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라디 빙하(Chalaadi Glacier)를 걸어서 다녀오기

2020. 3. 24. 06:00조지아 2019/메스티아

돌산이 있고 계곡에 빙하가 보입니다.

메스티아에는 신기하게도 높은 지역이 아님에도 찰라디 빙하(Chalaadi Glacier)가 있습니다.

바로 그 아래는 푸른 숲이 보이고요.

 

빙하는 메스티아 강의 수원으로 캅카스산맥 남쪽 산비탈에 있습니다.

그리 높지 않은 해발 1.850m의 높이에 있더군요.

 

내 인생에 빙하를 보다니 믿을 수 없습니다.

난생 처음 본 빙하의 모습입니다.

빙하는 TV를 통해서만 본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빙하를 가겠다는 결정은 순전히 마을 주민 때문입니다.

여행 준비를 하며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삶의 길에서도 언제나 계획하고 준비했던 일만 하고 사는 것은 아니잖아요.

 

우연한 기회에 갑자기 선택하고 결정한 일이 일어나기도 하고요.

그런 일이 지금 바로 우리 눈앞에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인생은 살아볼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곳 빙하까지 걸어서 다녀올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어제 아침에 걸었던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아침 산책을 나섰다가

빙하까지 끝까지 걷게 되었네요.

따라서 물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고 간식은 전혀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걸어갔다가 오느라고

무척 힘이 들었던 날입니다.

 

또 빙하 방향을 걸어가며 저 모퉁이를 돌아가면 어떤 모습일까?

우리 저기까지만 가다가 돌아갈까?

우리 부부는 이런 말을 하며 걸어갑니다.

 

그러다가 모퉁이 하나를 돌아보면 또 다음 모퉁이가 궁금해 또 걷게 되었고요.

고맙게도 힘든 비포장도로지만, 불평하지 않고 따라준 집사람이 함께 했었기에 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모퉁이 하나만 더 돌아보고 돌아가자고 했던 일이 입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걷다 보니 빙하가 흐르는 탁한 물이 흐르는 계곡 입구까지 도착했습니다.

입구에서 왼쪽을 바라보니 위의 사진처럼 숲 너머로 계곡에 얼음이 쌓인 듯한 모습이 보입니다.

혹시 저 모습이 빙하가 아닐까 생각해보았지만,

평생 빙하를 두 눈으로 직접 본 적이 전혀 없기에 확신할 수 없습니다.

 

이곳에는 빙하로부터 흘러내려 온 물을 이용해 발전소를 만드나 봅니다.

물소리도 요란하고 제법 낙차도 크기에 발전기 터빈을 돌리는 일이 쉬워질 듯합니다.

 

워낙 이른 시각인 새벽 5시 50분에 숙소를 출발했기에 이곳에 도착한 시각이 아침 9시가 되었네요.

3시간 10분을 쉬지 않고 우리는 걸었다는 말이네요.

입구에는 카페 하나가 있는데 이른 아침이라 문을 닫은 듯합니다.

 

그러나 이곳 계곡에서는 빙하는 보이지 않습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마침 발전소 건설사무소에 경비가 있기에 물어보니 친절하게 입구까지 걸어와 알려줍니다.

 

바로 두 갈래 길인데 왼쪽으로 난 좁은 산길로 올라가는 길이 빙하로 가는 길입니다.

지금 우리 부부가 이 어려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누가 시켰다면 거길 왜 가느냐고 불평을 했을 겁니다.

 

빙하가 있는 계곡 입구까는 메스티아에 있는 숙소에서 편도로 12km 떨어진 곳으로 다시 산으로 올라가

메스티아찰라(Mestiachala)계곡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왕복 24km를 걸어서 다녀오려면 적어도 왕복만 6시간은 잡아야 하지 싶습니다.

 

그러나 빙하에서 머무는 시간은 별도로 더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가는 길은 빙하 입구까지는 평지로 중간 이후에 비포장이라 차가 다니면 먼지가 많이 납니다.

발전소 건설 때문에 공사장 트럭이 가끔 다녔거든요.

 

그러나 입구로 들어서 산길을 오르면 숲이 우거져 아주 상쾌한 기분이 드는 곳입니다.

건너편에는 실 폭포도 보입니다.

그나저나 비라도 내리면 웅장한 모습으로 변하겠지요?

 

이렇게 빙하 앞에서 잠시 머물다가 돌아갑니다.

오늘 우리 부부는 이 어려운 일을 또 해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입구에 도착해 산으로 조금 올라가야 빙하를 볼 수 있습니다.

빙하는 우리에게 조금 더 수고하라고 합니다.

가끔 빙하에서 봄부터는 떨어지는 바위나 얼음 덩어리 때문에 다칠 수 있다고

아까 입구에서 우리에게 길을 알려준 고마운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지는 말고 보라고 합니다.

차를 이용하려면 대기 시간을 포함해 왕복 50라리/1인 이상이라고 하네요.

걸어가기에도 그리 먼 곳은 아니고 메스티아에서 자전거를 빌려서 다녀와도 될 만한 곳이었습니다.

다만 비포장 도로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