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의 오지 메스티아

2020. 3. 18. 06:00조지아 2019/메스티아

전혀 균형미는 없는 듯한 청동 작품이 시내 중심지인 세티 광장(Seti Square) 한가운데 있습니다.

이렇게 보였던 것은 제가 예술적인 안목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는 의미지요?

말을 탄 듯한 형상의 여인상입니다.

이 청동상이 타마르(Tamar) 여왕의 동상이라고 합니다.

 

타마르 여왕은 그녀가 통치했던 1184년~1213년 사이의 시기를 조지아 인들은 "조지아의 황금기"라고 부른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조지아 여행을 하다 보면 쉽게 흔적을 만날 수 있더라고요.

이곳 오지 같은 곳에 동상을 세운 이유는 그녀가 말을 타고 험준한 산을 넘어 이곳에 왔다가 간

기념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2019년 5월 17일 금요일의 이야기입니다.

메스티아에서 2박이 지나 3일째가 되었네요.

오늘은 모처럼 아침 산책을 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부부 둘만 여행을 오면 거의 매일 아침 산책을 나갔는데 일행이 있으니 이것도 자주 거르게 되네요.

두 사람만 나가면 떼어놓고 다닌다고 할 것이고 같이 나가자고 하면은 체력적으로 부담을 주는 듯하여 꺼려지고...

이곳처럼 5박이나 머무는 곳에서는 5일간 각자 알아서 하는 것으로 했기에 부담이 덜하네요.

 

오늘 산책 방향은 그저께 이곳 메스티아로 들어올 때 마슈룻카를 타고 들어오며 보았던 전에 있던 마을입니다.

조지아는 어디를 가나 주인 없이 길거리를 배회하는 개가 정말 많습니다.그래서 개판입니다.

 

오늘 아침 산책에서도 송아지만 한 개가 두 마리나 우리 부부를 따라서 옵니다.

물론 기우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길가에 있는 나무 막대기 하나를 집어 들고 갑니다.

헉!!! 아침 해가 비치는 위의 사진 모습에도 우리를 따라온 개 그림자가...

 

이곳 메스티아는 조지아를 이루는 여러 종족 중 스반(스바네티)족이 살아오던 지역이라고 합니다.

지리적인 문제로 북으로는 캅카스산맥의 높은 고산준령이 막아주고

남으로는 접근조차 쉽지 않은 오지였기에 이들만의 고유한 문화가 지금까지도 남아있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다른 부족의 지배를 거부하고 독자적인 삶을 살기 원했기에 코시키라는 방어 시설을 만들고 살았나 봅니다.

접근이 어렵기에 오히려 문화적으로 독창적인 것을 보존하기 쉬웠지 싶네요.

뭐... 이곳 메스티아의 해발고도가 1.440m나 되니 이것만으로도 외부와의 접근이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하지요.

 

이곳으로 들어오며 보았던 도로도 험한 산을 깎아 위험하게 절벽에 도로를 만들고 이제 포장을 하기 시작하고

또 길을 넓히는 중이기에 당시에는 접근하기가 무척 어려운 지역이 분명합니다.

 

이런 탑형의 코시키를 만들기 시작한 지가 이미 천 년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지요?

천 년의 세월 동안 이곳 스반족과 함께한 역사의 증인인 셈입니다.

 

그러니 외침에 대비하기 위해 처음 만들었지만, 이곳에는 겨울에 엄청난 양의 눈이 내리기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겨울에 이 지역에 들어왔다가 폭설이라도 내리면 나갈 수 없는 일도 생기지 싶습니다.

 

이웃과의 소통을 위해서도 또 가축의 안전을 위해서도 겨울 동안 대피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해

그런 목적으로도 만들었을 겁니다.

폭설이 내리면 지붕 위까지도 쌓인다고 하니까요.

 

 사실, 오늘은 메스티아(Mestia)보다 더 오지로 캅카스산맥에서는 더 들어갈 수 없는 막다른 곳에 있는

우쉬굴리(Ushguli)라는 마을을  당일로 다녀오기로 계획했습니다.

우쉬굴리 마을은 메스티아보다도 더 오지라서 문화적으로도 더 잘 보존되어 있지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두 함께하면 할수록 자꾸 문제만 생기고 갈등만 키우는 듯해 말도 꺼내지 않고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늘 조용히 따르는 여성 두 분만 데리고 가면 어떨까도 생각했지만...

그냥 조용히 팀별로 알아서 행동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은 그냥 아무 생각없이 쉬었다 가도 좋을 곳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서로 마을 끌리는 대로 산책도 하고 숙소에서 모랜만에 쉬는 것도 좋아보입니다.

 

이렇게 함께 여행하면 아무래도 서로가 불편하게 느낄 수 있지요.

우리는 우리가 계획한 여행이기에 더 부담을 느끼게 되네요.

모두가 만족할 만한 그런 여행이 쉽지는 않은 듯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좌우지간, 이번 우리 여행은 처음 출발 전 계획했던 곳이 자꾸 빠지게 되네요.

이러니 여행이 힘들고 엉망이 된 듯합니다.

무시하고 그냥 우리 계획대로 다니면 되잖냐고 하시겠지만, 우리가 계획한 여행에 따라왔기에

매정하게 내버려 두기 어렵고...

각자 모두 이번 여행지에 대해 준비를 했다면 또 문제가 없을 텐데 부부 팀은 어느 정도 준비를 해 왔기에

문제가 없겠지만, 여성 두 분은 준비가 전혀 없었던 듯하여 완전히 무시하고 다닐 수도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진퇴양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