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19. 00:22ㆍ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
진나라의 시황제 영정이 점차 장성해 감에 따라 그의 어머니인 태후의 음란함도
점점 그 도를 더해갔는데 고기도 먹어본 놈이 더 잘 먹는다고 어쩌겠습니까?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는 조희는 타고난 천성이기에 사실은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실정이겠지요.
여불위가 처음으로 사랑한 애첩이었는데 자초 이인이 칭얼거리며 넘겨달라고 해서 주었다가
자초는 책임도 다하지 못하고 36살의 한창나이로 세상을 등지고 이제 그녀 나이 겨우
30살에 과부로 만들어 버리고...
머리에 태후라는 관을 씌우고 자유부인을 만들어 주었었는데
왜 세상은 용납하지 못하는 겁니까?
밤마다 허벅지를 꼬집으며 참고 지내는 세월도 하루 이틀이지요.
밤이 긴 동지섣달 겨울에는 왜 그리도 온몸이 더 시려오는지 님들은 모르십니다.
이미 산전수전 공중전에 야간전까지 모두 섭렵한 조희에게는
이렇게 지내라고 하는 일은 지옥입니다.
남의 애첩을 달라고 하고 의무도 다하지 않고 가버린 자초가 나쁜 녀석이지
애첩은 빼앗긴 여불위가 나쁜 놈입니까?
아니면 조희가 나쁜 여자입니까?
사실 여불위의 첫사랑은 조희였고 조희의 첫사랑도 여불위였습니다.
그리고 책임도 다하지 못하고 이른 나이에 먼저 가버리는 바람에
30살부터 혼자 살라고요?
남녀가 처음 만날 때 남자는 이 여자가 나의 첫 여인이기를 바라고
여자는 이 남자가 나의 마지막 남자이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조희를 보면 첫 남자 여불위도 나를 책임도 지지 않고 보내버렸고
마지막 남자로 생각했던 자초는 그 의무를 시작하자마자 헌 짚신짝 버리듯
나 몰라라 먼저 훌쩍 가버렸으니 어쩌란 말입니까.
그러니 세상에 조희에게는 그나마 마음이라도 의탁하고 지낼 수 있는 사람은
여불위밖에 없습니다.
여기는 조나라 한단에서도 너무 먼 생면부지의 진나라 함양이잖아요.
외로운 이국 땅에 와 누구 하나 의지할 수 없는 조희에게는
정말 여불위 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자주 여불위를 찾게 되고 만나다 보니 점점 정은 쌓이고 깊어만 갑니다.
그래도 여불위는 양심이 있어 태후와의 그레이 로맨스가 들통이 날까 걱정이 됩니다.
왜 아니겠어요.
조희는 여불위의 첫사랑이었지만, 그래도 한때는 한 나라의 국모였으며
이제는 황제의 어머니로 사회적인 지위와 체면이 있잖아요.
이미 장사를 하며 많은 세상 경험을 한 덕분에 세상을 읽고
관조의 경지에 오른 여불위가 아닌가요?
분명 멀지 않아 이 일이 언젠가는 자신에게 큰 화가 되어 돌아오리라고 생각한
여불위는 타개책을 마련합니다.
여불위는 오만가지 불안한 생각에 앞날이 걱정스러워 조희에게 만남을 기피했지만,
그러나 조희는 아직도 여불위를 잊지 못하고 자꾸 밤이면 밤마다 마차를 타고
승상인 여불위의 집을 찾게 됩니다.
어떤 때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여불위를 내궁인 감천궁(甘泉宮)으로 직접 불러들여
안다리 후리기에 이어 가슴 파기를 시도하며 들어옵니다.
여자가 가슴파기를 시도하며 덤비게 되면 남자는 참고 밀어내기 하며
견딜 수 있는 사내는 거의 없습니다.
진나라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른다고 해결되겠습니까?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 했다는데...
조희의 방문 목적은 국가 경영에 관한 조언을 얻기 위함이라고 적어두었다 하더라고
자꾸 반복되면 다른 사람의 이목이 거리끼는 것은 여불위도 알 수 있잖아요.
게다가 여불위도 나이가 들어가며 워낙 조희의 음욕을 만족시키기에는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아무리 타력이 좋은 4번 타자라도 나이가 들면 순번이 바뀌기도 하고
시합에 빠지는 날도 있다는데...
이에 생각해낸 것이 프로야구에서 늘 감독이 꺼내는 작전인 대타를 기용합니다.
수소문을 하여 대단한 물건을 자랑한다는 노애(嫪毐)라는 녀석을 구해
우선 하인으로 삼았습니다.
역시 여불위는 가치 투자 전문가라서 이런 가치 있는 신상품을 개발하는 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진나라 풍속에 농사철이 끝나면 우리나라 추석처럼 온 나라가 3일 동안 마음껏
노래와 춤으로 즐기며 일 년 동안의 고생스러웠던 노고를 잊는 절기가 있었습니다.
그날이 되면 모든 백성들은 한 가지라도 특기나 재주를 갖고 있는 사람은
모두 나와서 온갖 놀이를 벌이는데,
특히 남이 따라 하지 못하는 특별한 재주를 갖고 있는 사람은 이 날 여러 사람들
앞에서 그 재주를 마음껏 자랑하는 콘테스트가 있었습니다.
여불위가 노애를 데리고 시장에 나가 위의 사진 속의 보이는 오동나무로 수레바퀴를
만들어오게 하여 노애에게 주고 노애가 땅에 누워 그의 소중이를 수레바퀴 가운데에 끼고
허공을 향해 빙글빙글 돌렸으나 그의 소중이는 아무런 상처가 나지 않았다네요.
사마천도 역시 중국인이라 중국스러운 과장법이 부끄러움도 없이
사기에 버젓이 기록으로 남겼나 봅니다.
노애의 특이한 장기자랑을 구경하던 사람들은 모두 폭소를 터뜨리며 이 소문은 삽시간에
장안에 쫘악 퍼지며 태후에게도 이러한 소문이 전해지게 되어
그녀의 욕정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답니다.
이 정도의 기술이라면 중국에서나 가능한 고난도의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진기명기에 출연해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어찌 그냥 지나갑니까?
이 소문을 듣고 몸이 달아오른 태후 조희는 노애를 만나고 싶어 여불위 집에 찾아왔고
그녀의 의중을 간파한 여불위는 "태후께서 그를 한번 만나보시겠다면
신이 그를 대령하겠습니다"라고 하니...
태후가 듣고 웃기만 할 뿐 처음에는 선뜻 대답하지 않다가 한참을 생각한 다음에서야
말하기를 "대감은 나를 놀리십니까? 세상에 그런 사내가 어디 있답니까? 내가 그 물 좋다고 하는
한단에 있었을 때도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병기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는 궁 밖에 사는 사람인데 어찌 그를 내궁으로 들인단 말입니까?"
"그런 문제라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누굽니까? 천하의 여불위입니다.
신에게 한 가지 계책이 있습니다.
사람을 시켜 그의 옛날 죄를 밝혀 궁형의 죄를 내리게 한 후에 태후께서는 그의 형을 집행하는
옥리에게 뇌물을 주어 거짓으로 형을 집행하게 하십시오.
그런 그를 내시로 만들어 궁중에 들게 한다면 드나들 일도 없고
늘 언제라고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태후가 크게 기뻐하며 말했습니다.
"참으로 묘한 계책입니다. 그런데 내시라면 수염도 눈썹도 없어야 하는데????"
"그 문제도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모두 뽑아버리면...."
이게 무슨 통닭 털 뽑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조희와 여불위 사이에 있었던 딜을 마치 佳人이 옆에서 지켜본 듯 기술해 보았습니다.
여불위의 자초 이인에게 썼던 미인계에 이어 조희에게는 미남계도
성공을 거두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마도 세계 역사상 이 두 가지 계략을 함께 사용해 성공한 지략가는
여불위가 유일한 사람이 아닐까요?
역시 여불위는 가치 투자계에서는 전설입니다.
여불위는 사람을 보내 또 작전 사인을 보내 노애를 궁형에 해당하는 죄로
고발하도록 꾸몄습니다.
궁형이란 바로 사기를 쓴 사마천이 당한 형벌로 바로 남자의 생식기를 자르는 형벌입니다.
이러면 노애의 효능효과가 전혀 없는 것 아닌가요?
조희는 어떻게 살라고요.
사마천이 사기를 쓰며 여불위 열전에서 이 대목에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젠장 니들이 궁형의 아픔을 알아?'라고 했겠지요.
과부 사정 홀애비가 안다고.....
앗! 사마천의 미스....
그러나 여불위는 달랐습니다.
형리에게 미리 손을 써 당나귀 소중이를 구해온 다음 형장에 걸어두고
그 아래 이름표를 노애라고 걸어두었습니다.
진나라 환관 노조는 정말 한심합니다.
제대로 철저한 검증절차도 거치지 않고 조합비만 낸다고 아무나 환관 조합원으로 받아 줍니까?
수염이 없다고 자존심도 없습니까?
태후는 노애와 함께 정을 통하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고 합니다.
세상을 살며 이렇게 행복했던 시기가 없었다고 합니다.
고마운 마음에 여불위에게 감사의 선물을 보내고 치하도 잊지 않고 했다고 합니다.
태후는 노애를 극진히 아꼈고 점차 조정의 대소사도 그와 상의하여 처리할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노애는 날개를 다는군요?
이제부터 노애의 전성시대가 열린 겁니다.
그러나 남녀가 오래 함께 가까이하면 일이 생깁니다.
그런데 몇 년간 아무 일도 없었던 태후에게 몸에 이상 신호가 옵니다.
네... 맞습니다.
임신을 하고 말았습니다.
역시 사람은 궁지에 몰리면 지혜를 짜내는 우수한 능력을 지닌 동물입니다.
그때 타이밍을 맞추어 장양 왕의 생모인 하태후가 병으로 세상을 뜹니다.
점을 쳐 감천궁에 액운이 끼었다고 거처를 옮겨야 액운을 막는다고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곳으로 옮기는 겁니다.
그곳은 함양에서 200여 리 떨어진 옹(雍)이라고 부르는 곳으로 거처를 옮겨가며
역시 상표만 환관인 노애를 데리고 갑니다.
옹은 진나라 초기의 수도로 지금의 함양으로 천도하기 전의 도읍으로
함양의 북서쪽에 있는 곳이었지요.
그런데 어쩌면 이리도 지명 이름이 절묘한지요.
雍女에게 어울리는 곳이 바로 이들이 거처로 삼은 옹입니다
바로 조희에게는 하늘에서 내린 곳이 아니겠어요?.
그러니 고기가 물을 만난 듯 이들의 사랑은 식을 줄 모르고
그 기세가 크게만 발전해 갑니다.
태후는 노애를 무척 애지중지했고 그에게 모든 일을 맡길 정도까지 발전했습니다.
태후인 조희와의 사랑의 힘이 바로 노애의 힘입니다.
그러면 노애의 힘이 자연히 막강해지겠지요.
술상무는 술을 선택하는 권한밖에는 없지만, 노애처럼 사랑의 愛상무는 다릅니다.
노애가 거느리는 시종만 수천 명이고 벼슬자리를 애걸하며 모여든 가신들만 해도
천여 명이나 되었다니....
심지어는 노애를 멘토로 삼아 환관이 되겠다고 하는 젊은이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이제 사공자와 어깨를 겨룰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입에 노애와 여불위의 세력을 비교하는 지경에 까지 이릅니다.
누가 힘이 더 센 100만 돌이냐는 이야기지요.
노애는 태후를 몸(?)으로 모신 공로를 인정받아 장신후(長信侯)로 봉해져 산양(山陽)의 땅을
받고, 태원군(太原郡)을 봉지로 받아 급속하게 권력을 강화하게 됩니다.
내정의 일도 본인이 처리하고, 하인이 수천 명에 이르니 노애도 욕심이라는 게 생기기 시작합니다.
자기의 아들을 왕위 계승자로 삼고자 했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 기회를 잡게 됩니다.
킹 메이커라...
아무나 하는 게 아닌데...
그러나 남자의 미남계는 여자의 미인계와는 달리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미인계는 미모는 기본이고 가무에 목소리 하며 남자를 미혹하는 재능까지
두루 갖추어야 합니다만, 미남계에 이용되는 사내란?
오직 한 가지만 단순 무식하게 힘만 갖추면 성공하는 아주 간단한 계책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좀 더 자세하게 묘사하며 며칠간 써보고 싶었으나
세상 일이 어찌 제 생각만으로 되겠어요?
늘 글을 읽은 사람은 글쓴이와는 같은 생각이 아니고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잖아요.
그렇기에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라는 게 있어 자세하게 쓴다고 그 선을 넘게 되면
글쓴이에게는 빠떼루보다 더 큰 페널티가 주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내일은 마지막 이야기로 여불위의 마지막 모습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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