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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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 음악회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아름다운 곡을 연주하기로 소문이 자자한 북위의 국립 오케스트라를 소개합니다. 오늘 연주하는 곡을 듣지 못하신다면 귀는 있되 듣지 못하고 눈은 있되 보지 못하는 불행한 일입니다. 자! 모두 스피커의 볼륨을 키워봅시다. 그리고 1500년 전으로 모두 돌아가 그들과 함께 마음으로 느껴보는 겁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제12 굴은 이구지보살동(離垢地菩薩洞)이며 다른 말로는 음악굴(音樂窟)이라 불리는 특이한 곳입니다. 준비되셨습니까? Here we go~ 자~ 눈을 감고 귀를 기울입니다. 들리세요? 그리고 보이세요? 눈을 감으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죠? 아직 마음의 눈을 뜨지 못하셨네요. 佳人이요? 역시 마찬가지로 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실내는 전실과 후실로 나뉘어 있습니다. 전실 앞..
2012.02.23 -
入佛知見이라는 현판이 걸린 문을 이미 넘었습니다.
화려한 제9 굴을 지나 바로 옆에 있는 제10 굴로 갑니다. 제10 굴은 비로불동(毗盧佛洞)이라고 하네요. 전체적인 모양이 제9 굴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여기도 정말 화려한 곳입니다. 환장하리만치 화려한 곳입니다. 지금 이게 정녕 돌을 쪼아 석굴을 만들고 돌을 다듬어 색을 입힌 석굴의 모습이란 말입니까? 이 사람들은 돌을 떡 주무르듯이 하는 기술이라도 지녔단 말입니까? 마주 보이는 전실 북벽의 창문 아래와 출입문 위의 사이인 상인방을 보면 층층이 정상으로 이어지는 신들의 산이라는 수미산이 보이고 산허리쯤에 두 마리의 용이 서로 무슨 짓을 하는지 얽혀있습니다. 얼핏 보면 마치 불륜의 현장처럼 보입니다. 이게 어찌 수미산이냐고 묻고 따지신다면 佳人도 할 말이 없지만, 수미산으로 보셔야 보시는 여러분께서..
2012.02.22 -
佳人은 얼마나 내려놓아야 합니까?
위의 사진에서 부처님의 인자한 미소가 느껴지십니까? 느껴지셨다면 이제 거의 성불의 문턱을 넘어서고 계십니다. 느껴지지 않으셨다면 佳人과 함께 조금 더 구경하셔야 합니다. 이제 발걸음으로 옮겨 제7 굴로 갑니다. 제7 굴은 서래제일불동(西來第一佛洞)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네요. 제7 굴과 제8 굴은 윈강석굴 중 제일 먼저 만든 쌍굴이라네요. 쌍굴이라고 하니 이상합니다. 고속도로에 있는 상행, 하행선의 쌍굴도 아니고 말입니다. 그쵸? 장방형으로 전실과 후실로 되어 있습니다. 주실은 평평한 직사각형의 모습으로 만들었습니다. 이곳에 새겨진 조각은 중국과 서방의 양식이 혼합된 모습이라고 합니다. 이 모습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시기에 동서양이 서로 예술적으로 교류가 있었다는 근거가 되지 않겠어요? 창문 양쪽으로 보..
2012.02.21 -
세상이 모두 부처입니다.
오늘은 제4 굴부터 보려고 합니다. 4 굴은 너무하네요. 볼 게 없습니다. 얼마나 많이 망가져버렸으면 석굴 이름마저 없고 그냥 넘버 4입니다. 아무리 못났더라도 이름이나 지어주지 너무한 것 아닙니까?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있으면 나와보라 하세요. 세상에 태어나 이름조차 없다면 얼마나 슬픈 일이겠어요. 하물며 부처도 잘나야 대접받는 세상인가 봅니다. 이곳은 관광객마저 외면하고 그냥 지나칩니다. 그래도 우리 부부야 그리할 수 없지요. 혹시 다 부서져버렸을지도 모르는 부처라도 만나면 손이라도 잡아드리렵니다. 하나의 출입문에 양쪽으로 두 개의 창문을 만든 곳입니다. 부처란 그래도 멋을 부려야 사람이 찾아오고 주변에 얼쩡거리지 여기처럼 초라한 모습으로 숨어 있으면 중생마저 무시하고 그냥 지나칩니다. ..
2012.02.20 -
윈강석굴의 부처와 만남은 예정된 일이었습니다.
入佛知見이라는 현판이 걸린 문으로 들어왔습니다. 열고(開), 보여서(示), 깨닫게(悟) 하신 다음 들어가게(入) 하셔서 부처의 지혜를 배우라는 말이 아닐까요? 이미 문을 통과했으니 시작이 반이라고 반은 지혜를 배운 듯합니다. 그러니 지금 佳人은 속세에서 부처의 세상으로 발을 들이민 셈입니다. 이미 佳人의 삶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기분입니다. 저기 나뭇가지 너머로 미소를 머금은 부처가 佳人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네요. 지금 부처와 佳人의 만남은 이미 1500년 전에 예정된 일이었습니다. 처음 석불을 만든 사람은 1500년 후 佳人과의 만남을 알고 있었고 또 여러분께서 佳人이 올린 사진과 여행기를 통해 만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모든 인연이란 이렇게 시공을 초월해 예정되어 있기에 운명적으로 만..
2012.02.18 -
어느 가을날의 윈강스쿠(云岗石窟 :운강석굴).
윈강석굴(云岗石窟 : 운강석굴)은 중국의 3대 석굴 중 하나이며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 등록되어 있으며 3대 석굴 중 이곳과 뤄양의 롱먼(龍門 : 용문)석굴은 모두 북위 시대의 작품으로 아마도 북위 사람들은 석굴 파는 재주가 취미생활의 하나인지, 생활의 일부분이었는지 좌우지간 남달랐던 모양이네요. 그러나 나머지 하나인 둔황 막고굴의 불상들은 이곳과는 달리 흙으로 빚어 만든 소조불(塑造佛)이라는 게 다른 점이라네요.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이렇게 후손에 물려주어 유물로 보존하게 하면 그게 정답이지요. 오늘부터 며칠동안 佳人과 함께 어느 가을날 아름다운 가을의 전설을 들으러 운강석굴로 가 보시렵니까?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곳은 佳人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뤄양의 용문석굴보다 훨씬 뛰어난 곳이었습니다..
2012.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