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시성(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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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강석굴의 대표선수
이제 제20 굴에 왔습니다. 이곳 윈강석굴도 거의 끝나갑니다. 물론 아직 많은 석굴이 남았지만, 예술적 가치가 떨어지는 것뿐이랍니다. 제20 굴은 백불야동(白佛爺洞)이라고 부른다네요. 백불야 동이라고 띄어 읽기 발음을 정확히 하셔야 합니다. 공연히 백불 야동이라 읽으시면 순재 아저씨처럼 됩니다. 이제 이곳만 보면 나머지는 모두 무너지고 세월을 이기지 못한 안타까운 모습으로 남아있는 곳뿐입니다. 이제 이곳도 앞에 세워놓은 기둥이 무너지며 지붕이 사라지고 말았네요. 그러니 벌거벗은 모습이라고 해야 하나요? 요나라 시절에 만든 목조구조물은 전쟁을 피할 수 없었나 봅니다. 아무리 전쟁을 해도 왜 부처가 있는 곳에 불을 지르고 난리를 친답니까? 전쟁이란 이렇게 선한 민초를 야차로 만드나 봅니다. 불력의 힘도 인간..
2012.02.28 -
탁발씨 가문의 영광
이제 18 굴로 갑니다. 제18 굴은 노사나불 입상으로 입삼불동(立三佛洞)이라고 하네요. 18 굴은 효문제의 3대 선조인 세조 태무제인 탁발도를 나타낸 것이라 합니다. 탁발씨 가문은 모두 부처입니다. 집안이 모두 부처 패밀리인가 봐요. 가문의 영광이지요, 뭐~ 담요는 이렇게 탁발씨 문중을 부처로 만들어주고 북위가 불교를 국교로 삼는 딜을 성공했나 봅니다. 부처상의 크기가 대단하지요? 앉아있는 모습도 대단한데 이곳을 서 계십니다. 1500여 년 동안 앉지도 못하고 서 있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 아닐까요? 앞에서 올려다보며 사진 찍는 사람과 비교해보세요. 마치 우리가 지금 걸리버 여행기 속으로 들어온 듯하지 않습니까? 입삼불동이란 제18 굴, 제19 굴, 제20 굴을 합쳐 부르는 말입니다. 그러니 가운데 ..
2012.02.27 -
담요오굴
너무 지루하시죠? 저도 운강석굴 이야기를 이 정도에서 그만둘까도 생각 중입니다. 매일 봐야 석굴이고 그 안에는 부처만 있습니다. 이렇게 보고 다니는데 아직 성불도 못하고 있으니 모두 때려치우고 싶습니다. 득도의 길이 이리도 힘이 드나요? 그런데 살금살금 지나치려 해도 저렇게 석창을 통하여 내다보고 계십니다. 빤히 내다보시는데 어찌 모른 체 외면하고 들리지 않고 지나친단 말입니까? 손까지 들고 아는 체하면 더더욱 모른 체 외면하고 지나칠 수 없습니다. 佳人은 아직 저를 바라보면 그냥 지나칠 용기가 없습니다. 그럼 제15 굴로 들어갑니다. 제15 굴은 그나마 다른 이름이 있습니다. 만불동(萬佛洞)입니다. 千佛의 딱 열 배나 되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인해전술입니다.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만 불이라는 것도 뭐 대단..
2012.02.25 -
창문 너머 어렴풋이 옛생각이...
제13 굴로 갑니다. 제13 굴은 문수보살동(文殊菩薩洞)이라는 별칭이 있는 곳입니다. 지혜의 화신이라는 문수보살이 안에 계신가요? 그런데 앉은 모습이 불편해 보이고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 석굴과 문수보살을 만든 사람은 우리와는 달리 좌식 문화를 이야기로만 듣고 만들다 보니 어색하고 조화롭지 못하게 만들었지 싶습니다. 그런데 창문 너머로 내다보고 계신 불상은 미륵보살입니다. 밖의 모습이 무척 궁금하신가요? 문수보살께서는 미륵보살에게 집을 맡기고 잠시 외출하셨나요? 요즈음 부쩍 외출이 잦아졌다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미륵보살께서 밖의 일이 무척 궁금하신가 봅니다. 창문 너머로 어렴풋이 보이는 것을 아주 유심히 보시려 기웃거리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요. 집을 봐달라고 한 문수보살은 오지 않지요..
2012.02.24 -
入佛知見이라는 현판이 걸린 문을 이미 넘었습니다.
화려한 제9 굴을 지나 바로 옆에 있는 제10 굴로 갑니다. 제10 굴은 비로불동(毗盧佛洞)이라고 하네요. 전체적인 모양이 제9 굴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여기도 정말 화려한 곳입니다. 환장하리만치 화려한 곳입니다. 지금 이게 정녕 돌을 쪼아 석굴을 만들고 돌을 다듬어 색을 입힌 석굴의 모습이란 말입니까? 이 사람들은 돌을 떡 주무르듯이 하는 기술이라도 지녔단 말입니까? 마주 보이는 전실 북벽의 창문 아래와 출입문 위의 사이인 상인방을 보면 층층이 정상으로 이어지는 신들의 산이라는 수미산이 보이고 산허리쯤에 두 마리의 용이 서로 무슨 짓을 하는지 얽혀있습니다. 얼핏 보면 마치 불륜의 현장처럼 보입니다. 이게 어찌 수미산이냐고 묻고 따지신다면 佳人도 할 말이 없지만, 수미산으로 보셔야 보시는 여러분께서..
2012.02.22 -
세상이 모두 부처입니다.
오늘은 제4 굴부터 보려고 합니다. 4 굴은 너무하네요. 볼 게 없습니다. 얼마나 많이 망가져버렸으면 석굴 이름마저 없고 그냥 넘버 4입니다. 아무리 못났더라도 이름이나 지어주지 너무한 것 아닙니까?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있으면 나와보라 하세요. 세상에 태어나 이름조차 없다면 얼마나 슬픈 일이겠어요. 하물며 부처도 잘나야 대접받는 세상인가 봅니다. 이곳은 관광객마저 외면하고 그냥 지나칩니다. 그래도 우리 부부야 그리할 수 없지요. 혹시 다 부서져버렸을지도 모르는 부처라도 만나면 손이라도 잡아드리렵니다. 하나의 출입문에 양쪽으로 두 개의 창문을 만든 곳입니다. 부처란 그래도 멋을 부려야 사람이 찾아오고 주변에 얼쩡거리지 여기처럼 초라한 모습으로 숨어 있으면 중생마저 무시하고 그냥 지나칩니다. ..
2012.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