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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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어 원형극장(Trier Amphitheater)과 포도밭
해가 길게 그림자를 드리운 시각이 되었습니다. 언덕 위에 올라 바라보니 전원 속의 마을이 정겹게 보이네요. 지금 우리는 트리어 시외를 바라보며 언덕에 올라 포도밭 사이를 걷는 중입니다. 황제 목욕탕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니 로마의 상징과도 같은 원형 극장(Trier Amphitheater)이 보이는데 암피(Amphi)라는 말이 그리스어로 사방팔방이라는 의미니 원형이라고 생각되네요. 그러나 극장이라는 말은 우리가 생각하는 극장과는 조금은 차이가 느껴지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원형 극장보다는 오히려 원형 검투장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극장이라는 말은 우리는 공연장을 의미가 강한데 로마 원형 극장은 주로 검투장으로 많이 사용되었을 테니까요. 1세기 후반에 만든 것으로 수용 인원이 2만 명 정도의..
2021.04.26 -
뢰머 다리(Römerbrücke)가 있는 트리어
트리어 구시가지 서쪽에서 남북으로 흐르는 모젤강이 있습니다. 그 강변에서 바라보니 건너편에 산이 보이고 그 아래 아주 멋진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네요. 오늘은 구시가지를 벗어나 조금 한적한 길을 따라 걸으면서 보았던 모습 위주로 보려고 합니다. 모젤강을 찾아 걷다가 보았던 건축물입니다. 프랑켄 타워(Frankenturm Trier)라고 하는데 예전에 로마가 만들었던 성벽의 감시탑 정도가 아니었을까 생각되네요. 역사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는 건물(Historisches Gebäude)인 듯합니다. 트리어에서 중앙 마르크트 광장을 중심으로 광장의 모습과 가까이 있는 포르타 니그라와 대성당 등 눈만 돌리면 볼 수 있는 곳부터 먼저 찾아보았습니다. 강변 둑길에도 가을의 모습이 보이네요. 이제 중앙 마르크트 광장..
2021.04.21 -
스칼라 산타, 산크타 산크토룸(Scala Santa, Il Sancta Sanctorum)
주제단 뒤로 애프스가 보이고 그곳에는 대단히 화려하게 모자이크로 장식했습니다. 아기 천사에 둘러싸인 예수의 얼굴이 보이고 그 아래로는 가운데 십자가가 보이고 낙원을 상징하는 동산에 사슴, 양 떼가 노니는 모습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세례 요한과 사도 요한 그리고 산 안드레아의 모습이 보입니다. 왼쪽에는 성모 마리아와 성 베드로 그리고 성 바오로의 모습이 차례로 보이고 이들 사이로 작게 보이는 인물이 오른쪽에 파도바의 안토니오와 교황 니콜라오 5세와 왼쪽에는 아시시에서 보았던 프란체스코 성인의 모습이 작게 보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로는 넓은 공간에 의자 하나만 달랑 놓여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설치 예술을 보는 게 아니라 오직 한 분, 교황의 교황에 의한 교황을 위한 공간에 놓인 의자를 보고 있습니다. 바닥의 ..
2016.10.04 -
포르투는 포르투갈의 시작
이제 산티아고에서 이틀을 머물며 쉬었습니다. 우리가 처음 예상한 날짜보다 이틀 일찍 일정이 진행되기도 하기에 하루 더 쉬었다 갑니다. 오늘부터는 스페인의 이웃이며 이베리아 반도의 땅끝마을에 있는 포르투갈을 구경합니다. 2014년 10월 11일 토요일의 이야기입니다. 산티아고 대성당은 정말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습니다. 긴 시간을 걸어온 순례자를 맞이하는 성당이기에 그 느낌이 달라서 그럴 겁니다. 특히 위의 사진에 보이는 보따후메이로라고 부르는 대형 향로가 그네 타듯 왔다 갔다 하며 미사 드리는 장면은 신자들에게는 아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특별한 느낌일 겁니다. 그 이유가 아마도 야고보라는 성인을 모신 무덤 위에 지은 성당이라 그렇겠지요? 우리 같은 종교가 없는 사람도 숙연한 마음을 지니는데 기독교를 ..
2015.03.13 -
레콩키스타의 시작과 완결은 야고보입니다.
이틀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머무르는 동안 비가 계속 오락가락합니다. 숙소를 한인 민박으로 했기에 아침은 한식으로 먹어 한결 입맛이 나네요. 사실, 마눌님과는 달리 개인적으로는 여행 중 현지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입니다. 단기간 여행에서는 한식이 그렇게 필요하지는 않지만, 장기간 여행 중일 때는 이렇게 가끔 한식으로 입맛을 돌리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원래 일정을 계획할 때 산티아고에는 하루만 머물고 떠나려 했지만, 울 마눌님이 힘들어하기에 이틀을 쉬었다 갑니다. 같은 숙소에 머무는 사람들은 대부분 땅끝마을이라는 피스테라로 다시 길을 떠납니다. 물론, 일부는 걷고 또 다른 사람은 버스를 이용해 다녀오기도 합니다. 우리는 리스본에서 땅끝마을이라는 호카 곶을 가려고 계획했기에 이곳은 포기하고 ..
2015.03.03 -
감동의 귀마개가 있었던 산티아고
일단 우리가 이틀 동안 묵을 숙소부터 찾아 배낭을 내려놓고 가볍게 다녀야겠습니다. 원래 산티아고에서는 하루만 자고 이동하려고 했지만, 까미노 시작하는 날 바로 출발했기에 하루가 늘어졌고 몬테 도 고소에서 머물고 다음 날 산티아고로 들어오려고 했다가 바로 오는 바람에 이틀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산티아고에 하루 더 머무르고 포르투에서 하루 더 머물다 가려고 일정을 변경했습니다. 비는 까미노를 걸을 때 그렇게 내리더니만, 이곳에 도착하니 내리다 마다를 계속하네요. 사흘 내내 비를 맞으며 걸었지만, 이상한 것은 까미노 중에는 그렇게 퍼붓다가도 숙소에 도착만 하면 그친다는 점입니다. 누구를 탓하겠어요? 모레는 포르투갈의 포르투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혹시 매진되면 갈 수 없기에 미리 표를 사기 위해 ..
2015.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