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칼라 욕장(Terme di Caracalla)

2016. 11. 22. 09:00이탈리아 여행기 2015/로마

산 세바스티안 문을 지나 계속 걸어가다 보면 왼쪽으로 거대한 유적군이 보입니다.

이제 로마 시내에 접어들었다는 말이네요.

이 거대한 유적은 카라칼라 욕장(Terme di Caracalla)이라네요.

 

206년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 때 공사를 시작해 그의 아들인 카라칼라 황제 때인

217년에 개장한 대규모 목욕시설입니다.

수용인원이 1.600여 명이라고 하니 목욕탕이라기보다는 워터 파크가 아닌가요?

이제 아피아 가도는 끝이 나고 시내로 접어듭니다.

우리는 까미노를 걸어보았고 아피아 가도를 걸었습니다.

예전에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금우고역도라는 길도 걸었으니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3대 도로는 모두 걸어본 셈입니다.

 

한때는 로마 시민이 환호했을 그런 시설이었겠지만,

지금은 마치 전쟁통에 폭격을 당해 폐허로 변한 그런 모습입니다.

과연 이런 대규모 물놀이 시설이 필요했을까요?

 

당시의 상상도입니다.

정말 화려하게 꾸몄습니다.

이는 때만 미는 목욕시설이 아니라 워터 파크가 맞나 봅니다.

 

로마는 목욕시설을 단지 때만 미는 곳으로만 사용하지 않았다지요?

이곳은 그야말로 사교장 역할을 했다고 하네요.

로마의 힘이 이곳에서 자랐나 봅니다.

 

이 안에는 집회실도 있고 술집, 이발소, 도서관, 체육관은 물론,

바실리카도 욕장 안에 만들어 종합 위락 시설로 꾸몄나 봅니다.

정말 대단한 문화였네요.

치킨집도 햄버거 가게도 있었을까요?

 

로마는 당시에 이태리 타월이 있었을까요?

만약, 그때 이태리 타월을 만들어 수출했더라면 때 미는 타올로 떼돈 벌었지 싶습니다.

 

이런 대규모 목욕시설을 만들기 위해 제일 필요한 것은 바로 물입니다.

그 물을 공급하기 위한 수로의 건설이 있었기에 이런 위락 시설도 만들 수 있지 않겠어요?

소규모 물공급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지요.

 

그러니 로마 수도교는 처음에는 깨끗한 먹는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만들었을 것이고

그런 물의 공급을 늘려나가다 보니 더욱 많은 물이 로마 시내로 들어오게 되었겠지요.

물은 이렇게 또 다른 수요를 만들어 대규모 워터파크를 만들었지 싶습니다.

 

물이 많으면 먹고 일상에 사용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물을 이용한

위락시설을 만들게 되었겠지요.

바로 이곳이 물을 물 쓰듯 한 그런 곳입니다.

 

물이 넘쳐나니 이런 시설을 했을 것이고 시설도 기왕이면

더 아름답게 꾸며야 폼이 나지 않겠어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우리 속담이 이곳에도 적용되지 않겠어요?

그래서 바닥을 모자이크로 아름답게 치장했지 싶네요.

 

아피아 가도를 걸어올 때 이보다는 작지만, 아기자기하고 더 아름다운 카포 디 보베라는

온천욕장을 보았는데 로마의 욕장은 그냥 목욕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바로 사교장이고 예배 시설이고 놀이시설이고 체력단련장이고

도서관의 역할도 수행한 전천후 위락시설이었던 겁니다.

레푸블릭카 광장 건너 안쪽에는 디오클레티아누스 욕장(Terme di Diocleziano)이라고

또 있습니다.
284년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욕장을 만들었는데 그곳은 여기보다 두 배나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이라네요.

디즈니랜드가 바로 이런 것을 벤치마킹하지 않았을까요?

로마가 망한 원인 중 하나가 목욕문화라 했나요?

지금은 폐허의 모습으로 남아있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하는 곳입니다.

서고트족의 침입으로 로마가 멸망할 때까지 이곳은 번창했다 합니다.

역시 목욕하다가 나라가 망하는 모습을 본 사람도 있겠네요.

 

이런 위대한 유적이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은 듯 그냥 버려진 상태로 있습니다.

그냥 버려졌으면 우리나라에 기증하면 어떨까요?

카라칼라 워터 파크나 만들어 디즈니랜드보다 더 많은 사람을 불러 모을 수 있지 않겠어요?

 

사실 욕장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피부 치료를 위한 시설이었으며 사교의 장소로

먹고 마시고 그리고 즐기는 곳으로 이용되었다니 이게 바로 당시의 로마가 향락문화에

빠질 수 있는 곳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도 온도가 다르게 여러 가지로 나왔으며 목욕탕 외에도 체육시설, 휴게시설,

도서관이나 정원도 만들었다고 하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지금은 폐허뿐이라 굳이 시간을 투자하며 들어갈 필요가 없지 싶습니다.

목욕하는 사람도 없잖아요.

입장료도 있는 곳이기에 굳이 돈을 내며 들어갈 만한 곳은 아닙니다.

그냥 지나가며 한눈에 쓱 훑어보고 지나가면 되겠네요.