쐉랑(쌍랑:双廊)꾸전을 찾아서

2016. 12. 16. 09:00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16

사진을 보니 커다란 호수가 있고 그 건너에는 4천 m가 넘는 창산이 병풍처럼 드리워있습니다.

구름이 산 위에 있는 게 아니라 산허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그리고 호반에는 돛단배 두 척이 보이고 그물도 보입니다.

풍경만으로도 우리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느낌 아닌가요?

이 풍경이 바로 따리를 대표하는 그림이라 생각됩니다.

 

오늘 이야기는 얼하이 호수 건너편에 있는 호반의 마을 쐉랑(쌍랑:双廊)이라는 마을을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따리 고성에서 얼하이 호수 건너편에 있기에 창산을 바라보는 아주 멋진 곳에 있는 마을입니다.

느낌만으로는 힐링이 먼저 떠오르는 그런 곳으로 생각되시죠?

 

맞습니다.

바로 힐링이라는 단어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그런 곳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힐링이 아니라 상처만 안고 돌아온 곳입니다.

 

이번 우리의 윈난 성 여행에서 최악의 장소로 기억되고 말았습니다.

이곳이 나쁜 게 아니라 비가 무척 많이 내리는 날씨와 현지의 골목길 사정이

우리를 그런 기억 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여행이란 이렇게 날씨와 현지의 상황이 아름다운 곳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여행지로 기억에 남게 하지요.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아침을 골목길에 좌판을 펴놓고 장사하는 골목 시장에서 죽 파는 가게에 목욕탕 의자에 쭈그리고 앉아

옥수수죽과 만두로 간단하게 요기합니다.

 

오늘 일정은 잠시 고성 구경을 하고 아침 요기를 한 후 쐉랑이라는 마을에 다녀오려고 합니다.

위의 사진에 아래 보이는 고성 남문에서 창산 방향으로 약 100여 m 올라가면 박애문이라고 있습니다.

쐉랑을 가려면 이곳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가는 게 가장 좋을 듯합니다.

 

55원에 왕복 버스와 쐉랑 시내를 다니는 유람차까지 탈 수 있습니다.

쐉랑은 입장료가 없는 어촌마을입니다.

아직은 말입니다.

개별적으로 쐉랑을 가시려면 꼭 버스 편을 이용하세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박애문 건너편에 있는 매표소에서 표를 사면 왕복표가 40원이라고 하네요.

그러나 우리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문이 닫혀있어 할 수 없이 삐끼를 따라 헤이처를 타게 되었습니다.

이게 오늘의 일정에 시작부터 느낌이 좋지 않은 실수였습니다.

 

헤이처(흑차:黑车)란 중국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불법 영업하는 차를 말하지요.

왕복 300원이라고 하니 네 사람이 타고 가기에 그리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깎을 수 있었지만, 비가 오는 관계로 아무 생각 없이 타게 되었지요.

 

마을 입구에 도착해 보니 외부 차량은 들어갈 수 없도록 차단기를 설치해두었습니다.

외부 차량은 쐉랑 마을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차라는 것을 몰랐지요.

여기부터 마을 입구까지는 제법 먼 거리였지만, 벌써 진을 치고 길을 막고 있습니다.

대단한 민족 아닙니까?

중국은 모든 국토가 국가소유인데 마을마다 저렇게 도로를 막고 돈을 내야만 안으로 들어가도록 하네요.

 

쐉랑이라는 마을은 이렇게 마을 어귀에 차단기를 설치하고 외부 차량은 함부로 들어갈 수 없게 했네요.

이곳에서 내려서 걸어 들어가려면 한참을 들어가야 합니다.

우선 왕복 300원 중 100원만 주기로 하고 나올 때 200원을 주기로 합니다.

 

입구에 내려보니 마을 안을 운행하는 차량의 삐끼가 달라붙습니다.

우리를 태우고 왔던 기사는 마을까지 2km 정도 된다고 했는데 이곳 삐끼는 5km라고 합니다.

고무줄 거리에다가 처음부터 된통 당했다는 기분이 들어 걸어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내 자신이 결정한 일에 스스로 화가 납니다.

 

아까 말한 왕복 버스 편을 이용해 이곳에 오면 여기부터 전기차를 타고 들어갈 수 있으니

꼭 버스편을 이용해야 편합니다.

그러나 들어가며 보니 5km가 맞는 말이더군요.

비만 내리지 않으면 걸어 들어가며 경치를 즐겼겠지만, 비가 내리니 그건 아니지 싶더라고요.

 

내리자마자 투덜거리니 혹시 나갈 때 다른 차를 탈까 봐 잠시 후 걸어 들어가는 우리 뒤를 쫓아와

자기 차를 타고 더 안으로 들어간다 하네요.

우리가 약속한 300원의 돈을 100원만 주고 나갈 때 나머지를 주겠다고 하고 왔거든요.

 

아까 말씀드린 그 버스를 타고 들어오면 위의 사진에 보이는 유람차를 타고 마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으니 

혹시 이곳을 찾으실 계획이 있으시면 꼭 버스 왕복표를 끊고 들어오셔서 편히 저런 차를 타고 여유롭게 구경하세요.

버스 요금에는 유람차 타는 값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처럼 택시를 타고 들어오면 저 유람차는 별도로 돈을 내야 합니다.

 

우리를 태우고 온 기사는 아마도 입구를 지키는 사람에게 돈을 집어주고 들어왔나 봅니다.

한참을 들어와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마을을 알리는 조벽 앞에 있는 주차장에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쐉랑이라는 마을이 어촌이기에 조벽 앞에는 이런 배를 전시해두었습니다.

 

여기부터 걸어 들어가려는데 이게 무슨 조화입니까?

마을로 들어가는 도로를 모조리 파헤쳐버렸습니다.

여기만 이랬으면 좋으련만, 마을 전체가 모두 공사 중이었네요.

 

길만 파헤쳤으면 누가 뭐라겠어요.

이날은 제법 비까지 많이 내리고 있으니...

우리는 여행자이기에 날씨 좋은 날 다시 올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이러니 이곳이 어찌 마음에 드는 곳이 될 수 있겠어요.

이번 여행에서 최악의 여행지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요?

우리가 찾았던 날은 그야말로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었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지가 같은 장소일지라도 사람에 따라 그 평가는 판이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주관적인 판단이기 때문이죠.

같은 장소일지라도 날씨에 따라 또 그곳 현지 실정에 따라 달라지는 게 평가 아니겠어요?

쐉랑을 찾은 우리는 가장 좋지 못한 시기에 찾았기에 좋은 평가를 하기 어렵습니다.

사실 구경거리도 별로 없는 곳이기도 했고요.

좋은 날일지라도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그런 곳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