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외무도(心外無刀)

2024. 4. 17. 04:00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발길 머물렀던 곳

 

심외무도(心外無刀)라는 글이 새겨진 석비가 보입니다.

이곳은 유명한 삼국지연의에 나온 곳으로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제갈량이

삼국통일을 주도하다가 죽음을 맞이했던 오장원이라는 곳에 새워진 석비입니다.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힘은 칼이 아니라 진심을 다하는 마음뿐이라는 의미로

무력으로 상대를 설득하기보다는 진솔한 마음으로 대하는 일이라는 의미겠지요.

물론, 제갈량은 무인이 아니기에 굳이 칼을 들고 나설 이유는 없었지 싶습니다.

위의 사진은 유비가 죽은 후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생각해 군사를 이끌고 위나라를

치기 위해 출발할 때  유선에게 남긴 출사표라는 글입니다.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여러 대목에서 보면 칼을 들고 나선 일은 없었고 세 치 혀로

상대를 염장 질러 죽인 일은 주유를 비롯해 휘하 장수였던 위연의 역심을 미리 알고

호두교에서 마대의 칼을 맞고 죽은 일이며 많기도 합니다.

 

 

삼고초려(三顧草廬)라는 사자성어로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대목입니다.

이렇게 유비는 공명을 모시기 위해 세 번이나 공명이 머물고 있는 오두막을 찾아갔던

일화에서 나온 말로 이렇게 먼 길을 군사로 모시기 위해 원가도 많이 들었는데....

47살의 유비가 27살의 공명을 모시기 위해 말입니다.

 

 

이 일로 공명은 유비의 정성에 감읍해 평생을 견마지로를 다하며 귀천할 때까지

열심히 달리다가 결국, 과로산 한 곳이 이곳 오장원입니다.

그때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공명은 유비에게 천하를 셋으로 나눈다는 천하삼분지계의

융중대책을 설명했다지요.

 

 

오장원에 세운 사당의 정면을 바라보니 편액이 눈길을 끄네요.

오장추풍(五丈秋風)이라...

오장원의 가을바람....

네, 참 멋진 말입니다.

공명의 마음을 꼭 집어낸 듯한 말이잖아요. 그쵸?

이렇게 오장원에서 가을바람이 부는 날 귀천(歸天)했던 사람이 제갈량이지요.

이렇게 추풍은 제갈량의 목숨만 걷어간 게 아니라 삼국통일의 꿈마저 가져가버렸습니다.

 

 

학우선을 들었다고 누구나 제갈량이 될 수 있겠습니까?
지금 우리 정치권에서는 가슴속에 상대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보다

칼을 품고 사는 사람이 많은 듯합니다.
제갈량이 좌우명으로 삼았다는 심외무도(心外無刀)라는 글을 오늘 생각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