게 하는 스타일이 바로 유비 스타일이지요.

명분도 세우고 실리도 취한다고 하지만, 천하를 품으려는 자가 할 행동은 아니지요.

 

여기에서 우리는 작가가 얼마나 유비를 미화하는지 알 수 있지요.

사실, 촉으로 군사를 이끌고 들어가는 일은 이미 몇 번이나 공명이 이야기했지요.

이미 남의 땅인 형주에 머물며 요 핑게 저 핑게 대며 뻔뻔하게 살 때는 언제고

공명이 촉을 삼키자 할 때는 인척이니 대의에 맞지 않는다고 버티는 행위는 또 뭡니까?

 

오나라 처지에서 보면 바퀴벌레보다도 더 징그러워했잖아요. 그쵸?

아주 가증스러운 말장난입니다.

그때 손권이 佳人에 한 말이 지구가 멸망해도 살아남는 게 바퀴벌레와

유비뿐이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촉으로 군사를 몰고 들어가는 계기도 사신으로 온 장송이 애걸복걸하게 만들고 들어가

주인행세를 하는 계기도 촉의 내분과 부성과 낙성에서의 전투를 촉이 조장하게 하였으며

절대로 유비는 자의적으로 촉을 넘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만들어 갔다는 점입니다.

아까운 방통이 자신의 목숨을 유비를 위해 버리면서까지 말입니다.

 

그런데 유비가 군사를 이끌고 서천으로 들어간다는 뉴스를 보고 이미 손권은

유비를 향해 더럽고 추잡한 놈이라고 일갈했습니다.

그 시커먼 속셈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을 유비는 군자인 척 혼자만 잘난 체 하며 살았다는 말이겠네요.

 

이 모든 문제는 서천의 잘못임을 만들기 위해 많은 사건을 만들었다는 점이지요.

여행이란 이렇게 혼자만의 생각으로 그 유명한 삼국지라는 소설도 뒤집어

혼자만의 생각을 하며 다닐 수 있는 겁니다.

왜?

재미있으니까요.

 

유비는 절대로 나쁜 마음을 먹지 않았는데 자꾸 서천에서 도발하게 글이 전개됩니다.

사실 맨날 싸움질로 세월을 보낸 유비의 군사와 한 번도 전투를 해보지 못한 서천의 군사와

맞닥들여 싸운다면 누가 보더라도 어린애 팔목 비틀기가 아니겠어요?

놀부가 호박에 말뚝박고 빨래에 똥칠하는 것보다 더 재미있고 쉽습니다.

그래도 작가는 낙봉파라는 험로를 만들고 날로 먹는 쉬운 싸움이 아니었다고 공연히

공명과 지혜를 다투는 봉추를 희생양으로 삼습니다.

 

그래요.

죽은 봉추는 유비를 영웅으로 만들기 위해 죽인 겁니다.

그것도 서른여섯의 한창나이에 말입니다.

봉추!

죽은 자네만 불쌍하게 뽕~ 됐네~

 

그래도 극적으로 멋진 그림을 만들기 위해 전투다운 전투도 해보지 못한 서천군사를

산악전에 능하다고 미화하고...

그렇게 능한 군사를 지니고 왜 유장은 한중의 군사의 공격에 벌벌 떨며 유비를 불러들였을까요?

당시 낙봉파 입구에 도착했을 때 봉추 옆에는 디지게 머리 나쁜 위연이 함께 했으며

위연이 산세를 바라보고 첫마디가 "군사! 혹시 매복이 있지 않을까요?" 했던 곳인데...

이렇게 신나게 싸움 장면을 만들어 가는 겁니다.

佳人도 낙봉파에 가보았지만, 매복이나 하고 산세도 험한 곳이 절대로 아니었습니다.

 

사실 한중의 군대가 유비가 진을 쳤던 가맹관에 재차 침공했다는데 왜 뒤로 돌아

촉의 심장인 청두로 군사를 몰고 가는 겁니까?

좌우지간 싸움이 쉽지 않았다고 부성의 유비군과 낙성의 촉군 사이에 싸움이 쉽지

않았다고 했지만, 이미 이 전투는 천하 삼분을 위한 애피타이저라고 봐야 하지 않겠어요?

 

재능으로 따진다면 둘째가라면 슬퍼할 봉추를 죽인 것은 공명을 더 돋보이기 위한 작가의

의도이고 그 난관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공명을 만들기 위한 마케팅전략이 아닐까요?

이리하여 공명이 형주를 떠나 유비에게 오게 합니다.

그러면 형주는 봉추에게 맡기고 진작 처음부터 따라와서 전투를 승리로 이끌지

왜 봉추만 죽였느냐고요.

 

장비는 지금의 중경인 파군을 거쳐 낙성으로 들어가고 공명은 조자룡과 함께 배를 타고

가릉강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관우에게는 팔자(八字) 수비법을 알려주며 그렇게만 수비하면 아무 일이 없을 거라고 하며...

그러면 왜 처음부터 그렇게 하지 봉추가 죽은 후에 그렇게 하느냐 이 말입니다.

 

그래도 이 경로를 따라 올라가던 장비가 평소와는 다르게 머리도 쓰고

덕도 베푸는 장면이 만들어집니다.

장비가 머리를 썼다는 말은 헤딩했다는 말이 아니라 꾀를 냈다는 말입니다.

여러분께서도 오해없으시길 바랍니다.

 

바로 파성의 엄안과의 대치와 전투장면을...

장비!

평소 장군답지 않게 작가가 왜 그리 멋지게 당신을 그려주었는지 모르겠소!

그 이유는 이제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조금은 멋져 보이라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조조가 장송을 외면한 일은 조조 인생의 가장 큰 오점입니다.

순간의 선택이 천하 통일을 물거품으로 만들었습니다.

만약, 조조가 이때 장송의 제안대로 유장을 도와 장송을 쳤더라면 유비는 익주로 들어올 수 없었기에

형주에만 남아 영원한 마이너 리그에만 있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