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석굴(龍門石窟 : 롱먼석굴)부터 보렵니다.

2012. 6. 7. 08:00중국 여행기/하남성(河南省)

11월 3일 여행 24일째

 

오늘 일정은 용문석굴을 보려고 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니 비가 제법 내립니다.

많은 비는 아니지만, 이번 여행에서 이 정도의 비는 처음이네요.

날씨도 제법 썰렁하고...

이런 날은 군불을 잔뜩 땐 방에 누워 배를 깔고 김치전이나 먹고 싶습니다.

음식 맛이 다른 나라에 오랫동안 여행하다 보니 가장 그리운 것 중의 하나가 음식입니다.

佳人은 아직 참 여행자가 아닌가 봅니다.

 

롱먼석굴(龍門石窟 : 용문석굴)은 중국 3대 석굴 중 하나라고 했나요?

그러나 이미 우리 부부는 이번 여행에 용문석굴보다 더 화려하고 아름다운 운강석굴을 보았기에 아무래도

석굴에 대한 느낌도 이곳이 크게 감동으로 다가오지는 않을 듯합니다.

석굴의 예술성이나 화려함, 그리고 기획성에서 볼 때 순수한 아마추어인 佳人의 평가를 따르면 말입니다.

 

그래도 뤄양에서는 제일 유명한 곳이 용문석굴이라 하니 제일 먼저 여기부터 찾아가 보렵니다.

오늘은 날씨마저 도움을 주지 않으니 감점 먹고 들어갑니다.

그래도 가을은 약속하지 않아도 먼저 찾아와 우리 부부를 반겨주더군요.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는 거리로 나섭니다.

그렇다고 여행을 와 그냥 숙소에 머무를 수는 없지 않겠어요?

울 마눌님이 아침 일찍 서두르네요. 

이곳으로 가는 차편은 우리 부부 역시 시내버스를 타고 가보렵니다.

버스는 바로 낙양 기차역 앞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탄다 하네요.

어젯밤에 우리 숙소 주인에게 물어보아 버스 타는 곳을 알았고 번호까지 알았으니 우리나라처럼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앉아가면 됩니다. (1.5원/1인)

  

아침 7시경에 숙소를 나와 바로 건너편에 있는 기차역으로 먼저 갑니다.

내일 낙양을 떠나 정저우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하기 위해섭니다.

그런데 정저우행 기차표는 좌석은 모두 매진이라 하기에 입석으로 예매했네요. (20원/1인)

여기서 정저우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밖에는 걸리지 않는 짧은 거리라 그냥 입석으로 결정했습니다.

 

낙양역 앞에는 버스 정류장이 양쪽으로 두 군데가 있네요.

용문석굴로 가는 버스인 81번은 기차역 건물을 등지고 왼편에 있는 곳에서 타면 되고

고묘박물관으로 가는 83번 버스는 오른쪽에서 탑니다.

 

혹시 우리 부부처럼 용문석굴과 고묘 박물관으로 시내버스를 타고 다녀오실 분은 위의 지도를 참고하세요.

뤄양 역 광장 좌우로 버스 정류장이 두 군데 있습니다.

지도를 보시면 누구나 편안히 시내버스만 타고 저렴하게 다녀오실 수 있습니다.

 

버스를 타고 시내를 지나 종점인 용문석굴 입구까지는 아침 출근 시간이라 거의 한 시간 가까이 결렸네요.

버스에서 내려 용문석굴 매표소까지는 제법 걸어서 한참 들어가네요.

내리던 비는 석굴 앞에 도착할 즈음 가랑비로 변하여 우산도 필요 없을 정도로 변해버렸습니다.

 

역시 중국답게 시내버스 정류장에서부터 석굴 문표 파는 곳까지 전기차를 운행합니다.

중국인은 저렇게 차를 타거나 산을 오를 때 가마 타는 일을 무척 즐기나 봅니다.

그게 남과의 차별화고 부의 상징이라 여기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꼼지락거리는 것을 싫어해서일까요.

그러나 그 길이 그리 먼 길이 아니니 그냥 천천히 산책하듯 걸어가시면 좋습니다.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무척 많은 중국인이 구경을 왔네요.

용문석굴 입장 문표는 120원으로 외국인에게는 할인하지 않고 내국인만 할인한다 합니다.

나중에 낙양 사람들 한국에 오면 모든 입장료를 두 배로 받으라 해야 하겠어요.

이번 여행 중 중국인만 할인해준다고 한 곳이 여기와 베이징의 자금성 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운강 석굴보다 격이 많이 떨어지는 곳이 용문 석굴이라 생각했는데 할인도 하지 않아

꼴값을 떤다는 생각입니다.

백제를 패망시키고 의자왕을 비롯해 백제의 유민이 이곳 뤄양에 수만 명이 끌려오지 않았나요?

그때의 잘못에 속죄한다는 의미로라도 할인해주어야 하지 않나요?

 

정각 9시에 정문을 통과해 입구로 들어갑니다.

오늘 날씨는 영 좋지 않습니다.

비만 간간이 뿌리는 게 아니라 운무로 세상이 뿌옇게 보입니다.

정말 이번 여행은 중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운무 속에 지내나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런 날씨만 바라보고 사는 민족이라 늘 어둡게 살았고 생각마저 어두웠나 모르겠습니다.

 

뤄양에서 여기부터 온 이유는 이 동네에서는 가장 먼저 천천히 둘러봐야 할 곳으로

롱먼석굴(龍門石窟)이라 했나요?

이곳에 처음 석굴을 파기 시작한 것은 중국 정부 공인 석굴 파기 전문 국가인 북위(北魏) 왕조 때라 했나요? 

북위라면 중국 중원의 입장에서는 이민족이 아닌가요?

 

석굴은 북위 때 만들기 시작하여 수, 당으로 이어지고 송나라에서 끝났다 합니다.

무척 오랜 세월 두더지처럼 석벽을 파고 또 파고...

그러나 돌아본 감상은 운강석굴에 비하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많이 실망한 곳이라 할 수 있네요.

 

그러나 주요 조각은 5세기 말에서 7세기 후반에 이르는 불교미술의 전성기에 만들어졌을 겁니다.

이곳은 단순히 석굴로만 비교해보면 격이 떨어진다 하겠지만, 사실 이곳만 놓고 평가한다면

대단한 유적임이 틀림없으며 석굴의 보물창고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풍부한 유산이 남아 있는 용문석굴은

그 이유가 그 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조각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겠지요.

 

불교의 모습뿐 아니라 당시의 생활상, 풍습 심지어는 의학적인 내용까지 남아 있기에

보물창고라 해도 무방하지 않겠어요?

용문석굴에서 가장 유명한 불상은 높이 17. 4m의 봉선사 노사나불(户舍那佛)상으로 많은 후세 사람은

측천무후(则天武后)의 얼굴을 본떠 만든 것이라고 전해져 더욱 유명해진 곳이라 하더군요.

사실 여부를 떠나 무후는 많은 지원을 하여 이 대불을 만드는데 가장 크게 이바지했다고 하니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곳 대부분의 불상들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상처를 많이 받아 훼손이 심하지만,

이 노사나불만큼은 온전하게 남아 있습니다.

거기다가 얼굴에선 온화함이 흘러넘치고 풍만한 상체에선 여성의 원만함이 풍기기까지 합니다.

사실 무후가 온화한 성격도 아니거니와 후덕한 여인은 더더욱 아니었지만 말입니다.

 

당시에 원만한 성격이었다면 그런 자리까지 오르지도 못했을뿐더러 제정신으로 아버지와 아들을 섬길 수도

없었을 것이고요.

봉선사가 용문석굴의 대표선수로 생각될 정도로 크고 잘 만들었네요.

더 자세한 것은 그 앞에 가서 살펴보렵니다.

 

 

우선 지도부터 보고 가겠습니다.

지도는 오른쪽이 북쪽이고 위가 서쪽, 아래가 동쪽입니다.

파란색이 동선이며 이강을 중심으로 북에서 진입하여 서산 석굴을 먼저 보고 다리를 건너

동산 석굴이 있는 곳으로 넘어옵니다.

여행사를 따라오면 시간이 넉넉하지 못하기에 대부분 서산 석굴 위주로 보고 그냥 나갈 겁니다.

동산 석굴은 사실 서산 석굴에 비해 석굴의 가치는 많이 떨어지더군요.

 

그러나 무척 오래된 절인 향산사는 백거이와의 인연 때문에 들려볼 만한 가치가 있고 다시 강을 건너

되돌아오기 전에 있는 백거이 무덤도 한번 돌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이렇게 한 바퀴 천천히 돌아보니 약 3시간 30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워낙 다퉁에 있는 운강석굴을 자세히 보았기에 이곳은 날씨도 그렇고 감동지수도 떨어지기에

미안하지만 적당히 둘러보았습니다.

 

입구를 통과하면 우선 용문교라는 다리를 건넙니다.

동방 조각예술의 보고라 일컬어지는 용문석굴 유적지는 이하(伊河)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용문산(龍門山, 롱먼산)이라고도 하는 서산(西山) 석굴과 향산(香山, 시앙산)이 있는 동산(東山)석굴의 암벽을 따라

양쪽으로 약 1.5km에 조성돼 있습니다.

 

우매한 민초의 눈으로 하나씩 살펴보렵니다.

이제 내일부터 천천히 걸어가며 하나씩 기웃거려보렵니다.

위의 사진 속의 석굴은 마치 비둘기집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부처나 보살이 함께 모여사는 연립주택인가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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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은 DREAM IS NO W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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