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기/산서성(山西省)(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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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공사(쉬앤콩쓰 : 悬空寺)에 오르면 누구나 신선이 됩니다.
현공사는 북위 때인 6세기경 항산 금룡구라는 절벽에 처음 지어진 이후 금. 명, 청 3대에 걸쳐 보수하고 재건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합니다. 우리나라는 순수한 불교사원만 있지만, 중국은 이렇게 여러 종교가 한 곳에 모여 비장의 카드를 감추고 있다가 이게 아니면 저것을 꺼내 들 패를 지녔나 봅니다. 독채면 어떻고 전세면 어떻습니까? 여기처럼 한 지붕 세 가족도 있는걸요. 뭐 어떻습니까? 목적을 위해 아무나 바쁘지 않은 신이 먼저 나타나 도와주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1.500년간이나 절벽에 매달려 지내며 소원을 비는데 아무리 돌아앉은 부처라도 미소 한 번 지어주지 않겠어요? 자꾸 도와달라 조르면 이방 저방을 옮겨 다니며 소원을 들어주어야 하는데 방과 방 사이를 오고 가는데도 찌릿찌릿할 겝니다. 그러니 차..
2012.02.13 -
통하였느냐?
현공사의 회랑이나 구름다리는 구도자나 참배자만 다니기 위해 만든 게 아닙니다. 그 안에 모셔놓은 부처와 공자 그리고 도교의 모든 신을 서로 연결하는 고리입니다. 어디 사람과 사람, 그리고 신과 신만 연결하는 고리겠어요? 이곳은 아울러 중생을 신의 세계로 사바세계와 천상의 세계를 이어주는 그런 역할을 하는 다리라 보아야 할 겁니다. 한마디로 서로 통하게 하는 그런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곳에 오른 덜수도 세상과, 신과, 그리고 하늘과 通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만약, 여기를 올라 세상과 통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조금은 있는 사람일 겁니다. 그곳에서 내려다본 사바세계는 미물에 불과합니다. 처마 끝에 걸린 용머리는 하늘을 향해 포효하고 낭창 한 팔작지붕에 황금색 기와로 멋을 내고 ..
2012.02.11 -
추녀 끝에 걸린 풍경은 바람이 불지 않으면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항산 북쪽의 산허리에 달아매 놓은 천 년 사찰이 있습니다. 아래서 올려다보면 마치 성냥개비로 기둥을 만들어 받혀놓은 듯합니다. 만약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오르기라도 하면 과연 지탱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그 절은 수직 절벽에 구멍을 파고 그 구멍 속으로 기둥을 횡으로 끼워 넣고 그 위에 건물을 올린 형태이기에 그러다 보니 무게가 제법 나가는 대들보나 기둥의 숫자를 줄이고 심지어 누각은 창문마저 만들지 않았습니다. 문짝을 만들지 않은 이유는 무게도 줄일 뿐 아니라 바람이 불면 걸리지 말고 그냥 지나가라는 의미지 싶은데 그러나 처마는 무척 멋을 내어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좁은 공간에 위로 겹쳐 건물을 만들다 보니 위에서 아래 건물의 지붕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기에 용마루나 올..
2012.02.10 -
쉬앤콩쓰(悬空寺 : 현공사)는 천상의 세상이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며 오른쪽 절벽 위를 바라봅니다. 현공사는 절벽 가운데 마치 제비집처럼 걸려 있습니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보통 사람의 생각으로는 살아가기 어려운 곳인가 봅니다. 사찰마저도 서커스의 원리를 도입했나 봅니다. 중국은 참 재미있는 나라입니다. 쉬앤콩쓰(悬空寺 : 현공사)는 그 이름처럼 공중에 매달린 듯한 이상한 모습과 기이한 형태와 위험해 보이는 건물로 중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어느 건물에 뒤지지 않을 겁니다. 이름처럼 독특한 사찰인 현공사는 뒤로는 절벽이 있어 마치 병풍을 등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위로는 금방 무너져 내릴 듯한 바위를 머리에 이고 있고 발아래로는 아찔한 모습을 하고 공중에 매달려 있는 형상입니다. 정말 취향도 난해하네요. 중국을 다니다 보면 잔도라고 부르는 절벽에 걸친 ..
2012.02.09 -
공중견불(空中見佛)
우선 먼저 이백부터 먼저 만나보렵니다. 이백이라 함은 唐代에 제법 이름깨나 날린 명 시인이 아니겠습니까? 먼저 눈에 띄는 게 "장관(壯觀)"이라는 두 글자입니다. 당나라 개원 23년인 735년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이 친히 쓴 것이라 하네요. 나이 34살에 이백이 이곳에 배낭여행 왔다가 현공사의 모습을 보고 잠시 혼절했다가 정신을 차린 후 생각난 단어가 바로 장관이었기에 이런 글을 남겼다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 장관이라는 글을 자세히 보면 壯이란 글자 옆에 점 하나가 더 있습니다. 壯이란 글자 오른쪽에 점이 보이시죠? 물어보나 마나 너무 멋진 모습이라 강조하려고 그리했다 하겠지요. 저도 이제 중국을 어느 정도 돌아다니다 보니 말하지 않아도 눈치로 아는 처지가 되었네요. 이백..
2012.02.08 -
하늘에 걸린 절 쉬앤콩쓰(悬空寺 : 현공사)
10월 19일 여행 9일째 아침에 일어나니 이부자리 서늘하다. 어제 뜬 달 창문밖에 아직도 걸렸는데... 나그네 가는 길이 오늘은 어디일까? 파르르 떠는 나뭇가지 창틀사이로 보이 누나. 오늘은 현공사를 갈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먼 곳부터 다녀오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되어 현공사로 결정했네요. 우리 부부는 물론 대중교통을 이용해 다녀오렵니다. 여행사 투어를 따라가면 당연히 저렴하고 편케 다녀올 수 있지만, 함께 움직인다는 게 자유스럽지 못하고 내가 더 오래 보고 싶은 곳에 혼자 오래도록 머무를 수 없잖아요. 그래서 시내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가 시외버스로 갈아타고 다녀오렵니다. 하늘에 걸린 절이라는 쉬엔콩쓰, 항산 현공사(悬空寺)는 항산 18 경(景) 중의 으뜸이라 합니다. 현공사는 원래 지금 다퉁 시내인 ..
2012.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