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16(93)
-
중덴(중전:中甸)에 부는 바람
샹그릴라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제일 먼저 떠오르시나요? 이곳은 중원과는 많이 다른 이질적인 문화가 존재하는 곳이 아닐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위의 사진에 보이는 타르초와 룽다입니다. 이들의 간절한 소망을 담은 것으로 지금 이들이 처한 현실이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외로운 벌판이나 언덕 위에 언제나 외롭게 바람을 맞으며 혼자 우두커니 서서... 주변을 돌아보아도 아무도 없는 황량한 그런 곳 말입니다. 지금 이들이 처한 심정을 고스란히 표현하는 듯하지 않나요? 룽다와 타르초 그리고 바람에서 가냘픈 티베탄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햇볕에 그을리고 날씬한 그들의 체형이 바로 룽다의 모습처럼 생각되기도 합니다. 바람을 타고 이들의 소망이 멀리까지 퍼져나갔으면 좋겠습니다...
2016.12.28 -
멀고 먼 샹그릴라
위의 사진은 작은 포탈라 궁이라는 샹그릴라의 쑹짠린스(송찬림사:松贊林寺)입니다. 제가 직접 찍은 사진이 아니라 대불사 광장에 있는 장족 박물관에 걸린 대형 사진을 찍은 것으로 샹그릴라를 찾는 여행자라면 대부분 이 사찰에 들리는 곳이지만, 우리는 가지 않았습니다. 사찰 입장료 115원을 내고 왜 그곳에 들어가야 하는지 선뜻 내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에 개인적인 선택사항이 아닐까요? 이번 여행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샹그릴라로 갑니다. 7년 전 그곳에 갔다가 높은 고도 때문에 몸살 기운이 심해지고 게다가 호흡곤란으로 하루 만에 되돌아온 경험이 있는 곳이 바로 샹그릴라였네요. 10월 30일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아침은 간단히 숙소 건너편 아침 골목시장에서 쪼그리고 앉아 죽과 만두로 ..
2016.12.27 -
창산 중화사에서 따리 고성으로
창산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옥대운유로를 따라 걷다가 중화사에서 내려옵니다. 비가 많이 내려 길은 진흙탕 길이었습니다. 아래로 내려오니 따리 고성이 보이고 비는 더는 내리지 않습니다. 중화사로 오르는 것은 케이블카가 아니라 리프트네요. 오늘 같은 날 창산을 오르는 여행자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비 내리는 날 저런 리프트 타고 오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9시 30분부터 걷기 시작해 11.5km를 4시간을 걸어 1시 30분에 중화사에 도착해 중화사를 잠시 구경한 후 바로 산에서 내려오기 시작해 3시 40분에 인민로에 도착했으니 내려오는 길이 2시간이나 걸렸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창산 트레킹만 6시간 걸렸다는 말입니다.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겠지만, 비가 많이 내려 길이 미끄럽고 진흙 범벅에 말이..
2016.12.26 -
창산은 운무에 뭍혀
비가 계속 내리니 운무마저 걷히지 않습니다. 화창한 날이 그립지만, 그런 날은 볼 수 없는 풍경을 볼 수 있으니 이런 날도 걸을 만합니다. 걷는 중간마다 쉼터가 있어 잠시 비를 피했다 갈 수 있고 간단한 요기도 하며 갈 수 있네요. 트레킹 시작 두 시간이 지나자 반대편에서 한 사람이 걸어옵니다. 서로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지나려는데 우리끼리 하는 말을 들고 한국인이냐고 반가워합니다. 세상에... 이런 운무 자욱한 창산 허리를 걸으며 같은 한국인끼리 중국어로 인사하다니... 오늘 트레킹 시작하고 처음 만난 사람입니다. 그만큼 비가 내리는 날은 이 길을 걷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말이겠죠. 비가 많이 내리니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도 많습니다. 물소리조차 요란합니다. 어느 날 쿠빌라이는 군사를 이끌고 이 엄청난..
2016.12.23 -
따리 여행의 즐거움, 운유로를 걸어가며
풍화설월의 도시라는 따리를 여행하는데 즐거움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그중 운유로를 이렇게 유유자적하게 걸어본다는 일은 따리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가 아닐까요? 따리를 우리는 풍화설월(风花雪月)의 도시라고 하잖아요. 이 말은 원래 중국의 고전음악에 자주 등장한 말이라 하네요. 그 글이 아름다운 자연을 알리는 대표선수이기에 그리 사용했지 싶네요. 이곳 따리에서 이 말이 아주 딱 들어맞는 말이기에 따리를 일컫는 말로 고유 명사화했지 싶네요. 그러니 따리는 사용료도 없이 사용한다는 말? 바람은 하관으로부터 불어온다는 샤관펑(下关风)이고요. 아름다운 꽃은 상관의 비탈을 수놓는다는 샹관화(上关花)가 아니겠어요? 겨울에 내리는 눈은 창산을 덮기에 사시사철 흰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창샨쒸에(苍山雪)라고 할 수 있겠..
2016.12.22 -
창산(苍山) 옥대운유로(玉帶云遊路)를 걸어서
잠시 걷다 보니 위의 사진처럼 계곡 사이로 따리의 모습을 살짝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 뒤로 보이는 호수가 바로 부처의 귀를 닮았다는 얼하이(이해:洱海)입니다. 얼하이는 중국에서는 일곱 번째로 크고 윈난에서는 쿤밍 톈츠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호수랍니다. 남북으로 42.6km, 동서로는 약 8km에 이른다 하니 정말 큰 호수가 맞네요. 이런 큰 호수가 이곳에 있어 따리에 살았던 사람에게 단백질을 공급했을 것이고... 바다를 구경 못 한 사람에게 바다와 같은 풍경을 보여주었을 겁니다. 그러나 잠시 호수를 보여주다가 이내 다시 운무를 몰고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감추어 버립니다. 그래요. 오늘 같은 날에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은 욕심이었나요? 이런 곳을 지금 우리는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케이블카에서 내립니다..
2016.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