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바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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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세타 고원은 축복의 땅이 아니었습니다.
아침 내내 바다호스의 구시가지를 구경했네요. 바다호스는 제법 느낌이 좋았던 도시였습니다. 알카사바며 푸엔테 데 빠르마스, 즈그라피토 기법의 알타 광장 그리고 시내에 아직도 남아있는 이슬람 풍으로 지은 집 등 구경거리가 심심하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 게 입장료도 하나도 없는 곳이기에 더 좋았네요. 원래 바다호스는 스페인으로 다시 들어오기 위해 선택한 여정 중 한 곳으로 생각했기에 더 느낌이 좋았나 봅니다. 11시 45분 숙소 체크아웃을 하고 배낭을 챙겨 천천히 걸어서 버스 터미널로 갑니다. 숙소에서 터미널을 물어보니 천천히 걸어서 30분이면 충분하다고 하기에 걸어서 갑니다. 오늘 갈 곳은 바로 카세레스라는 중세의 도시입니다. 카세레스에서 일박하고 먼저 피사로의 고향인 트루히요로 이동해 구경한 후 아침 일찍..
2015.07.10 -
에스트레마두라 지방의 바다호스(Badajoz)
승용차를 타고 오며 그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바다호스라는 지명이 한국인에게는 무척 쉽게 이해되고 기억된다고 했습니다. 요즈음 백 주부 표현으로 "어때유? 여러분도 참 쉽쥬?" 바다라는 단어와 호스는 호수라는 단어의 의미를 이야기하니 바다(Bada)라는 말은 그들 언어로 거울이라고 하는데 거울처럼 맑은 사람이 사는 곳일까요? 그래서 어리숙한 동양의 늙은 부부 여행자를 위해 선업을 베풀었을까요? 우리가 방문한 바다호스는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온 곳입니다. 단지, 포르투갈에서 스페인으로 들어오는 길목이고 시간상 이곳에서 하루를 묵고 에스트레마두라로 가야 하기에 들린 곳입니다. 리스본에서 스페인 에스트레마두라 지방으로 들어가는 길목이 바로 여기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시내 구경을 하다 보니 상상 ..
2015.06.30 -
엘바스 그리고 포르투갈을 떠나며
위의 문 이름은 푸에르타 데 빠르마스(Puerta de Palmas)라고 야자나 종려의 문이라고 해야 할까요? 과디아나 강을 가로질러 놓인 옛 다리를 건너 바다호스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그러니 저 문의 의미는 스페인 땅으로 걸어 들어간다는 의미가 아니겠어요? 바로 우리가 오늘 포르투갈에서 스페인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선택한 루트가 포르투갈에서 바로 저 문을 통과해 스페인 바다호스로 들어가는 일정입니다. 일반 교통을 이용하여 들어가는 사람에게는 꿈만 같은 일이지만... 에보라 구경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우선 엘바스라는 국경 마을까지 갑니다. 엘바스라는 마을을 들리려고 하는 게 아니라 스페인으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에보라에서 바로 바다호스로 바로 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2015.06.16 -
에보라의 대성당과 동네 골목 구경
저런 마차를 타고 편히 시내 투어를 한다면 그 또한 멋진 느낌이겠지요? 에보라는 마을 자체가 유적 박물관이니 박물관 안을 마차로 돌아다니는 그런 느낌이잖아요. 오늘 이야기는 대성당을 찾은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원래 에보라 대성당은 1186년에 건설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성당으로 들어가는 문 위에는 1692년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네요, 한번 문제가 생겨 다시 건립한 해를 기록했나 봅니다. 성당으로 들어가는 문 양쪽에 십이 사도의 모습이 보입니다. 파사드의 장식은 보이지 않습니다. 유럽 성당 앞에는 꼭 선업을 베풀라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성당뿐 아니고 규모가 큰 슈퍼마켓 앞에도 남은 잔돈을 적선하라고 하더군요. 대성당은 마치 뿔이 돋아난 것처럼 두 개의 탑이 우뚝 솟아있는 모습입니다. 원래 이 자리는 ..
2015.06.15 -
유적 박물관이라는 에보라
에보라의 주요 볼거리는 대강 보았습니다. 버스 시간까지 이제부터는 여기저기 골목길을 돌아다니며 구경한 후 터미널로 이동해 엘바스로 갈 생각입니다. 우리가 타고 갈 버스 출발 시각이 2시니까 1시 45분까지는 터미널에 도착해야 합니다. 9시 30분에 에보라에 도착해 3시간 반 정도만 구경해도 될 정도의 작은 마을입니다. 아직 시간의 여유가 있기에 지도를 보고 근처 공원이 있다고 해 찾아갑니다. 위치는 뼈 성당이라는 상 프란시스쿠 성당 남쪽에 있습니다. 그러나 공원은 원래 왕궁 정원이었나 봅니다. 왕궁은 폐허의 모습도 보이고 위의 사진처럼 아직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있기도 합니다. 창문의 모습은 전형적인 이슬람 식이 아닌가요? 이곳 에보라를 유적의 박물관이라 합니다. 한때는 제법 큰 도시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2015.06.12 -
포르투갈 에보라(EVORA)를 향하여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배낭을 꾸려 숙소를 조용히 빠져나옵니다. 집을 나서는데 잘 가라고 가랑비가 내립니다. 이곳의 가을은 우기가 시작되는 계절이라 합니다. 2014년 10월 18일 토요일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지하철을 타고 버스 터미널로 가기 위해 숙소에서 가까운 Avenida역으로 가니 지하철 출입구 문이 닫혔습니다. 숙박비에 아침 식대가 포함되었지만, 우리처럼 새벽 일찍 나가는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이야기겠죠. 물론, 어느 한인 숙소는 새벽에 출발하는 투숙객에게 도시락을 미리 준비해 주는 곳도 있기는 하지만, 여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숙박비는 첫날 도착해 이미 다 치렀기에 그냥 떠나기만 하면 됩니다. 지하철은 6시 30분에 첫차라고 해 이제나저제나 기다려도 지하로 내려가는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2015.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