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정사 영산암(鳳停寺 靈山庵)

2022. 10. 21. 04:00금수강산 대한민국/경상북도

이제 봉정사 대웅전 오른쪽 언덕 위에 보이는 영산암(靈山庵)으로 갑니다.

오르는 길은 돌계단을 만들었네요.

예전에는 봉정사와 영산암 사이에 작은 계곡이 있었으나 지금은 계곡을 메우고

계단을 설치해 개울을 건너는 운치 있는 길 맛이 아니네요.

 

영산암은 봉정사의 작고 아담한 암자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라는 영화를 촬영한 곳이라고

유명세를 탄다고 하네요,

그 영화 말고도 위의 사진에 보이는 드라마 "나랏 말싸미"도 촬영한 곳이라고 하네요.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왼쪽에 우화루라고 쓴 누각 양식의 문이 보입니다.

이 문을 통해 마당에 들어서면 나무들이 잘 가꾸어져 마치 아름답게 꾸민

오래된 종갓집 마당에 들어선 듯 아늑한 느낌을 받습니다.

 

원래 이 누각형 출입문은 극락전 앞에 있다가 이곳으로 옮겨진 것이라고 하네요.

그 모습이 아까 봉정사 대웅전으로 들어서기 위해 만세루라는 누각 형태의 누마루를 보았기에

생소하지 않고 많이 본 듯한 느낌에 빠질 수 있네요.

 

우화루(雨花樓)라는 이름은 석가모니가 영축산에서 법화경을 처음 설법할 때

하늘에서 꽃비가 내렸다고 하여 우화루라고 한다네요.

요즈음 벚꽃이 떨어질 때가 되면 바람에 벚꽃이 날리는 모습이 바로 우화(雨花)가 아닐는지요.

 

이곳에는 모두 5동의 크고 작은 건물이 있답니다.

이 건물들은 마치 중국의 사합원처럼 가운데 정원을 두고 삥 둘러 ㅁ자 형태로 있네요.

 

가운데 보이는 바위와 소나무는 정말 잘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역시 한국의 나무답게 소나무가 아주 멋집니다.

마치 마음의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함을 이곳을 찾은 사람에게 안겨주네요.

 

정원 가운데를 비록 그냥 돌을 막 쌓은 듯한 모습이지만,

오히려 이런 모습이 더 친근한 느낌이 들게 하네요.

정면에 보이는 나한전도 그냥 돌로 막 쌓았지만, 정갈한 기단 위에 법당이 있고,

양쪽에 요사채가 있어 전체로 ㅁ자 공간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염화실과 나한전 사이에 삼성각이 있네요.

그런데 삼성각의 크기가 무척 작습니다.

그래서 더 친근한 느낌이 드나 봅니다.

 

서쪽에 있는 염화실과 송암당은 요사채로 사용 중인가 봅니다.

여기도 대웅전과 같이 빛바랜 단청이 보이네요.

영산암의 건물들은 공간 전체가 짜임새를 지니면서

이처럼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네요.

 

잠시 뒤를 돌아보면 우리가 들어온 문 위로 대청마루 형식의 강당이 보입니다.

이곳을 다향실이라고 부르나 보네요.

여기서 찬 한 잔 마시고 가면 좋겠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코로나로 인해 출입할 수 없도록

막아두었고 우화루는 위의 사진에 보듯이 좁은 복도로 연결되어 오고 갈 수 있는데, 

그 아슬아슬한 연결 또한 매우 흥미롭네요.

 

본래 영산암은 봉정사와의 사이에 계곡을 두고 떨어져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위의 사진에 보듯이 메워버려 운치가 예전만 못하지 싶습니다.

영화 촬영지로 소문이 나며 많은 관광객이 모여들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계곡을 메우고 대웅전 옆으로 작은 주차장까지 만들어 버렸답니다.

 

봉정사 대웅전 옆으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석조여래좌상이 있습니다.

원래 안동 월곡면 미질동에서 발견된 것인데 부근의 안정사라는 절에서 보관하고 있었답니다.

안동댐이 건설되며 안정사가 수몰되었기에 이곳으로 옮겨왔다고 합니다.

통일신라시대인 9세기경에 만든 것으로 본다고 합니다.

 

사진 몇 장 더 보며 봉정사와 영산암 구경을 마칩니다.

 

천등산 봉정사 영산암 위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