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룸 욕장(Terme del Foro), 폼페이

2017. 8. 8. 09:00이탈리아 여행기 2015/폼페이

지금 여러분께서는 아주 멋진 예술작품을 보고 계십니다.

이 작품은 2천 년 전에 만든 작품으로 마치 며칠 전 완성한 것처럼 생각이 듭니다.

이 조각이 있는 곳은 폼페이 유적의 목욕탕 벽에 있는 것입니다.

목욕탕 장식으로 만든 게 이리도 아름다울 수가 있단 말입니까?

 

이번에는 폼페이 목욕탕 구경을 하려고 합니다.

폼페이에는 지금까지 발굴된 목욕탕이 세 곳 있다고 합니다.

그중 오늘은 Terme del Foro라는 포룸 목욕탕을 찾아봅니다.

 

포룸 목욕탕의 위치는 유피테르 신전 뒤로 돌아가면 그곳에 있습니다.

포룸 목욕탕은 남성 전용 목욕탕이라고 합니다.

여성 전용 목욕탕은 근처에 따로 있습니다.

 

로마는 유난히 목욕을 좋아했던 민족이 아닌가요?

이런 이유 중 하나가 로마 시대에서는 목욕탕을 이용하는 비용이 무료이거나

거의 돈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로마는 일찍부터 수원지로부터 시내로 물을 공급하는 일에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지금도 로마 시대에 만든 수도교를 제법 많이 만나게 됩니다.

이는 바로 로마 제국이 세계 최초로 시멘텀이라는 물질을 발명했기 때문이죠.

 

이곳 폼페이도 유적을 구경하다 보면 제법 많은 목욕탕을 만나게 됩니다.

이 욕장은 인근에 있는 규모가 제일 큰 스타비아 욕장을 기초로 후에 만든 것이라고 하네요.

벽에도 조각으로 아름답게 장식했습니다.

 

이곳은 탈의실이라 합니다.

선반처럼 생긴 곳에 빈 공간을 만들어 개인 옷을 보관했던 곳이랍니다.

탈의실도 텔라몬으로 조각해 멋을 부렸습니다.

텔라몬은 헤라클레스와는 아주 친밀한 사이라죠?

 

텔라몬은 이미 아그리젠토를 들렀을 때 보았던 거인상이지요.

여기 그때 만났던 텔라몬을 올려드립니다.

기억나시죠?

 

이곳에는 열쇠가 없어 귀중품은 어찌 보관했을까요?

텔라몬이 지켜주었을까요?

텔라몬은 바로 옷 보관함에 장식한 조각상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같은 모습의 텔라몬 조각이 하나도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 옷을 벗어 넣어두어도 자신만의 석상을 눈여겨보면 다른 사람의 옷과

혼동하지 않는다는 말이겠지요.

그러나 덜수는 매번 다른 사람과 팬티를 바꿔 입고 돌아와 마누라에게 쥐어터졌을 겁니다.

그래서 맨날 마누라에게 오해를 받기도 했을 겁니다.

밖에 나가 무슨 짓을 하고 왔기에 못 보던 팬티냐고요.

실제로는 이곳 탈의실을 관리했던 사람이 있어 도난 예방을 했다고 합니다.

 

남녀가 유별하니 이곳 목욕탕도 남자용과 여자용이 따로 있어 입구부터 달랐다 합니다.

그리고 탕은 온탕, 냉탕 그리고 열탕이 있고 목욕 후 잠시 쉴 수 있는 휴게소와 운동시설까지

모두 구비했다고 하니 그 옛날 이들의 목욕 문화는 대단했지 싶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직사각형의 틀은 때밀이가 손님을 눕혀 때를 밀었을까요?

청동으로 만든 사각형 틀이 보입니다.

때를 밀려면 꼭 필요한 게 이태리타월 아닌가요?

그러나 때를 밀었던 곳은 아니고 상판의 상태로 보면 이곳에 뜨거운 숯이나 석탄을 올리고

물을 부어가며 증기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이태리타월이 바로 폼페이에서부터 유명했을까요?

이곳은 때를 밀던 곳이 아니라 숯을 올려놓았던 장소라 합니다.

청동틀 사방으로 의자가 보이는데 남자들은 그 의자에 앉아

땀을 빼며 환담을 즐겼을 그런 곳이네요.

 

그리고 물을 뿌려 일종의 증기를 발생시킨 곳이라 합니다.

따라서 목욕탕 내부의 습도와 온도를 조절했던 아주 과학적인 그런 청동화로인 셈이랍니다.

위의 장식은 마치 우리나라의 비천상을 보는 듯합니다.

 

이때 발생한 증기는 천장에 뚫어놓은 구멍을 통하여 외부로 배출하게 했고

또 실내 채광의 역할도 겸했다 하니 로마의 목욕탕은 과학입니다.

어디 그뿐이겠어요?

 

실내는 2중으로 지어 중간에 빈 공간을 두어 온도가 쉽게 내려가는 것을 예방했고

천장부터 벽에 이르는 곳은 위의 사진처럼 아치 형태로 주름지게 만들어

천장이나 벽에 맺힌 물방울이 아래로 바로 떨어지지 않고 벽을 따라 흘러내리게 했습니다.

또 과학입니다.

 

원래 목욕탕은 때만 미는 곳이 아니라 로마인의 사교장 역할을 했다고 하지요.

이미 그런 모습을 우리는 로마에서 보고 왔잖아요.

그러니 이곳은 목욕만 하는 곳이 아니라 주민들의 교류장소이며 소통의 공감인 셈이지요.

여기 또한 그런 장소였을 겁니다.

 

목욕탕의 벽은 이중으로 만들었습니다.

중간에 빈 공간을 두어 실내가 빨리 식는 것을 막았고 그 사이로 뜨거운 바람이 통하여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가운데 둥근 욕조처럼 생긴 대리석 구조물은 찬물이 가운데로 흘러나와 반대편에 있는

열탕에 들어갔던 남자가 다음 방으로 가기 전에 머리를 식히는 역할을 했을 듯하기에

이곳은 일종의 냉탕으로 관리했다네요.

그러나 제가 보니 가운데 분수가 솟아 나와 욕탕 내부를 장식했던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자리에 쓰인 글자는 이 욕조를 기증한 사람의 정보였다고 합니다.

바닥에 보이는 모자이크는 옛날 그대로라 하네요.

그리고 이 대리석 둥근 욕조는 5.250 sesterces(고대 로마의 화폐 단위)의

가격이었다고 기록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폼페이에서는 1 sesterces로는 빵 두 덩어리 정도 살 수 있고 노예 경매 가격이

6.252  sesterces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군인 봉급이 하루에 1.65 sesterces였다고 하네요.

 

바닥 모자이크를 보호하기 위하여 가운데는 줄을 쳐놓았습니다.
뭐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목욕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으니까요.

아마도 이곳에서 목욕하다 베수비오 화산의 날벼락을 맞아 죽은 사람도 있었을 겁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곳은 목욕탕 뒤로 보이는 휴식공간입니다.

목욕 후 이곳에서 잠시 담소도 나누는 사교의 장이었을 것이고

간단한 음료수를 파는 스낵바도 있었을 겁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로마 시대에 만든 목욕탕은 과학입니다.

시기적으로 기원전에 만든 구조물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생각해도 대단한 발상이 적용되어있습니다.

지금의 시멘트인 시멘텀이라는 물질의 발견은 로마에 대단한 유적을 지금까지 남게 했나 봅니다.

콜로세오, 수도교, 판테온 등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인류의 위대한 건축물은 시멘텀이 없었다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그런 유적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