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명원(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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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왕부(恭王府)로 갑니다.
원명원을 보고 입구로 나오니 오후 2시가 가까이 되었네요. 그러니 4시간 하고도 30분을 원명원 안을 구경하며 돌아다녔다는 말이겠네요. 남문 정문으로 나와 아침에 올 때 탔던 버스를 탑니다. 중국은 같은 번호의 노선을 다니는 시내버스가 갈 때와 올 때의 길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문제로 여러 번 곤란을 겪었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군요. 좌우지간 버스에 올라 우리가 갈 곳인 공왕부를 찍은 스마트폰을 안내양에게 보여주니 어디에선가 내리라 합니다. 그곳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호국사라는 정류장에 내려 그냥 방향을 잡고 걷습니다. 우리 여행은 그냥 걷는 것도 여행이라 생각하기에 시내에서는 대부분 걷기를 즐깁니다. 사람마다 여행 스타일이 모두 다르기에 자기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다니면 되는 게 아..
2012.12.29 -
원명원, 대수법과 관수볍
서양루(西洋樓)는 원명원에서 가장 멋진 핵심 볼거리일 듯하네요. 이곳은 입장료가 15원입니다. 그러나 들어올 때 통표를 끊었으면 여기는 그냥 들어올 수 있습니다. 반표가 10원이니 무척 효율적입니다. 서양루 경구는 유럽풍의 건축물을 본떠 만든 지역으로 전성기에는 10여 채의 건축물이 이곳에 있었다는데 이곳 건축물 대부분은 이탈리아 건축가인 주세페 카스틸리오네의 작품이라 합니다. 그가 환생해 지금 이런 폐허의 모습을 바라본다면 무척 슬퍼할 것 같습니다. 해안당(海晏堂)이라는 멋진 건축물을 보고 그다음 유적으로 갑니다. 그 뒤에는 분수로 보낼 물을 저장했던 물탱크였던 축수지(蓄水池)라는 유적입니다. 용도가 물 저장 탱크라 생긴 게 역시 다른 유적과는 달리 단순하게 생겼습니다. 외관상 동서방향에서 보면 2층으..
2012.12.28 -
원명원,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이제 해기취를 모두 보고 이번에는 바로 해기취 북쪽에 있는 미궁이라고도 부르는 황화진(黃花陳)으로 갑니다. 중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팔괘진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황실 정원에 있다고 이름조차 폼 나게 황화진(黃花陳)이니 미궁이니 붙였을 것 같습니다. 가운데 정자 하나가 있고 그 정자를 향해 들어가는 길은 미로로 꾸며 놓았네요. 해기취를 구경하고 뒤로 돌아서 나오다 보면 아까 본 국화꽃 문양의 작은 분수가 있고 계속 그 길을 걸어나오면, 바로 앞에 보입니다. 여기는 우리가 어렸을 때 자주 했던 퍼즐 놀이가 바로 이런 놀이였습니다. 우리는 그림 위에서 했고 여기는 직접 몸으로 한다는 점이 다르겠네요. 우선 모형으로 먼저 보셔야 제대로 황화진의 모습을 짐작하실 것 같습니다. 한가운데 백옥으로 지은 예쁜..
2012.12.27 -
해기취(諧奇趣). 원명원의 폐허
오늘은 서양루 안을 더 자세히 살펴보렵니다. 그 이유는 그냥 둘러보면 폐허로 변한 유적뿐입니다. 그러나 그냥 땅 위에 뒹굴고 있는 그 돌조각 하나하나는 모두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무나 밟고 지나가는 돌이지만, 어디 처음부터 그랬겠어요? 걷다가 우두커니 바라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물어보기도 하렵니다. 서양루라는 이름에서 알듯이 바로 서양풍의 유적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덕수궁은 서양식 건물이지요? 같은 서양식 건물이지만, 덕수궁은 우리의 조선 황제가 잠시 거처했고 여기도 청나라 황제가 잠시 거처했기에 비슷하지만, 보존은 다르네요. 바라보아 더 시리도록 아름답고... 생각하면 더 아리도록 가슴 아프고... 파란 하늘과 하얀 백옥의 조화가 오늘은 무척 곱습니다. 이런 곳이 사흘 밤낮으로 불에 타 ..
2012.12.26 -
원명원, 그 아픈 조각들
원명원을 그들은 세상 모든 정원 중 으뜸이라는 의미인 "園中之園"이라고 한다는군요. 그 넓이가 천안문 광장의 8배나 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황실 전용 정원이랍니다. 황실 전용 정원이라 하면 극소수의 사람을 위한 곳이라는 말이 아닌가요? 그렇다면 이 넓고 아름다운 곳을 몇 사람이 즐기며 돌아다닐 때 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요? 아무리 좋은 경치도 매일 보면 시큰둥하지 않을까요? 오늘은 제일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고 원명원을 상징하는 철저하게 파괴된 서양루를 보렵니다. 서양루의 위치는 위의 지도를 참고하세요. 바로 장춘원이라는 곳 위에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구주 경구에서 복해를 지나 서양루로 오는 길에 전혀 볼 게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위의 사진처럼 대부분 터만 남아 있는 그런 곳이 ..
2012.12.25 -
원명원, 이 아름다운 원림...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 10월은 늘 이렇게 청명한 날씨인가요? 작년 이맘때도 파란 하늘을 보았습니다. 오늘 정말 날씨가 좋습니다. 위의 사진은 원명원이라는 곳입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아래 단풍이 물들어 가을의 정취를 한껏 뽐내고 있습니다. 베이징 날씨도 일 년 중에 이런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계절이 있네요. 오늘도 어제에 이어 원명원을 구경하렵니다. 남문 입구를 지나 왼쪽 구주경구로 들어가는 곳에 다리 하나가 있습니다. 아주 멋진 무지개 다리네요. 여행 중 이런 곳을 걷는다는 일은 정말 즐겁고 유쾌한 일입니다. 그런데 다리가 부서진 상태로 겨우 형태만 조립해놓은 잔교(殘橋)가 있습니다. 이 잔교는 부춘당서궁(敷春堂西宮)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습니다. 1860년 원명원이 서양 오랑캐에 ..
2012.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