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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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원문 공성전
어제 이어 오늘은 장비가 머리를 쓴 이야기부터 시작하렵니다. 장비는 병사들에게 지시해 성벽 부근의 산에 올라 나뭇가지 치기와 풀을 베라고 했답니다. 전투를 하다말고 이 무슨 해괴한 짓입니까? 멀리 성벽 위에서 엄안이 바라보니 전쟁을 준비하는 병사가 갑자기 풀을 베고 나뭇가지를 치는 그 모습이 괴이하게 생각돼 염탐꾼을 나무 베는 자 속에 끼어들게 해 장비 진영 안으로 들여보냈더니 나뭇가지 치기와 풀을 벤 이유가 이곳을 포기하고 낙성으로 가는 우회 길을 내고 있더랍니다. 당시는 이렇게 우리 군사가 상대 군사 속으로 슬쩍 묻어들어가도 알지 못했다 합니다. 이러면 안 되잖아요. 엄안이 지키는 이유가 장비의 발목을 잡아 놓고 먼저 들어간 유비의 군사를 그쪽에 있는 자기편이 무자비하게 공략해 섬멸하려는 목적인데 장..
2014.04.12 -
장비의 파성(巴城)전투
여기 충칭의 조천문 광장 앞은 장강과 가릉강이 만나는 합류지점입니다. 이 모습도 충칭의 명소 중 한 곳이라죠? 물길을 따라 그 옛날 중원에서 장강을 따라 서천으로 들어가는 첫걸음이 여기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며 유비가 삼분 천하를 위해 이 길로 올라갔을 것이고 그리고 유비의 마지막 꿈이 육손의 화공으로 불살라질 때도 이 길로 나와 장강을 따라 동쪽으로 나아갔지요. 바로 여기가 유비에게는 꿈과 희망의 입구였고 좌절의 출구였나 봅니다. 지금 충칭이 이런 비탈에 있으면서도 인구가 많은 이유가 바로 이런 지리적인 이점이 있기 때문이지요. 이제 홍애동을 나와 큰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이곳 충칭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찾아가려고 합니다. 어제저녁에 시내버스를 타고 이 길로 오면서 길가에 세운 표지판에 얼핏 태..
2014.04.05 -
촉한으로 가는 출발점 강주(충칭)
홍애동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합니다. 여기 홍애동은 그 높이가 75m 정도로 상당히 높은 건물군입니다. 계단을 이용해 걸어 오른다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처음 모르고 걸어 올랐지만, 여기저기 구경하다 보니 건물 안으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는 겁니다. 공연히 아침부터 다리 힘 빼고 다녔네요. 홍애동은 상가건물이기에 엘리베이터가 여러 대 운행합니다. 이곳에 올라 앞을 바라다 보면 쓰촨에서 흘러오는 가릉강이 보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저곳 오른쪽 끝이 바로 장강삼협으로 떠나는 유람선 선착장입니다. 여기서 떠나는 배는 대부분 밤에 떠나는가 봅니다. 저녁노을이라도 물들면 이 또한 멋진 광경이 아닐까요? 어제 이야기를 계속하렵니다. 유비가 유장을 돕겠다는 명분으로 군사를 이끌고 떠날 때, 군사로는 ..
2014.03.29 -
삼의묘에서 만나 삼 형제.
이제 그 뒤에 있는 공명의 사당으로 넘어갑니다. 공명은 당시 천하를 웃고 울게 한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워낙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미리 알고 있었기에 삶이 무료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인데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미래를 읽은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역지사지했던 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현판에 명수우주(名垂宇宙)라고 쓴 겁니까? 천지간도 부족해 공명의 재기는 이제 우주로 뻗어 나가나 봅니다. 드디어 공명의 이름이 이제는 우주까지 드리우나 봅니다. 그럼 공명은 외계인이라는 말이에요? 어쩐지 우리 같은 사람은 이해하기 힘든 신출귀몰한 능력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중국인의 호방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편액이군요? 호방은 뻥이라는 말과는 동의어입니다. 그러니 호방이라고 쓰고 뻥이라고 읽어야..
2013.11.01 -
장송의 선택
위의 사진은 누구의 모습이라 생각하세요? 소 눈깔처럼 부리부리한 눈, 털목도리 같은 턱수염. 저 자세는 바로 영정 사진 찍는 자세가 아닌가요? 오늘 영정사진 찍는 것처럼 장비가 무게 잡고 있습니다. 청두 무후사에 있는 장비 조상이 지금까지 보았던 장비 모습 중 가장 잘 어울린다 생각합니다. 다시 시간을 조금 앞으로 돌려봅니다. 왔다갔다 바쁩니다. 두서없이 여행하는 덜수 같은 佳人이라 원래 이렇습니다. 바로 이때 이웃이라고 생각한 장로의 한중이 유장이 다스리는 촉으로 진격한다는 소문이 돌고 일차 두 세력은 충돌하며 장로의 어머니인가 누가 죽었다는군요. 그러니 이제부터는 그냥 세력 간의 다툼이 아니라 원수 사이가 되는 겁니다. 장로가 이렇게 유장을 넘보는 이유는 사실, 중원의 조조가 수시로 여기 한중을 껄떡..
2013.10.26 -
성도... 그곳은 촉한의 고향.
드디어 유비의 프랜차이즈라는 청두에 도착했습니다. 청두는 우리나라 사람이 제법 많이 찾는 여행지라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이곳의 여행정보는 넘쳐난다고 봐도 되겠네요.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는 여느 여행자처럼 구채구를 가려는 목적입니다. 물론 구채구는 청두뿐 아니라 우리가 며칠 전 들렸던 광위엔이나 미엔양에서도 가는 교통편이 있습니다. 이번 여행의 테마가 삼국지 기행이라 했지만, 사실 삼국지에 대해 쥐뿔도 모르며 다니는 중입니다. 원래 목적은 구채구를 가려고 준비하다 이곳이 유비의 프랜차이즈고 여기서 북벌을 출발한 곳이라 손님 호객하려고 삼국지 기행이라고 멋진 이름을 붙여보았습니다. 그러나 여기 청두가 구채구 여행의 베이스캠프나 마찬가지로 편리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청두에 온 다른 목적 하나는 여기가 유..
2013.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