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부인(6)
-
한단(邯鄲) 츠시엔(磁縣) 가는 길
2012년 10월 24일 여행 6일째 우리 부부는 삼국지 기행을 떠나기 전에 잠시 워밍업을 끝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주 오래된 삼국지에 등장했던 마을을 찾아갑니다. 옛날에는 업(邺)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마을입니다. 그 마을은 지금은 폐허나 마찬가지로 모두 사라져버렸지만, 업성유지(邺城遺址)라는 아주 유명한 곳으로 이 마을은 현재 한단(邯鄲)시에 속한 아주 작은 마을로 임장현 자현(磁县: 츠시엔)이라고 하는 곳에 있는 마을입니다. 베이징에서 업성유지가 있는 츠시엔(磁县 : 자현)이라는 곳으로 가는 기차가 하루에 딱 두 편만 있는 작은 시골입니다. 물론 츠시엔이라는 작은 마을 위와 아래로 버스로도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 한단이라는 도시와 안양이라는 도시가 있기에 서지 않고 통과하는 기차는 수도 셀 수 없..
2013.01.09 -
여불위 열전 6 - 이화접목(移花接木)
어제 이야기는 자초 이인이 여불위의 애첩이었던 조희를 희롱하다 현장에서 딱 걸려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던 이야기까지 했지요? 정말 진나라 공자의 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지금까지 어두컴컴한 골방에서만 지냈던 자초가 아니겠어요? 그래도 꼴에 용의 국물이 조금 흐른 황금 혈통이라고 했는데... 모처럼 위의 사진 속에 보이는 위에량산에 뜬 달처럼 아름다운 조희를 본 순간 순간적으로 참지 못하고 그만 선을 넘고 말았습니다. 그런 자초가 산해진미에 향이 좋은 술까지 마련된 곳에서 천하의 미인 조희를 보는 순간 이성을 잃고 뻑 소리 나게 가버린 사건은 자초만 야단칠 일이 아니겠지요. 혈통만 좋으면 무엇하나요? 인간의 본성은 혈통과는 아무 관계가 없잖아요. 아무리 골방에 처박혀 지냈어도 그래도 피가 끓고 왕성한 욕..
2009.10.12 -
여불위 열전 5 - 조희와 자초의 운명적 만남
진나라 왕궁에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여불위는 자초 이인이 있는 한단으로 돌아옵니다. 여불위는 그동안 비즈니스 경과도 이야기하고 앞으로의 계획도 상의할 겸 자초를 자기 집으로 불러 거하게 연회를 열게 됩니다. 술자리가 무르익자 여불위는 주변의 무희나 연주자를 모두 물리고 그 자리에 자신의 애첩인 조희를 부릅니다. 그런데 두 사람의 사업에 관한 대화에 여불위는 왜 자기가 가장 아끼는 애첩을 불렀을까요? 두 사람의 만남이 바로 중국 역사상 최초의 통일국가가 탄생하는 계기가 됩니다. 그 자리에서 술을 마시다가 자초는 조희를 보고 한눈에 뻑! 소리 나게 반하고 맙니다. 조희라면 한단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미색과 재주를 겸비한 푸로 페셔널이 아닙니까? 그런데 하물며 촌닭보다 더 촌스러운 아마추어 자초 이인이..
2009.10.10 -
여불위 열전 4 - 색쇠이애이(色衰而愛弛)
지금까지 매우 성공적으로 일이 진행됩니다. 이제부터 미리 세워 온 머릿속의 마지막 전략을 본격적으로 진행합니다. 역시 여불위는 타고난 장사꾼입니다. 그동안 장사를 다니며 거친 사내들과 장사하느라 육두문자만 주로 사용했는데 여불위는 화양 부인을 향하여 오랜만에 문자를 써서 말을 합니다. "색쇠이애이(色衰而愛弛)..." 좋은 말입니다. 문자를 써서 이야기하면 같은 말이라도 더 그럴 듯 하지요? 앗!!! 佳人의 실수! 이 말은 중국어니까 중국인에게는 어려운 문자가 아니라 그냥 말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밑줄 좌아아아악~ 그어주어야 합니다. 장삿군으로 육두문자만 지껄이던 여불위는 이 5글자를 외우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당시의 기록에는 이렇게 쓰여 있더군요. “以色事人者(이색사인자) 色衰而愛弛(색쇠이애이) 以色事..
2009.10.08 -
여불위 열전 3 - 이제부터 우리는 원 팀(One Team)입니다.
여불위는 자초 이인과의 대화에서 충분히 기선제압을 했고 분위기도 자기 쪽으로 가져왔기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기 위한 분위기는 충분히 마련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하인들에게 술상을 가져오라 합니다. 일단, 상대의 기를 꺾고 기선을 제압했으니 이번에는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상대를 다루는 것이 여불위만의 대화의 기술입니다. 여불위 수하가 준비해온 저 술병과 잔은 예전에 궁에서만 사용하던 고가 수입품으로 애지중지 소중하게 관리했는데 여불위는 그냥 일회용처럼 휴대용을 들고 다니나 봅니다. 코쟁이 나라인 서양 궁궐에서나 유행하고 사용한다는 바로 그 술병과 술잔입니다. 이제 술이 몇 순배 돌아가고 난 후 대권을 향한 브리핑이 시작되었습니다. 술이 돌고 나니 역시 분위기가 훨씬 편해졌습니다. 브리..
2009.10.06 -
여불위 열전 - 여불위(呂不韋)와 자초(子楚) 이인의 만남
"장사란 이문을 남기는 게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이 말은 [상도]라는 책에서 만상 도방 홍득주가 임상옥에게 한 말입니다. 쉬운 장사 이야기를 무척 철학적이고 심오하게 풀이했네요. 그 심오한 말을 오늘부터 고민합니다. 정말 장사를 통해 이문을 남기는 것보다 사람을 먼저 남겨 장사로써 취할 수 있는 이익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이익을 남겼던 인물이 바로 여불위라는 사람이지요. 장사꾼 중의 장사꾼인 여불위(呂不韋)라는 사람에 대하여 사마천이 쓴 사기에 어려운 글로 기록했지만, 오늘부터 佳人의 수준으로 다운그레이드 하여 슬쩍 눈요기나 하며 구경하려 합니다. 사마천이라는 인물은 중국의 기원으로 보는 한족의 나라 한나라 때 태어난 역사학자입니다. 황제 측근으로 기록을 담당했던 부친인 사마담의 영향으로..
2009.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