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기/산서성(山西省)(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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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모두 부처입니다.
오늘은 제4 굴부터 보려고 합니다. 4 굴은 너무하네요. 볼 게 없습니다. 얼마나 많이 망가져버렸으면 석굴 이름마저 없고 그냥 넘버 4입니다. 아무리 못났더라도 이름이나 지어주지 너무한 것 아닙니까?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있으면 나와보라 하세요. 세상에 태어나 이름조차 없다면 얼마나 슬픈 일이겠어요. 하물며 부처도 잘나야 대접받는 세상인가 봅니다. 이곳은 관광객마저 외면하고 그냥 지나칩니다. 그래도 우리 부부야 그리할 수 없지요. 혹시 다 부서져버렸을지도 모르는 부처라도 만나면 손이라도 잡아드리렵니다. 하나의 출입문에 양쪽으로 두 개의 창문을 만든 곳입니다. 부처란 그래도 멋을 부려야 사람이 찾아오고 주변에 얼쩡거리지 여기처럼 초라한 모습으로 숨어 있으면 중생마저 무시하고 그냥 지나칩니다. ..
2012.02.20 -
윈강석굴의 부처와 만남은 예정된 일이었습니다.
入佛知見이라는 현판이 걸린 문으로 들어왔습니다. 열고(開), 보여서(示), 깨닫게(悟) 하신 다음 들어가게(入) 하셔서 부처의 지혜를 배우라는 말이 아닐까요? 이미 문을 통과했으니 시작이 반이라고 반은 지혜를 배운 듯합니다. 그러니 지금 佳人은 속세에서 부처의 세상으로 발을 들이민 셈입니다. 이미 佳人의 삶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기분입니다. 저기 나뭇가지 너머로 미소를 머금은 부처가 佳人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네요. 지금 부처와 佳人의 만남은 이미 1500년 전에 예정된 일이었습니다. 처음 석불을 만든 사람은 1500년 후 佳人과의 만남을 알고 있었고 또 여러분께서 佳人이 올린 사진과 여행기를 통해 만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모든 인연이란 이렇게 시공을 초월해 예정되어 있기에 운명적으로 만..
2012.02.18 -
어느 가을날의 윈강스쿠(云岗石窟 :운강석굴).
윈강석굴(云岗石窟 : 운강석굴)은 중국의 3대 석굴 중 하나이며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 등록되어 있으며 3대 석굴 중 이곳과 뤄양의 롱먼(龍門 : 용문)석굴은 모두 북위 시대의 작품으로 아마도 북위 사람들은 석굴 파는 재주가 취미생활의 하나인지, 생활의 일부분이었는지 좌우지간 남달랐던 모양이네요. 그러나 나머지 하나인 둔황 막고굴의 불상들은 이곳과는 달리 흙으로 빚어 만든 소조불(塑造佛)이라는 게 다른 점이라네요.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이렇게 후손에 물려주어 유물로 보존하게 하면 그게 정답이지요. 오늘부터 며칠동안 佳人과 함께 어느 가을날 아름다운 가을의 전설을 들으러 운강석굴로 가 보시렵니까?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곳은 佳人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뤄양의 용문석굴보다 훨씬 뛰어난 곳이었습니다..
2012.02.17 -
시내버스로 운강석굴 찾아가기.
10월 20일 여행 10일째 여행을 하다보니 면 잠이 적어지나 보네요. 이른 새벽에 몇 번 깨어나며 더는 잠이 오지 않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구시렁거립니다. 어제는 멀리 떨어진 쉬앤콩쓰를 다녀왔으니 마음이 느긋해집니다. 오늘은 가까운 윈강스쿠(원강석굴)를 갔다가 오후에 다퉁 박물관과 선화사나 다녀올까 합니다. 어제 오전까지는 날씨가 좋아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지만, 어제 오후부터 하늘이 컴컴해지며 빗방울마저 조금씩 뿌려대네요. 중국 내륙의 겨울 날씨인 안개가 잔뜩 끼고 비가 자주 내리는 날이 돌아갈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아마도 이곳 동쪽을 가로막고 있는 태항산맥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오늘도 운무로 세상이 덮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죽하면 촉견폐일이라는 말도 있습니까? 이 ..
2012.02.16 -
다통(大同 : 대동) 구룡벽
다통(大同)이라는 곳... 무엇이 그렇게 크게 같았을까요? 이 도시는 산서성에서는 북쪽에 자리한 두 번째로 큰 도시라고 합니다. 중국에서 오래된 도시라고 해봐야 번데기 앞에 주름잡기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다퉁은 398년 북위의 도성이 되며 북방의 중심도시로 발달하게 된 곳이라 봐야 하며 그러다 보니 볼 게 많은 곳이지요. 우리가 이번 여행을 생각하며 어디로 갈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게 한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다통은 가장 중국스러운 여행지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절벽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걸려있는 현공사라는 절... 자비로운 부처님의 미소가 있다는 윈강석굴... 그리고 북위가 수도로 삼으며 건설했다는 평성... 우리 부부의 눈을 휘어잡아 버렸지요. 또한, 북경에서 멀지 않고 더군다나 북경에서..
2012.02.15 -
하는 일이 즐겁다면 그곳은 낙원입니다.
이제 현공사를 모두 보았습니다. 터덜터덜 다퉁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네요. 워낙 작은 곳이라 모두 돌아보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이곳이 볼 게 없다는 뜻은 아닐 겁니다. 지금까지 사진으로만 보았던 현공사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무척 많은 생각을 하며 다녔습니다. 현공사란 그 이름만으로도 우리에게 놀라움을 주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걸어 나오다 아쉬워 잠시 뒤를 돌아봅니다. 현공사를 올려다보니 지금은 이미 많은 사람이 밀어닥쳐 고속도로 정체처럼 가다 서다를 반복합니다. 우리는 조금 이른 시간에 이곳에 왔기에 저렇게 기다리며 올라가지는 않았습니다. 저게 사람 구경이지 어디 생각이나 하며 신선을 만날 수 있겠어요? 신선 중의 하나는 틀림없이 안전을 책..
2012.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