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희망의 땅, 익주...

2013. 10. 25. 08:00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친구를 버스에 태워 어메이 산으로 보내고 모레 출발할 구채구로 가는 표를 미리 사둡니다.

모레면 15일이기에 구채구로 버스를 타고 들어가면 저녁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15일 날 들어가는 이유를 아시죠?

11월 16일부터 구채구 입장료가 220원이 80원으로 엄청나게 떨어진다는 사실...

중국의 관광지 입장료는 세계적으로도 제일 비싼 곳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중국이 관광지 입장료에서는 세상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겁니다.

 

구채구까지 가는 시외버스 요금이 무려 147원이나 됩니다.

워낙 많은 사람이 청두의 신남문 터미널을 출발하기에 미리 예매해 두는 게 좋을 듯합니다.

버스는 여행자에 따라 수시로 증차하는 것 같더군요.

출발 때 보면 승객이 많으니 1분 단위로 출발합니다.

 

청두 외에도 여러 도시에서 구채구로 들어가지만, 차편이 하루에 한 번 있거나 손님이 없거나 적으면

비수기에는 버스가 다니지 않기도 하답니다.

그러니 구채구를 갈 사람은 대부분 이곳 신남문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나 봅니다.

거리가 434km라 하니 서울 부산간 보다도 더 먼 거리를 버스만 타고 이동해야 합니다.

 

진을 뺀다고요?

다른 분은 무척 힘든 여정이 되겠지만, 우리 부부는 이런 장거리를 버스로 이동한다 해도

그 또한 여행이라 생각하기에 무척 즐기며 갑니다.

그리고 우리와는 다른 풍경과 사는 모습을 차창을 통해 내다보는 일도 정말 즐겁기도 하고요.

 

우리는 무후사를 향하여 걷기 시작합니다.

어제 만난 미국인이 알려준 데로 먼저 쓰촨대학부터 보려고 합니다.

우선 지도부터 먼저 보고 출발하렵니다.

 

지도를 보시면 숙소를 떠나 서쪽으로 가면 쓰촨 대학이 있어 대학 캠퍼스부터 구경하고 무후사를 갑니다.

무후사를 본 후 그 옆의 진리 거리를 구경하고 아래 보이는 티베탄 거리를 걸어보렵니다.

청두라는 곳이 위치상 티베트와는 대체로 가까이(?) 있기 때문에 티베트인들의 유입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창 밖을 보니 역시 오늘은 촉나라의 개가 짖지 않고 조용할 것 같습니다.

늘 이런 날씨 속에 산다면 이곳 사람의 건강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날씨도 적응되면 괜찮으려나요?

 

티베탄 거리도 미국인이 알려주었습니다.

그곳에 가면 무척 경비가 삼엄해 많은 경찰이 2인 1조로 순찰을 다니지만, 중국의 경찰은 미국 경찰과는 달리

총을 휴대하지 않아 아주 안전하니 마음껏 구경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 미국인은 아는 것도 많습니다.

 

그리고 티베탄 거리를 본 후 인민공원을 가려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어디나 공원이 제법 넓고 잘 꾸며 놓았기에 잠시 생각도 정리하고 쉬었다 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게 얼마나 순진하고 어리석을 생각인지 알게 되었네요.

 

그다음 가까운 곳에 있다는 꽌샹즈라는 골목을 구경하려 합니다.

여기까지 순전히 우리 부부는 두 발로만 걸어 다닐 생각입니다.

그리고 돌아올 때는 시내버스를 타고 숙소로 오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이렇게 걸어 다니며 기웃거리기를 좋아합니다.

오늘은 친구마저 어메이 산으로 갔기에 부담 없이 걸어서만 다닐 수 있잖아요,

걷다가 힘들면 쉬었다 가면 되고 더는 갈 수 없다고 생각하면 다시 돌아오면 되니까요.

 

이렇게 우리 부부의 여행은 우리 체력에 맞게 다니다 힘들면 거기까지입니다.

왜?

여행이 우리 능력껏 해야지 능력을 벗어난 여행은 극기훈련과도 같은 힘든 일이잖아요.

공연히 능력에 벗어난 여행을 하다 탈이라도 나면 그것은 아니한 만 못하잖아요.

 

이렇게 하루를 두 발로 투어를 해보려 계획하고 출발합니다.

차를 타지 않고 순전히 걸어서만 다니기에 두 발로 걷는 여행인 두발로 투어랍니다.

자.. 이제 두 발로 출발입니다.

 

미국인은 쓰촨대학에 가면 아주 옛날 건물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우리가 동양문화나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미국인을 통해 들었으니 얼마나 순진한지 모르겠어요.

그게 견해의 차이라는 것을 안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입니다.

미국인의 눈에는 그게 아주 오래된 건물로 보였나 봅니다.

그냥 최근에 지은 고풍스러운 모양일 뿐이었습니다.

 

그 건물은 옛날 풍의 건물로 전혀 시간이 경과하지 않은 그런 건물이었습니다.

무늬만 옛 모습이지 최신건물이 아닙니까?

같은 건물을 보아도 동서양의 차이는 이렇게 다르나 봅니다.

우리가 보면 척 하고 압니다.

 

그럼 걸어가며 잠시 다시 유비가 활동했던 그 시대로 돌아가 봅니다.

처음 유비가 삼고초려를 한다고 공명을 찾아갔을 때 공명이 유비에게 알려준 노하우가 무엇인지 기억해 보시면

유비의 겉과 속이 다른 말장난을 어린아이도 알 수 있습니다.

 

유비는 그 자리에서 공명의 천하 통일의 방법을 듣고 고기가 물을 만났다고 바로 그 자리에서

공명을 군사로 채용했잖아요.

수어지교라 했던가요?

이 말은 유비는 공명의 말이라면 "무조건 무조건이야~"를 노래하겠다는 말이잖아요. 

유비에게는 그날 공명의 말이 하늘의 가르침이라고 느꼈을 겁니다.

눈 앞이 밝아지며 쌍무지개 뜨는 꽃밭으로 들어가는 꿈을 꾸었을 겁니다.

 

그때 천하를 도모하려면 우선 형주를 차지해야 한다고 해 오나라가 돌려달라고 매번 요구했지만,

요핑게 조핑게 대며 돌려주지 않다가 끝내 관우가 죽은 후에야 오나라 영토로 편입되었습니다.

사실 세 나라 중 제일 허약체질인 유비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있을 곳조차도 없는 딱한 신세였으니 어쩌겠어요.

 

그래! 언제까지 남의 집 처마 아래서 비를 피하시렵니까?

내 집을 짓던가 아니면 우산이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 우산이 바로 서천인걸...

이미 공명은 유비에게 쪽집개 과외를 했는 걸요.

 

형주 버티기에 성공하면 공명의 제안 하나는 이루어지는 셈이고 그다음이 바로 여기 서천입니다.

여기야말로 프랜차이즈도 없이 떠돌이로 살던 유비가 근거지로 삼을 수 있고 천하를 도모할 수 있는

계획인 천하 삼분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약속의 땅인 셈입니다.

청두에는 천부 광장이라고 있습니다.

이는 천부지국(天府之國)이라는 말에서 나온 말이 아니겠어요?

하늘에서 내려준 나라 말입니다.

촉은 농토가 다른 곳에 비해 넓지는 않으나 다른 나라가 넘보기 어려운 지형으로 이 지역은 바로 땅이

기름지고 물산이 풍부한 곳에 있었기에 그렇게 불렀나 봅니다.

 

그것도 종친이라 못 먹겠다는 정치적인 쇼로 빼는 척 발언을 하니 봉추가 열 받아 자신의 목숨을 던지며

빌미를 제공해주었잖아요.

방통이 빨리 익주를 치자고 했을 때 유비는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난들 왜 익주가 탐나지 않겠느냐?"고

하며 말입니다.

어차피 역사는 승자의 역사인데 그냥 삼켜버리면 될 텐데, 아까운 인재인 봉추를 왜 죽입니까?

봉추가 봉입니까?

봉이 맞습니다.

그것도 날개조차 제대로 펴지 못하고 이카루스의 꿈처럼 허망하게 삼국지연의에서 단역으로만 출연하고...

 

만약, 봉추가 말한 대로 그냥 눈 딱 감고 익주를 접수했더라면 하늘이 내린 공명과 쌍벽을 이룬다

는 천하의 기재인 봉추도 죽이지 않고 그의 지혜를 빌려 천하 대업을 이루었을지 모릅니다.

이래서 유비의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찌질이라는 별명이 붙어있는지 모르겠어요.

공명과 방통을 쌍두마차로 앞세웠다면 사마 중달 정도는 아침 해장 깜 아니겠어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한실을 복원하고 천하를 다시 유 서방의 나라로 만들기 위해 유비는 일어섰지만, 무른 성격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유비야 종친이기에 한실 재건에 목숨을 걸었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은 왜 남 팥죽 쑤는데 옆에서 식은땀을 흘렸죠?

그게 유 서방의 나라든 조 서방의 나라든...

손 서방의 나라면 또 어떻습니까?

그 많은 사람중에 공명은 빼고 말입니다.

공명은 사실 유비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우고 천하통일을 도모한 야망가였는지 모릅니다.

그동안 혼자 익힌 수많은 기술을 실전에 실험한 야망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