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퉁(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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佳人은 얼마나 내려놓아야 합니까?
위의 사진에서 부처님의 인자한 미소가 느껴지십니까? 느껴지셨다면 이제 거의 성불의 문턱을 넘어서고 계십니다. 느껴지지 않으셨다면 佳人과 함께 조금 더 구경하셔야 합니다. 이제 발걸음으로 옮겨 제7 굴로 갑니다. 제7 굴은 서래제일불동(西來第一佛洞)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네요. 제7 굴과 제8 굴은 윈강석굴 중 제일 먼저 만든 쌍굴이라네요. 쌍굴이라고 하니 이상합니다. 고속도로에 있는 상행, 하행선의 쌍굴도 아니고 말입니다. 그쵸? 장방형으로 전실과 후실로 되어 있습니다. 주실은 평평한 직사각형의 모습으로 만들었습니다. 이곳에 새겨진 조각은 중국과 서방의 양식이 혼합된 모습이라고 합니다. 이 모습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시기에 동서양이 서로 예술적으로 교류가 있었다는 근거가 되지 않겠어요? 창문 양쪽으로 보..
2012.02.21 -
세상이 모두 부처입니다.
오늘은 제4 굴부터 보려고 합니다. 4 굴은 너무하네요. 볼 게 없습니다. 얼마나 많이 망가져버렸으면 석굴 이름마저 없고 그냥 넘버 4입니다. 아무리 못났더라도 이름이나 지어주지 너무한 것 아닙니까?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있으면 나와보라 하세요. 세상에 태어나 이름조차 없다면 얼마나 슬픈 일이겠어요. 하물며 부처도 잘나야 대접받는 세상인가 봅니다. 이곳은 관광객마저 외면하고 그냥 지나칩니다. 그래도 우리 부부야 그리할 수 없지요. 혹시 다 부서져버렸을지도 모르는 부처라도 만나면 손이라도 잡아드리렵니다. 하나의 출입문에 양쪽으로 두 개의 창문을 만든 곳입니다. 부처란 그래도 멋을 부려야 사람이 찾아오고 주변에 얼쩡거리지 여기처럼 초라한 모습으로 숨어 있으면 중생마저 무시하고 그냥 지나칩니다. ..
2012.02.20 -
윈강석굴의 부처와 만남은 예정된 일이었습니다.
入佛知見이라는 현판이 걸린 문으로 들어왔습니다. 열고(開), 보여서(示), 깨닫게(悟) 하신 다음 들어가게(入) 하셔서 부처의 지혜를 배우라는 말이 아닐까요? 이미 문을 통과했으니 시작이 반이라고 반은 지혜를 배운 듯합니다. 그러니 지금 佳人은 속세에서 부처의 세상으로 발을 들이민 셈입니다. 이미 佳人의 삶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기분입니다. 저기 나뭇가지 너머로 미소를 머금은 부처가 佳人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네요. 지금 부처와 佳人의 만남은 이미 1500년 전에 예정된 일이었습니다. 처음 석불을 만든 사람은 1500년 후 佳人과의 만남을 알고 있었고 또 여러분께서 佳人이 올린 사진과 여행기를 통해 만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모든 인연이란 이렇게 시공을 초월해 예정되어 있기에 운명적으로 만..
2012.02.18 -
다통(大同 : 대동) 구룡벽
다통(大同)이라는 곳... 무엇이 그렇게 크게 같았을까요? 이 도시는 산서성에서는 북쪽에 자리한 두 번째로 큰 도시라고 합니다. 중국에서 오래된 도시라고 해봐야 번데기 앞에 주름잡기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다퉁은 398년 북위의 도성이 되며 북방의 중심도시로 발달하게 된 곳이라 봐야 하며 그러다 보니 볼 게 많은 곳이지요. 우리가 이번 여행을 생각하며 어디로 갈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게 한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다통은 가장 중국스러운 여행지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절벽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걸려있는 현공사라는 절... 자비로운 부처님의 미소가 있다는 윈강석굴... 그리고 북위가 수도로 삼으며 건설했다는 평성... 우리 부부의 눈을 휘어잡아 버렸지요. 또한, 북경에서 멀지 않고 더군다나 북경에서..
2012.02.15 -
통하였느냐?
현공사의 회랑이나 구름다리는 구도자나 참배자만 다니기 위해 만든 게 아닙니다. 그 안에 모셔놓은 부처와 공자 그리고 도교의 모든 신을 서로 연결하는 고리입니다. 어디 사람과 사람, 그리고 신과 신만 연결하는 고리겠어요? 이곳은 아울러 중생을 신의 세계로 사바세계와 천상의 세계를 이어주는 그런 역할을 하는 다리라 보아야 할 겁니다. 한마디로 서로 통하게 하는 그런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곳에 오른 덜수도 세상과, 신과, 그리고 하늘과 通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만약, 여기를 올라 세상과 통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조금은 있는 사람일 겁니다. 그곳에서 내려다본 사바세계는 미물에 불과합니다. 처마 끝에 걸린 용머리는 하늘을 향해 포효하고 낭창 한 팔작지붕에 황금색 기와로 멋을 내고 ..
2012.02.11 -
추녀 끝에 걸린 풍경은 바람이 불지 않으면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항산 북쪽의 산허리에 달아매 놓은 천 년 사찰이 있습니다. 아래서 올려다보면 마치 성냥개비로 기둥을 만들어 받혀놓은 듯합니다. 만약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오르기라도 하면 과연 지탱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그 절은 수직 절벽에 구멍을 파고 그 구멍 속으로 기둥을 횡으로 끼워 넣고 그 위에 건물을 올린 형태이기에 그러다 보니 무게가 제법 나가는 대들보나 기둥의 숫자를 줄이고 심지어 누각은 창문마저 만들지 않았습니다. 문짝을 만들지 않은 이유는 무게도 줄일 뿐 아니라 바람이 불면 걸리지 말고 그냥 지나가라는 의미지 싶은데 그러나 처마는 무척 멋을 내어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좁은 공간에 위로 겹쳐 건물을 만들다 보니 위에서 아래 건물의 지붕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기에 용마루나 올..
2012.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