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양(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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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동에서 잠시 머뭇거립니다.
부처란 이곳 사람에게 어떤 의미였을까요? 이렇게 많은 부처를 만들게 되면 저절로 성불하는 겁니까? 그것을 알면 佳人이 지금 이렇게 살아가지는 않겠지요. 이미 득도하고 하산해 성불이 되어 더는 구도가 필요하지 않을 겁니다. 佳人은 산다는 게 무엔 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미물 같은 존재가 아니겠어요? 불교뿐 아니라 옛사람에게 종교의 힘이란 전지전능한 경배의 대상이 아니었을까요?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초능력에 대한 경외의 마음으로 신은 필요한 존재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 용문석굴에 새겨진 불상만 작은 것을 제외하고 15.000개의 불상이라 합니다. 손톱만 한 작은 크기의 불상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그러나 그 석불의 모양은 달라도 나라마다 부처를 섬기는 마음은 같은 마음이 아닐까요? 부처의 힘으로 ..
2012.06.12 -
경선사동과 마애삼불 그리고 만불동.
물론, 오랜 세월을 지나며 이곳 용문 석굴은 많이 훼손되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도 있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남아있는 감실(龕室)만도 2.345개, 제기(題記)와 비석은 3.600여 점에 달하고 불탑이 50여 기이며 조상(造像)은 10만여 점에 이른다 합니다. 암벽을 따라 마치 벌집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을 석굴 전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그러나 겁이라는 세월이 흐르면 천상의 선녀가 샤방샤방 돌아다니며 그 치맛자락에 이곳 석굴도 또한 티끌이 되지 않겠어요? 세상이 모두 티끌로 변해 아무것도 없는 곳이 되면 새로운 세상이 또 생겨날 겁니다. 서쪽의 용문산 기슭을 따라 북쪽에서 남쪽으로 강을 따라 내려갑니다. 왼쪽인 동쪽으로는 향산이라는 산이 있어 요새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곳을 돌아..
2012.06.11 -
용문석굴 잠계사와 빈양 삼동
입구를 지나면 제일 먼저 나타나는 석굴이 빈양 삼동이라고 부르는 세 개의 석굴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도에는 표시되지 않았지만, 그곳에 잠계사(潛溪寺)라는 절이 있는데 용문석굴 북문으로 들어가면 제일 먼저 만나는 석굴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용문석굴에는 아주 간단한 지도가 그려져 있고 우리 말로도 가끔 이름을 적어놓았지만, 자세한 내용은 우리말이 없어 내용을 알기 어렵네요. 절이라고 했지만, 이곳 용문석굴에는 규모가 큰 석굴이 있고 그 석굴 하나가 절을 대신할 정도라 하니까 석굴을 보고 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나 봅니다. 잠계사란 글자 그대로 계곡에 잠겨있다는 의미로 석굴 바닥 아래로 물이 흘러 계곡에 잠겨있기 때문이라고 하며 아미타불을 본존불로 모셨다고 하네요. 아미타불 옆으로 가섭과 아난타가 있고 그 옆으..
2012.06.09 -
천장에 핀 연꽃이 화려한 용문석굴
용문석굴 중 어느 석굴 안에는 위의 사진처럼 연꽃이 화려하게 피었습니다. 그곳이 바로 연화동(蓮花洞)이라는 석굴입니다. 석굴 이름 짓기가 무척 쉽습니다. 석굴 안 천장에 이런 화려한 연꽃이 피어있기에 나중에 편의상 붙인 이름이겠지만, 가만히 올려다보니 지금 막 피어난 연꽃처럼 보이고 가운데 연자까지도 세밀하게 사실적으로 표현했는데 이곳에는 많은 석굴 천장에 연꽃 문양이 있지만, 그중 연화동이 최고입니다. 벽에다 새긴 게 아니라 천장에 새겼기에 더 훌륭하다고 생각되네요. 놀라운 것은 연자까지 생생한 모습이 아니겠어요? 가만히 바라보면 지금 막 꽃을 피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지 않습니까? 제가 너무 오바한다고요? 왜 그러세요? 佳人도 가끔 이런 생각을 하고 마음으로 들을 수 있단 말이에요. 이곳에 서면 누구..
2012.06.08 -
용문석굴(龍門石窟 : 롱먼석굴)부터 보렵니다.
11월 3일 여행 24일째 오늘 일정은 용문석굴을 보려고 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니 비가 제법 내립니다. 많은 비는 아니지만, 이번 여행에서 이 정도의 비는 처음이네요. 날씨도 제법 썰렁하고... 이런 날은 군불을 잔뜩 땐 방에 누워 배를 깔고 김치전이나 먹고 싶습니다. 음식 맛이 다른 나라에 오랫동안 여행하다 보니 가장 그리운 것 중의 하나가 음식입니다. 佳人은 아직 참 여행자가 아닌가 봅니다. 롱먼석굴(龍門石窟 : 용문석굴)은 중국 3대 석굴 중 하나라고 했나요? 그러나 이미 우리 부부는 이번 여행에 용문석굴보다 더 화려하고 아름다운 운강석굴을 보았기에 아무래도 석굴에 대한 느낌도 이곳이 크게 감동으로 다가오지는 않을 듯합니다. 석굴의 예술성이나 화려함, 그리고 기획성에서 볼 때 순수..
2012.06.07 -
뤄양(洛阳 : 낙양)에서 이런 저런 그런 생각
우공이산에 나온 지명인 하양(河陽)은 강의 북쪽이라는 의미라 하네요. 일반적으로 볕 양(陽)이 들어간 지명은 강의 근처에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제갈량이 살았다는 남양(南陽), 은허의 고장인 안양(安陽), 그리고 이곳 낙양(洛陽)이 모두 강에서 멀지 않은 곳이고 우리나라 서울의 옛 이름이 한양(漢陽)도 한강의 근처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온양, 담양, 밀양 등이 모두 그 이름대로 강이나 하천 근처에 있는 것도 우연한 지명은 아닐 듯하네요. 아무래도 큰 강이 흐르면 그 근처는 당연히 산악지역에서 멀리 떨어지게 되고 산이 가리지 않기에 볕이 잘 들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것도 아니면 말고입니다. 오늘 우리 부부가 가는 곳도 볕 양이 들어가는 이름인 뤄양(洛阳 : 낙양)입니다. 뤄양이라..
2012.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