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량(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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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외무도(心外無刀)
심외무도(心外無刀)라는 글이 새겨진 석비가 보입니다. 이곳은 유명한 삼국지연의에 나온 곳으로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제갈량이 삼국통일을 주도하다가 죽음을 맞이했던 오장원이라는 곳에 새워진 석비입니다.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힘은 칼이 아니라 진심을 다하는 마음뿐이라는 의미로 무력으로 상대를 설득하기보다는 진솔한 마음으로 대하는 일이라는 의미겠지요. 물론, 제갈량은 무인이 아니기에 굳이 칼을 들고 나설 이유는 없었지 싶습니다. 위의 사진은 유비가 죽은 후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생각해 군사를 이끌고 위나라를 치기 위해 출발할 때 유선에게 남긴 출사표라는 글입니다.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여러 대목에서 보면 칼을 들고 나선 일은 없었고 세 치 혀로 상대를 염장 질러 죽인 일은 주유를 비롯해 휘하 장수였던 위연의 ..
2024.04.17 -
한소열황제지릉(漢昭烈皇帝之陵)
이제 유비의 묘 혜릉(惠陵)으로 갑니다. 봉토의 높이가 12m이고 묘지의 벽 둘레가 183m나 된답니다. 진수의 삼국지에서는 223년 8월에 백제성에서 숨을 거둔지 넉 달 만에 이곳으로 옮겨 매장하였다고 기록했으며 감 부인과 오 부인도 이곳에 함께 합장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릉전투에서 대패를 하고 바로 익주로 돌아오지 못한 것은 아마도 부끄러움 때문이었을 겁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출진을 말렸습니까? 원래 성공하면 소신이고 실패하면 똥고집인 게 현실이지요. 유비는 산전수전 다 겪은 영웅이라 생각하고 나라의 기둥뿌리까지 빠질 정도로 많은 군사와 식량으로 오나라로 나갔지만, 서생출신인 어린 육손에게 무참하리만치 깨졌으니 어찌 다시 여기로 돌아올 수 있었겠어요. 공명원을 벗어나 그 옆의 문으로 나갑니다. 중..
2013.11.05 -
삼의묘에서 만나 삼 형제.
이제 그 뒤에 있는 공명의 사당으로 넘어갑니다. 공명은 당시 천하를 웃고 울게 한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워낙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미리 알고 있었기에 삶이 무료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인데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미래를 읽은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역지사지했던 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현판에 명수우주(名垂宇宙)라고 쓴 겁니까? 천지간도 부족해 공명의 재기는 이제 우주로 뻗어 나가나 봅니다. 드디어 공명의 이름이 이제는 우주까지 드리우나 봅니다. 그럼 공명은 외계인이라는 말이에요? 어쩐지 우리 같은 사람은 이해하기 힘든 신출귀몰한 능력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중국인의 호방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편액이군요? 호방은 뻥이라는 말과는 동의어입니다. 그러니 호방이라고 쓰고 뻥이라고 읽어야..
2013.11.01 -
출사표... 그것은 다른 의미인가요?
무후사. 여기로 걸어오며 오만가지 상념에 빠져보았습니다. 이렇게 혼자 하는 여행은 생각마저 자유롭습니다. 물론, 여러분이 읽기에는 너무 엉뚱한 이야기라서 당황스럽겠지만.... 이제 무후사 입구에 도착했네요. 우리에게 무후사라고 알려진 이곳은 사실 촉한의 황제 유비의 무덤입니다. 대문 입구에 걸린 편액이 무후사가 아니고 한소열묘라고 되어있죠? 그렇습니다. 여기는 유비와 공명의 사당이 함께 있는 곳입니다. 살아서 수어지교(水漁之交)라고 하더니만 죽어서도 이렇게 함께 지냅니다. 왜 후세 사람은 황제의 무덤을 황제의 무덤이라 부르지 않고 그의 신하였던 공명의 시호를 딴 무후사라 부를까요? 유비를 찌질이라고 생각해서일까요? 유비는 살아생전 군자라 했는데 그게 가식적인 인물이라는 말일까요? 그래도 여기 무덤은 기본..
2013.10.29 -
왜 삼국지입니까?
오늘은 잠시 쉬어가고 싶습니다. 여행도 그렇지만, 이야기도 말입니다. 이렇게 여행하다 보니 제대로 하고 있나 걱정도 되고... 너무 앞만 보고 다니다 보면 정말 중요한 일을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 체력적으로도 그렇지만, 정신적으로도 피곤해질 수 있는 게 정신없는 여행이 아닐까요? 佳人의 이번 여행의 주제가 삼국지 기행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여행하며 이야기를 쓰다 보니 정말 주제파악도 하지 못하고 주제넘은 제목을 붙였습니다. 여행지도 그렇고 내용 또한 부실하기에 차마 창피해 얼굴을 들기조차 어렵네요. 읽는 분의 넓은 아량을 부탁합니다. 이렇게 잠시 숨을 고르며 생각해보니 정말 중요한 사실을 알아버렸습니다. 지금까지 함께하며 격려해주신 모든 분에게는 무척 죄송스러운 이야기입니다. 적어도 이런 테마를 가지고..
2013.09.24 -
천하 삼분지계가 시작된 곳
삼국지의 시작은 도원결의부터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사실상의 주인공이 이 세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이 세 사람으로는 삼국지라는 소설이 2%가 아니라 98%가 부족합니다. 뭐가요? 재미가 말입니다. 부락산 입구에 가면 어마어마하게 큰 동상이 도원삼결의라는 이름으로 우뚝 서있습니다. 도원삼결의. 참 좋은 말입니다. 지켜지기가 쉽지는 않은 약속이지만, 그러나 이 말은 그 의미가 다른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날한시에 죽겠다는 단순한 의미보다는 말입니다. 인간이란 원래 결점이 많은 동물이죠. 그 부족한 결점을 서로 보완하고 도와줌으로 하나의 완성된 인격체로 나가자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되며 의형제란 상징적인 관계를 맺은 세 사람은 결국,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살아가자는 약속일지 모릅니다. 미엔양..
2013.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