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삼국지입니까?

2013. 9. 24. 08:00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오늘은 잠시 쉬어가고 싶습니다.

여행도 그렇지만, 이야기도 말입니다.

이렇게 여행하다 보니 제대로 하고 있나 걱정도 되고...

너무 앞만 보고 다니다 보면 정말 중요한 일을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

체력적으로도 그렇지만, 정신적으로도 피곤해질 수 있는 게 정신없는 여행이 아닐까요?

 

佳人의 이번 여행의 주제가 삼국지 기행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여행하며 이야기를 쓰다 보니 정말 주제파악도 하지 못하고 주제넘은 제목을 붙였습니다.

여행지도 그렇고 내용 또한 부실하기에 차마 창피해 얼굴을 들기조차 어렵네요.

읽는 분의 넓은 아량을 부탁합니다.

 

이렇게 잠시 숨을 고르며 생각해보니 정말 중요한 사실을 알아버렸습니다.

지금까지 함께하며 격려해주신 모든 분에게는 무척 죄송스러운 이야기입니다.

적어도 이런 테마를 가지고 여행하려면 제대로 된 계획과 삼국지에 정통한 내용으로 이야기해야

하는데... 모든 내용이 틀린 부분도 많고 또 혼자의 생각만으로 글을 쓰고 있다는 점입니다.

 

삼국지도 어린 시절 읽었던 것을 토대로 막연히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삼국지의 무대 중

몇 곳이 있길래 문득 환상에 빠져 건방지게 삼국지 기행이라 하며 다녔네요.

엎드려 용서를 빕니다. 

혹시 다음에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책도 제대로 읽고 삼국지를 좋아하시는 분과 함께

제대로 지역을 찾아가며 구경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삼국지라는 소설

이는 위, 촉, 오 세 나라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삼국지가 아닙니다.

조조가 그랬습니다.

서로 대등한 위치에서만이 나라로 인정하고 싶다고요.

 

세 나라의 대표선수는 조조, 손권, 유비라 할 수 있지만, 조조를 제외하고

두 사람은 황제에 올랐던 사람이라 조조는 무척 섭섭했을 겁니다.

조조가 능력이 모자라 황제에 오르지 않았나요?

조조 입장에서는 미친놈들이라 욕했을 겁니다.

조조는 즉을때까지 영원한 이인자로 살았습니다.

진정, 천하를 욕심낸 사람은 누구일까요?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당시 위, 촉, 오 세 나라의 자료를 보고 가겠습니다.

면적이며 인구 그리고 이들이 가장 중요시했던 병사의 수를 보면

세 나라의 차별화에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조조는 삼국지가 아니라 1.7국지라는 이야기를 했나 봅니다.

네...

조조의 지적이 정확했습니다.

 

특히 군사 수를 보세요.

얘네들 툭하면 100만대군이라 하던데...

촉한은 인구가 100만도 되지 않는 작은 나라가 아니겠어요?

 

삼국지를 읽다 보면 누구나 공명을 좋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욕심도 없어 보이고 모든 일에 치우침도 없고...

게다가 미래를 내다보는 신기한 신통력을 지닌 사람으로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사실, 佳人도 공명을 무척 좋아합니다.

 

관우의 상징은 수염과 붉은 얼굴, 그리고 청룡언월도가 아닐까요?

물론 그 관우의 상징이라는 청룡언월도는 순전히 작가가 만든 상상의 무기였다네요.

당시는 그런 칼을 사용했던 시기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하나 더 있네요.

바로 적토마로군요.

비록 조조로부터 받아 조조가 마련해준 거처에서 도망 나올 때 반납하지 않고

도망치듯 야반도주할 때 필요했던 게 적토마겠죠.

이를 후세 사람은 천리주단기라고 표현하기도 하더군요.

이렇게 사람마다 특징이 있어 그 사람을 대표하는 모습이 있습니다.

 

공명의 신출귀몰한 신비는 어디서 왔을까요?

바로 학우선이 아닐까요?

학우선 한번 흔들면 동풍이 불었고...

학우선 두 번 저으면 적국의 군사가 추풍낙엽처럼 사라졌습니다.

 

위의 사진은 청두 무후사에서 본 공명의 인형입니다.

공명에서 제일 탐나는 게 바로 저 학우선입니다.

지혜의 샘처럼 저 학우선에서 공명의 전술이 나왔고 지혜가 샘솟았을 겁니다.

 

그런데...

위의 사진에 보이는 이게 공명의 참모습이라면 공명은 전혀 호감이 가지 않은

무척 간사하게 생긴 사내였나 봅니다.

검객 사무라이도 아니고 어찌 이렇게 만든단 말입니까?

기생 오라비의 모습입니까?

왜?

왜?

너무 심한 듯해 오늘은 왜라는 단어를 두 번 사용했습니다.

여러분은 어찌 보십니까?

 

이게 어디 후덕하고 영리한 사람으로 보이세요?

아무리 훑어봐도 청소년기에 껌이나 짝짝 소리 내 씹고 똘마니들과 하굣길 골목에 숨어서 담배나

피우고 저학년이 지나가면 침이나 탁탁 뱉으며 갚을 의사도 전혀 없으면서 돈 좀 빌려달라고 했던

그런 사람의 모습이 아닌가요?

 

만약 공명이 다시 환생해 이 인형의 모습을 보았다면 뭐라고 했을까요?

얼른 거울 앞으로 달려가 자신을 비춰보며 젠장! 내가 느끼하게 생긴

기생 오라비냐고 할 것 아니겠어요?

한량으로 살며 밍월이라는 기생집에 술과 음식이나 축내며 살아가는 기생살이 하는 딱 그런 타입니다.

가끔 품위 유지비라는 용돈도 얻어가며 말입니다.

 

오늘 공명의 새로운 모습을 보았습니다.

공명도 가끔 선비처럼 고귀한 삶만 살지 않고 파격적으로 이렇게 껌이나 씹고 다리를 건들거리고

침이나 뱉으며 살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늘 반듯한 자세로 살다 보면 스트레스도 쌓이니까요.

오늘은 공명의 다른 면을 본 것 같습니다.

 

그 옆에 장비를 코믹하게 그린 그림이 있네요.

마치 동네 치킨집 아저씨처럼 생겼습니다.

삼겹살집 아저씨인가요?

우리의 이웃처럼 무척 친근한 느낌이 듭니다.

오늘은 그냥 주절거렸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조조야 승복하고 싶지 않겠지만, 삼국지는 삼국의 이야기가 맞습니다.

나라란 크기나 인구로만 따져서는 안 되는 일이지요.

스스로 홀로서기에 성공하면 그게 하나의 국가로 존중받아야 하지 않겠어요?

오늘은 그냥 태클도 걸고 싶고 트집 잡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누구가 때로는 갑자기 껌도 씹고 싶고 다리도 건들거리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그쵸?

공명도 속마음으로는 그런 삶을 꿈꾸었을지 모릅니다.

佳人도 때로는 그렇게 껌도 씹고 다리도 건들거리고 싶습니다.

정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