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분수와 아말피 풍경

2017. 7. 14. 09:00이탈리아 여행기 2015/아말피

이탈리아는 우리나라처럼 반도 국가라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중 이곳 아말피 해변은 많은 여행자가 찾아와 즐기기를 원하는 아주 유명한 곳 중의

한 곳이라 하며 아말피 코스트를 따라 이런 형태의 마을이 무척 많습니다.

우리나라 지도와 비교하면 아말피의 위치가 변산반도 정도 되는 곳에 있습니다.

 

오늘은 아말피 마을을 두리번거리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아말피는 워낙 작은 마을이기에 1~2시간이면 거의 모두 돌아볼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아말피 두오모의 종탑입니다.

 

2015년 10월 23일 금요일의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먼저 숙소 옥상에 마련된 전망대부터 구경합니다.

우리 숙소가 아말피 두오모 바로 뒤에 있었네요.

 

우리가 하루 자고 가는 숙소의 옥상에 휴게소를 마련해두어 바다를 향해 바라보면

아말피 해안이 보이지요.

파노라마로 한번 보세요.

 

마을을 향해 바라보면 마을 구경도 할 수 있고 뒤를 올려다보면

위의 사진처럼 산의 풍경도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바라보는 저 산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온다고 합니다.

헤라클레스가 아말피라는 요정을 끔찍하게도 사랑했는데

요정은 헤라클레스의 사랑이 익기 전에 요절하고 말았다네요.

 

마음의 상처가 깊은 헤라클레스는 사랑했던 요정 아말피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묻어주고 싶어 수소문하다가 찾은 곳이 바로 여기 아말피라고 합니다.

동양의 풍수지리로 보아도 배산임수니 명당은 명당이라 생각되네요.

언제 헤라클레스가 풍수지리까지 섭렵했더란 말입니까?

 

저 멀리 산 위에 망루도 보입니다.

아마도 저 망루는 아말피 공국의 전성 시기에 만든 게 아닐까 생각하네요.

그때는 이곳 아말피가 해상 무역 강국이었다지요?
포르투갈이 유럽 대륙으로 진출하는 길이 스페인에 의해 막히자 바다인 대서양을

진출했듯이 이곳 아말피도 살길은 바로 앞에 무한히 넓은 아드리아해였지 싶습니다.

 

옥상 휴게소에서 전망을 바라보고는 이번에는 골목길 구경을 나갑니다.

워낙 좁은 계곡에 세운 도시이기에 사람이 거처하는 곳이 넉넉지 못하지요.

그렇기에 아말피의 골목길은 그야말로 두 사람이 간신히 비켜 지나갈 정도로

좁게 만들었습니다.

좁은 곳에 많은 사람이 살기 위한 고육책이 아니겠어요?

 

골목길이 터널처럼 꾸민 곳도 많습니다.

그리고 건물은 모두 흰색으로 칠해 여름철에는 무척 덥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골목길 구경을 나서는 이유는 아말피에서 마을 골목 구경을 빼고는

크게 돌아볼 곳이 없기 때문이죠.

 

골목길을 걷다가 작은 분수 하나가 눈에 띕니다.

이 분수는 당나귀 분수라고 하는데 "DE CAPE 'E CUICCI"라는 이름의 분수입니다.

두 개의 조각으로 나누어졌습니다.

 

자세히 보니 재미있게 만들었습니다.

18세기경 만든 분수로 원래는 당나귀가 물을 먹는 샘터였다고 하네요.

과일이나 채소, 나무를 잔뜩 실은 당나귀가 산 위에 있는 포제롤라 마을에서 내려와

이곳에 이르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목이 말라 이곳 샘으로 무조건 다가와

물을 먹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아말피의 귀염둥이로 사랑받고 있다네요.

석회암과 응회암으로 만들고 대리석으로 마감하여 여행자의 눈길을 끄는 그런 곳이네요.

산비탈을 오르내리며 양을 키우고 살았던 이들의 모습이 아닐까요?

 

멀리서 그냥 지나치면 분수라고만 생각되지만, 가까이 한 발자국 다가서면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네요.

아주 작은 미니어처와 같은 인형을 만들어 놓아 가만히 들여다보면 무척 재미있습니다.

 

이 모습이 바로 아말피 사람이 살았던 방법이지 싶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모습은 당나귀 분수가 아니고 아말피 박물관 부근에 있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 지역에서는 이런 장난감 같은 미니어처가 하나의 예술로 대접받나 봅니다.

 

나중에 카세르타라는 곳에 있는 궁전에 들렀을 때 그곳에서는 대단히 정교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눈에는 아이들 장난감 놀이처럼 보이지만, 이게 아말피에서는 어른들의 놀이인가 봅니다.

참 재미있는 놀이를 하며 살았나 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곳 사람은 이런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나요?

우리 눈에는 너무 어린애 장난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또 다른 생각은 동심의 아름다운 생각을 하고 살았겠구나 하는 느낌도 듭니다.

소박하고 동화 같은 그런 곳에서 살기를 원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