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872)
-
맛이 없으면 돈을 받지 않습니다.
어느 날 중국 음식점에 할아버지와 초등학교 3학년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왔다. 점심시간이 막 자나 간 뒤라 식당에서는 청년 하나가 신문을 뒤적이며 볶음밥을 먹고 있을 뿐이었다. 할아버지와 손자 아이는 자장면 두 그릇을 시켰다. 할아버지의 손은 험한 일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말 그대로 북두갈고리였다. 아이는 자장면을 맛있게 먹었다. 할아버지는 아이의 그릇에 자신의 몫을 덜어 옮겼다. 몇 젓가락 안 되는 자장면을 다 드신 할아버지는 입가에 자장을 묻혀가며 부지런히 먹는 손자를 대견하다는 듯이 바라보고 계셨다. 할아버지와 아이가 나누는 얘기가 들려왔다. 아이는 부모 없이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사는 모양이었다. 손자가 하도 자장면을 먹고 싶어 해서 모처럼 데리고 나온 길인 듯했다. 아이가 자장면을 반쯤 먹었을 때..
2024.01.17 -
에티하드 항공의 기내식.
도자기 그릇에 담겨 나오는 에티하드 기내식입니다. 아주 근사하지요? 그러나 이 식사는 이코노미석의 식사가 아니라 비즈니스석의 식사입니다. 인천을 출발 아부디비로 가는 도중 에티하드 항공에서 먹었던 이코노미석의 기내식입니다. 비주얼만 훌륭합니다. 고도가 높은 하늘 위에서 먹는 음식이 멋져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게 맛있지는 않습니다. 10시간 정도 비행하기에 두 번의 기내식이 제공됩니다. 기내식 자체가 맛이 없는 게 아니라 높은 고도로 기압이 낮아지기에 신체 변화에 따른 것으로 우리 몸에 감기 등 신체가 정상이 아닌 이상현상이 생겼을 때와 비슷한 현상이지 싶습니다. 또 흔들리고 좁은 자리에 앉아 먹어야 하기 때문이지 싶기도 하고요. 이런 환경이라면 우리의 미각은 정상 조건보다는 많이 저하되어 맛을 제대로 느..
2024.01.15 -
아부다비 공항에서 환승하며
비행기 안에서 바라본 구름 위 모습으로 이번 모로코 여행을 떠나며 인천공항 이륙 시간이 마침 해질 무렵이라 이륙 후 창문을 통해 내다 본 구름 위의 풍경입니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에게는 이 시간이 가장 설레는 시간이지요. 오늘부터 모로코를 다녀왔던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아직 이집트 여행 이야기도 끝내지 못했는데 두 나라 여행기를 함께 쓰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시간이 많이 지나면 모로코 여행을 하며 느꼈던 생각이 가물가물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번 모로코 여행은 2023년 10월 14일 출발했고 귀국은 10월 28일로 14박 15일이었습니다. 이번 여행도 우리 부부와 작은 아들이 함께 했고 여행지는 모로코 한 나라만 돌아보았으며 모로코는 카사블랑카에서 출발해 자동차로 남쪽으로 출발해 시계 반대방향으로..
2024.01.12 -
원숭이를 아주 쉽게 잡는 방법
원숭이를 아주 쉽게 잡는 방법이 있다 하네요. 먼저 가죽으로 주머니를 만드는데 입구를 아주 좁게 만든답니다. 그러니까 원숭이의 손이 겨우 드나들 수 있게 말입니다. 그다음에 가죽 주머니 속에 원숭이가 좋아하는 과일을 넣어두는 겁니다. 그리고 그 가죽 주머니를 단단한 나뭇가지에 묶어 놓는다 하네요. 그러면 원숭이가 다가와 그 가죽 주머니 속을 들여다보고는 "이게 웬 떡이야~"하며 아주 즐거워하겠지요. 원숭이는 가죽 주머니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는 과일을 움켜쥐고 손을 빼려고 합니다. 그러나 과일을 움켜쥔 손으로는 가죽 주머니에서 손을 뺄 수 없습니다. 나뭇가지에 매어놓은 가죽 주머니... 그리고 그 주머니 속으로 손을 넣고는 꼼짝 못 하는 원숭이 가련한 원숭이는 움켜쥔 과일을 놓으면 쉽게 손이 빠진다는 것을..
2024.01.10 -
모로코를 향하여 출발합니다.
인천 공항에서 우리를 태우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비행기의 모습입니다. 이 비행기를 보는 순간 이제 우리 여행이 시작되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지요. 모로코는 우리나라에서 직항이 없기에 중간에 한번 이상은 꼭 환승해야 하지요. 그래서 선택한 비행기가 아랍에미레이트의 아부다비를 거쳐가는 에티하드 항공이었습니다. 여러 항공사를 비교한 결과 환승시간이 가장 짧고 요금도 비교적 저렴한 편에 속했기에 선택한 비행 편으로 항로 자체도 가장 가까운 항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 보면 에티하드 항공은 우리나라에서 유럽이나 튀르키예 또는 모로코로 갈 때 많은 여행자가 이용하는 비행기 편으로 승객 대부분이 아부다비 공항이 목적지가 아니고 다른 항공편을 찾아 환승장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아 환승전문 항공사로 생각되..
2024.01.08 -
네페르타리 무덤 에피소드, 6(최고의 미인)
네페르타리의 무덤 한쪽 벽면에 여덟 마리의 소가 그려져 있습니다.그러나 모두 암소로 보이는데 아래 제일 왼쪽에 있는 소는 뿔도 다르고 황소로 보이지 않나요?이곳에서 알리고 싶은 것은 오른쪽에 보이는 네페르타리 여왕에게 성스러운 우유를공급하려는 것이고 왕비는 두 손을 들어 경배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성스러운 우유란 바로 생명의 젖을 의미하기도 하니까 네페르타리는 생전에 작은 죄도짓지 않고 순결하게 살아왔다는 의미를 알리고 싶었나 본데 우리는 이 무덤 안에서이미 위의 사진에 보이는 황새처럼 생긴 새인 아크(Akh)를 보았는데아크란 바로 청정영혼을 의미하는 상징이잖아요. 그렇기에 소 그림 왼쪽에 네페르타리가 자신의 카르투슈(cartouche)가 새겨진 벽 앞에 서서 자신의 이름이 적힌 것을 들고 "내가..
2024.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