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타노 골목길 풍경

2017. 7. 25. 09:00이탈리아 여행기 2015/포지타노

이제 다시 걸어서 해변으로 내려가야겠습니다.

더 위로 올라가면 신들의 산책길이 있지만, 아무 준비도 없이 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지 못하기에

선착장이 있는 해변으로 내려가 보려고 합니다.

 

내려갈 때는 아까 올라올  때 와는 다른 골목길로 내려가 보겠습니다.

그게 맞는 길인지 알지 못하지만, 무조건 아래로 내려가면 바닷가에 도달하지 않겠어요?

 

내려가는 길은 아주 좁은 골목길입니다.

산비탈에 있는 마을이기에 골목길을 넓게 만들지 못했네요.

두 사람이 서로 나란히 걸을 수 없을 정도의 좁은 골목길입니다.

 

그냥 바라보면 아름답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속살을 파고 들어오니 가파르고 깨끗하지는 못한 곳도 있네요.

이곳은 그냥 멀리서 바라보고 가야 아름다운 곳인가 봅니다.

어쩌면 이런 모습이 더 인간적이고 친근한 풍경은 아닐는지요.

 

이 마을의 전성기는 아말피 공국 시대였다고 하네요.

어제 들렀던 아말피만이 도시국가가 아니라 이런 곳까지 부근을 모두 아우르는 곳이었습니다.

당시 금보다 더 비싸다고 하는 향신료가 이 항구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루어져

유럽 전역으로 팔려나갈 때였다고 합니다.

 

향신료는 당시까지 소금 외에는 맛을 내는 게 별로 없던 촌놈들이었던 유럽의 입맛을 바꾼 획기적인 조미료였죠.

유럽이 대서양 시대를 열며 포르투갈이나 스페인이 변방에서 유럽의 중심이 되었던 게

바로 배를 통한 향신료의 대량 수입이었죠.

 

그전까지는 낙타에 싣고 대상을 통해 조금씩 들어오던 향신료도 오스만 제국의 이스탄불을 통해서만 들어왔거든요.

그때는 길목을 움켜쥐고 있던 그들이 좌지우지했지만...

그것을 직거래로 배를 통해 대량으로 유럽에 쏟아져 들어왔으니 어땠을까요?

유럽은 맛의 혁명이 일어났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 싶네요.

 

그때는 포지타노는 기르던 개까지 황금을 입에 물고 비탈을 오르내렸을 겁니다.

 

여기는 해변이 있어 직접 바닷물에 발을 담글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래사장이 아니라 자갈밭이라 느낌은 그저 그렇습니다.

환상적인 그런 해변이 절대로 아닙니다.

 

오늘은 해변에 바람이 부니 모래가 날려 눈을 뜨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해변이 재미없는 곳이 되지요.

 

그런데 해변은 걷기에는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바라보고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산타 마리아 아순타 성당(Chiesa di Santa Maria Assunta)은 해안가에 있습니다.

보통 성당의 큐폴라는 원뿔 모양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이곳은 특이하게도 4 각형 큐폴라가 있는 곳입니다.

 

위의 지도를 참고하세요.

제일 오른쪽에 보이는 살레르노에서 출발해 두 곳을 들렀다가 폼페이로 올라갑니다.

중간에 우리나라 사람에게 아주 유명한 카프리와 소렌토가 있지만, 그냥 통과합니다.

 

그냥 지나치는 이유가 이미 아말피와 포지타노를 구경했기에 카프리나 나폴리는 더는 우리에게 감동을 줄 정도의

대단한 풍경은 아니란 생각했습니다.

이번 여행 중 기대한 곳 중 한 곳이 폼페이로 유적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기에

풍경은 더는 즐길 시간이 없기도 합니다.

 

이 성당에도 교황 바오로 2세께서 다녀가신 곳인가 봅니다.

성당 사진 몇 장 더 보며 오늘 이야기를 마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포지타노를 방문했던 미국의 소설가 존 스타인벡은 이렇게 기록했다 합니다.

"포지타노는 유혹적이다, 꿈같은 곳이지만, 직접 있어 보면 현실과는 꽤 서로 겹쳐지기도 한다,

그리고 이곳을 떠나서야 만, 서서히 현실이 되고 만다."

그의 말처럼 이곳은 현실과 이상 사이에 있는 곳처럼 느껴지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