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리 고성 주변에 쐉랑꾸전

2016. 12. 19. 09:00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16

비가 많이 내립니다.

호숫가 마을에 비가 내리니 정말 볼 게 없습니다.

위의 사진은 남조풍정도라는 섬입니다.

사실, 쐉랑이라는 마을은 크게 구경거리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내리는 비를 무릅쓰고라도 마을 여기저기를 다녀야겠지요?

 

남조풍정도를 가려면 배를 타고 건너야 합니다.

바로 코앞에 있지만, 뱃삯에 입장료까지 있다고 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곳이 바로 부두로 표를 파는 곳이네요.

 

우리는 그냥 걷습니다.

비가 계속 내리니 배 타고 건너가 남조풍정도 구경할 의욕마저 사라집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곳이라도 일기가 불순하니 의욕마저 꺾여버리네요.

 

이런 날은 그냥 발길 닿는 대로 무작정 걸어보렵니다.

비가 내리니 구경도 시들한 마음이 듭니다.

호숫가에 개인이 만든 사진 촬영하는 곳입니다.

 

그렇다 보니 무료로 찍는 곳이 아니라 5원을 내고 들어가야 하나 보네요.

젊은 사람에게는 저런 곳에서 예쁜 사진 찍는 일도 즐거울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나이가 되면 아무리 예쁜 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누가 보아줄 사람도 없고 나 자신도 찍은 사진을 나중에 나 조차도 쳐다보지도 않으니...

그냥 풍경 사진만 찍고 다니렵니다.

 

제법 오래된 건물이 보입니다.

괴성각(魁星閣)이라는 건물입니다.

괴성각은 중국 여행 때 자주 볼 수 있는 건물이지요.

 

원래 괴성이란 이상한 소리 괴성을 지르는 곳이 아니라지요?

북두칠성 중 사각형을 이루는 네 개의 별을 일컫는 말이라 합니다.

특히 중국 신화에서는 문장을 관장한 신으로 마을에 나쁜 기운이 스며들지 못하게 하고

자라는 아이들이 공부 잘할 수 있도록 기원하기 위해 마을마다 세웠던 건물로 보입니다.

 

마을 가운데 작은 절이 보입니다.

비연사(飛燕寺)라는 절이네요.

여기도 혹시 놀부가 제비 다리 일부러 부러뜨리고 절을 짓기라도 했을까요?

부처님도 입구에 공사판을 보고 한숨을 쉬셨을 겁니다.

 

위의 사진은 어느 식당 앞을 지나다 재미있어 찍은 사진입니다.

내용은 메뉴판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음식 종류의 가짓수가 엄청나네요.

과연 이 집 주방장은 저 많은 메뉴의 음식을 모두 할 수 있는 요리사일까요?

정녕 제갈 공명에 버금가는 주방의 달인이라 하고 싶습니다.

 

남조풍정도는 호수 안에 있는 작은 섬이네요.

육지에서 그리 멀지 않아요.

다리로 연결해도 쉬울 텐데 뱃삯을 받기 위해서라도 다리는 절대 놓지 않겠지요?

 

남조풍정도는 잘 꾸민 정원처럼 보입니다.

많은 사람이 이곳에 오면 배를 타고 저곳에 들어가 산책하겠지만,

오늘처럼 비가 많이 내리는 그조차 시큰둥해집니다.

 

그래서 그냥 걷습니다.

굳이 남조풍정도를 걷지 않아도 이곳에는 걸을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조금 높은 언덕 위로 올라가니 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그런 곳이 나옵니다.

남조풍정도 안에 돈 내고 들어가 걷는 것이나 여기에 이런 곳을 걷는 것이나 다른 게 없습니다.

 

걷다 보니 또 오래된 건물이 보입니다.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本主庙라는 곳입니다.

 

무엇하는 곳인지 알 수 없네요.

안에는 동네 노인분들만 모여있습니다.

경로당은 아닐진대...

 

줄기차게 내리던 비도 잠시 그치기도 하네요.

저 건너다 보이는 곳이 따리의 샤관으로 보입니다.

오른쪽은 창산인데 구름이 잔뜩 끼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네요.

날씨가 좋은 날 이곳에 서서 바라보면 기막힌 풍경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따리는 내륙도시입니다.

그러나 얼하이라는 큰 호수가 있기에 이곳은 어촌으로 살아가는 곳이네요.

그냥 이런 곳을 걸어 다니며 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요?

어촌은 어촌인데 관광객에 의존하는 그런 어촌으로 보입니다.

 

파노라마 사진으로 찍어보았습니다.

여기서는 이런 사진 찍는 일 외에는 별로 할 일이 없습니다.

쐉랑은 사실 기대를 많이 하고 찾은 곳이지만, 이번 여행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곳이 되고 말았습니다.

 

비가 내리니 춥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바람까지 제법 세차게 붑니다.

여행이라도 이런 날은 최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다시 입구로 나와 우리가 타고 왔던 차를 찾아 따리 고성으로 돌아옵니다.

오늘은 비만 맞고 돌아다녀 몸도 좋지 않습니다.

숙소로 돌아가 전기장판이라도 켜놓고 언 몸이라도 녹여야겠네요.

내일은 창산으로 올라가 운유로라도 걸어보렵니다.

내일은 날씨라도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도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이 좋다고 했던 곳도 우리에게는 별로 추천할 만한 곳이 아닐 수 있습니다.

오늘 같은 날 이곳을 찾는다면 누구나 쐉랑은 절대로 가지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치고 게다가 마을 안의 모든 길은 공사로 말미암아 난리법석을 떨고 있네요.

그러니 걷는 내내 흙탕물 속을 걸어 다녔지 뭡니까?

날씨가 좋았더라도 쐉랑은 그 자체만으로도 크게 구경거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리에서 시간은 남고 정말 갈 곳이 없다면, 그냥 한번 들러볼 만한 곳이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