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석굴 잠계사와 빈양 삼동

2012. 6. 9. 08:00중국 여행기/하남성(河南省)

입구를 지나면 제일 먼저 나타나는 석굴이 빈양 삼동이라고 부르는 세 개의 석굴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도에는 표시되지 않았지만, 그곳에 잠계사(潛溪寺)라는 절이 있는데

용문석굴 북문으로 들어가면 제일 먼저 만나는 석굴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용문석굴에는 아주 간단한 지도가 그려져 있고 우리 말로도

가끔 이름을 적어놓았지만, 자세한 내용은 우리말이 없어 내용을 알기 어렵네요.

 

절이라고 했지만, 이곳 용문석굴에는 규모가 큰 석굴이 있고 그 석굴 하나가

절을 대신할 정도라 하니까 석굴을 보고 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나 봅니다.

잠계사란 글자 그대로 계곡에 잠겨있다는 의미로 석굴 바닥 아래로 물이 흘러

계곡에 잠겨있기 때문이라고 하며 아미타불을 본존불로 모셨다고 하네요.

 

아미타불 옆으로 가섭과 아난타가 있고 그 옆으로 포의 박대 가사를 입고 있고 좌우로

합장을 한 체 서 있는 관세음보살과 대핵지보살이 있고 다시 그 옆으로 호법 천왕상이

있으며 표정이 아주 온화하고 고요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대핵지보살 이 세 조각상을 일컬어 "四方三聖"이라 한다고 하네요.

서방의 극락세계를 관장하며 불교의 정토정이 숭배하는 대상이라네요. 

 

잠계사를 지나면 다음에 만나는 석굴은 세 개가 나란히 있는 석굴로

그 순서에 따라 제일 먼저 빈양 북동, 중동, 남동이라고 일컫는 빈양 삼동에 이릅니다.

빈양삼동은 동네 이름이 아닙니다.

빈양(賓陽)이라는 말은 태양을 맞이한다는 의미가 아닙니까?

그러니 아침 해가 뜨면 제일 먼저 여기부터 비치나 봅니다.

이곳이 바로 이강의 서쪽이며 동쪽을 바라보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아침 일찍 이곳을 찾아왔으나 해는커녕 운무로 어두컴컴한 암흑 삼동입니다.

다른 말로 영암사라고도 한다는군요.

 

빈양삼동 중 제일 먼저 만나는 빈양북동은 주불이 아미타불입니다.

불꽃무늬의 배광으로 만들었다 하네요.

위의 사진에 보듯이 특이하게도 입술 모양이 스마일입니다.

아마 혼탁한 세상을 사는 중생에게 웃음을 주려나 봅니다.

 

그런데 코 색깔이 변했어요.

요즈음 승려는 룸살롱을 좋아해 그랬을까요?

지금은 안으로 들어갈 수 없도록 했지만, 누가 코를 많이 만졌기에

색깔이 변해버렸습니다.

왜 부처님 코를 만지죠?

부처님 코는 신비한 힘을 지녔나 봅니다.

부처님 코라도 만지게 되면 아들이라도 점지해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니면 덜수를 보링이라도 해 출력을 높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남자로 거듭나게 하나요?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커진다 했나요?

그래서 덜수같은 남자는 늘 거짓말을 많이 하며 살아가나요?

 

석굴 남쪽 벽에는 "龍頭"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네요.

주불 옆으로 협시보살이 있으며 석굴 입구 양쪽으로는 험상궂게 생긴

역사가 지키고 있어 겁을 줍니다.

북위 때 선무제를 위해 아들인 효명제가 조성하기 시작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완성은 당 고종 때라고 합니다.

 

만들다 못 만들면 대를 이어 만들고, 나라가 바뀌면 또 다음 나라 사람이 만들어가며 완성했다

하는데 이는 오직 부처의 힘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내부에는 아직도 채색이 남아있습니다.

세월이 한참 흘러 지금도 이 정도의 아름다움이 남아있다면, 처음 만들었을 때는

화려함이 하늘을 찔렀을 겁니다.

아니군요?

하늘을 찌르지는 못해도 석굴 천장 정도는 찔렀을 겁니다.

 

이번에는 빈양 삼동 중 중동입니다.

가운데 본존불은 석가모니불입니다.

그리고 석가모니불 옆으로 두 제자와 두 보살이 있습니다.

 

석굴 안을 살펴보면, 양쪽으로 1 입불과 2 보살이 보이네요.

바닥에는 연꽃문양의 작은 못이 있고 천장에도 연꽃문양이 보입니다.

여덟 명의 비천(飛天)이라고 하는 압사라도 천장에 보입니다.

비천이라는 압사라는 순전히 흥을 돋우고 주위를 아름답게 하는 치어리더인가 봅니다.

화려한 채색이 아직도 남아있어 당시의 화려함을 보여주네요.

천장의 화려함이 잘 보이시죠?

 

그런데 佳人이 카메라를 들이밀자 갑자기 부처께서 오른손을 드시더니만 손가락을

검지와 중지만 펴시고 요즈음 사진 찍을 때 늘 하는 V를 그리십니다.

부처님도 참!!! 그리하시면 중생은 부끄럽사옵니다.

 

그래서 그냥 뻘쭘해 서 있기도 뭐해서 佳人도 석불을 향해 브이 자를 그려주고 돌아섰습니다.

부처께서 연꽃을 드셨다면 佳人은 가섭보다 더 멋진 미소를 보여 드렸을 텐데...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검지와 중지를 함께 펴서요.

만약 중지 하나만 폈다면 어쩔 뻔했겠어요. 그쵸?

 

석굴 입구 기둥과 벽에도 아직도 예전 모습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석굴 대부분은 안으로 들어갈 수 없도록 멀찍이 막아놓았습니다.

석굴 내부의 양쪽의 모습은 사진으로 찍을 수도 없게 말입니다.

입장 요금 할인도 해주지 않으면서 들여다볼 수도 없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석굴 안쪽에는 황제와 황후가 이곳을 찾아 부처를 모셨다는 예불도가 조각으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

정말 손수 이곳 석굴까지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 시절 황제가 이곳을 찾았다 하면 대단한 뉴스였을 겁니다.

그 증거를 돌에다 새겨 이렇게 남겨 놓았습니다.

 

이번에는 황후 예불도입니다.

그러나 석굴 입구부터 원천 봉쇄했기에 석굴 안의 모습은 전혀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이렇게 사진을 찍어 입구에 걸어 놓고 만족하라 합니다.

우쒸! 문표 할인도 해주지 않으면서 지금 사진전으로 끝내겠다는 말인가요?

이러면 막가자는 거지요?

 

빈양 삼동 중 남동은 당 고종의 아들인 위왕 이태가 어머니인 장손 황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조성했다고 합니다.

원래는 북위의 선무제가 어머니인 문소 태후를 위해 만들기 시작했지만, 끝을 보지 못하고

그냥 내버려 두자 다른 사람이 자기 어머니를 위해 마저 만들었다고 하니

장손 황후는 뭐라고 했을까요?

중국인이 어디서나 생활화되어있는 새치기를 했다고 생각할까요?

 

선물은 선물인데 반품 들어온 물건을 재포장한 것인가요?

아니면 부도난 회사 땡처리 물건을 다시 손본 후 선물한 것인가요.

이런 선물을 받으면 아들놈이 착하기는 한데 칭찬을 해야 하나 아니면 수취거절을 해야 하나....

좌우지간 찝찝하지 않겠어요?

뭐 유효기간이 있는 제품이 아니기에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이번에는 왼손을 들고 또 V 자를 그립니다.

또 그냥 지나치기 미안해 佳人도 답례한다고 V 자를 그렸습니다.

이 동네 용문석굴은 왜 모두 이럽니까?

빈양 삼동에서는 V 자를 그리는 게 무슨 열병처럼 번졌나 봅니다.

오늘은 V 자만 그리다 끝나버렸습니다.

그러나 여린 중생 佳人은 그 의미조차 모르고 지나갑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아들아!

엄마 아빠는 재포장도 좋고 땡처리도 좋단다.

너도 엄마 아빠 성격 잘 알지 않니?

엄마 아빠기 어디 찬물 더운물 가리디?

유효기간 지난 우유도 아깝다고 마시고 빵도 먹는 엄마 아빠가 아니겠니?

그저 선물은 다다익선이라 생각하니 많이만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